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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긴 어게인
게시물ID : movie_5203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길고양이
추천 : 1
조회수 : 401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6/01/08 18:5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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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비긴어게인.png

댄.
그는 아마도 그 때
모멸, 좌절, 분노, 절망 이라고 부를 수 있는
그가 인생을 살며 느꼈을 그런 감정들을
동시에 느끼고 있었을 것 같아요.
그리고 그는 그 때 술에 취해 있었기에
감정들은 더 쉽게 그 만의 환상 속으로
그를 이끌어 줄 수 있었을 것 같아요.

그레타.
그녀는 만사가 다 귀찮았죠.
연인에게 배신당했다는 분노와 절망은
그녀에게 귀찮음으로 표출된 것 같아요.
그런 그녀를 혼자 둘 수 없었던 친구는
그녀를 억지로 끌고 나왔고
그녀는 노래를 부르게 되죠.


그래서.
내키지 않은 무대에서 내키지 않은 노래를 하게 된 그녀.
목소리가 좋을 리 없고 감정이 좋을 리 없죠.
건드리기만 해도 바스라질 것 같은 감정은
그녀의 목소리를 매마르게 했고
그녀의 손을 무디게 했으며
그녀의 노래를 조금씩 망가뜨리고 있었죠.
노래가 끝나도 박수는 없었어요.

그녀와 그는 그렇게 만나게 되었어요.

그 만의 환상 속에서
그는 아름다운 피아노 선율과 바이올린의 소리를 들었고
가슴을 적시는 멜로디에 녹아있는
부드러운 그녀의 목소리를 발견하게 됩니다.
자갈밭에서 발에 채이는 수많은 돌맹이 중에
찬란한 보석이 숨어 있음을 느낀 것이죠.

저는 그녀와 그가 처음 만나는 이 부분을 가장 좋아해요.
그녀의 노래를 아름답게 만든 건 그의 환상 이었지만
그가 들은 피아노, 바이올린, 베이스들은 분명히 존재했다고 믿어요.

그와 그녀가 함께 한 시간 속에서
그들이 맞잡은 손과, 
그녀의 뺨을 쓸어주던 그의 손길과
두 사람이 서로를 감싸안고 있느라
어느새 그의 몸에 배어버린 그녀의 향기가
결코 환상이 아니었던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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