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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향"을 위한 변호
게시물ID : movie_5419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酒袋飯囊
추천 : 1
조회수 : 367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6/03/06 23:05:46
귀향이 생각보다 호불호가 많이 갈리네요. 사실 저도 영화 처음 보고나서 까는 영화평부터 올렸습니다.
 
http://ilwar.com/movie/229794
 
솔직히 '잘 만든' 영화는 아닙니다. 하지만 제가 보기에 '좋은 영화가 아니다', '자극적 영상으로 눈물을 짜냈다' 라는 소리를 들을 영화는 아니었습니다.
 
저는 귀향에서 이야기 전개나 장면연결 등에서 문제점을 적젆이 보았습니다. 아마도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와 많은 시간을 함꼐하며 '너무 오래' 구상을 하다보니 욕심을 부렸던가봅니다. 영화감독이라면 그런 욕심, 과도한 감정이입에서 자유로워야 할 것인데 이 점에서는 비판받을만합니다.
 
하지만 '괴불노리개' 라는 상징물과 '귀향굿'이라는 의식을 서사 전개에 아주 훌륭히 활용한 것은 아주 높이 평가합니다. 의외로 이 부분에서 호불호가 갈리네요. 저는 이 두 가지 소재가 극 초반부터 감정선을 쌓아올리며 마침내 '귀향굿'에서 절정으로 피어올랐다고 느꼈습니다. 이러한 서사전달이 다른 단점을 너그러이 덮을 수 있었습니다. 덕분에 '투박함'이 '미숙함'으로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저는 이렇게 하나하나 쌓아올려 절정으로 피어난 눈물에 속았다는 기분이 들지 않았습니다.
 
귀향굿이 이해가 되지 않았던 분들은 아마도 무속적/불교적 세계관에 익숙하지 않아서 그런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이 영화는 위안부 희생자의 넋을 위로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있고, 그래서 제목도 '귀향' 'Sprits' Homecoming'인 겁니다. 흔치 않은 소재를 썼기에 일부 관객들이 어리둥절해하고 감독의 의도가 전해지지 않은 건 크게 안타까운 점입니다.
 
자극적인 시각연출에만 몰두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자제하려는 노력이 많이 엿보이긴 했지만 일부 자극적인 장면이 있던 것도 사실입니다. 맞습니다. 자극적인 장면을 안 보여주고도 전달할 바를 잘 전달할 수는 있겠죠. 그런 건 정말 대단하고 칭찬받을만한 재능입니다.
 
하지만 말입니다. 여자 피겨스케이팅 선수가 트리플악셀을 못 한다고 '좋은 선수'가 아닌 건가요? 작가가 전달하는 바를 위해서 자극적 장면을 쓸 수도 있는 것인데, 거기가다 적합성/필요성/상당성의 원칙을 적용하는 건 상당히 웃긴 일입니다. 문제는 자극적 장면이 있다는 게 아닙니다. 그 장면이 이야기 전개에 얼마나 유기적으로 결합되어있느냐가 문제입니다.'박쥐' 후반부의 노출장면이 '포르노'와 다른 것은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저는 그런 관점에서 귀향의 영상이 상당히 절제되어있다고 보았습니다.
 
'제작비가 너무 많이 들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하지만 제작비라는 것이 계산방법에 따라 달라지기도 하고 제작과정에서 한번 엎어지든가 사고나 나면 얼마든지 늘어날 수도 있습니다. 일단 영상의 '태'는 상업영화에 비해 떨어지지 않습니다. 후반부에 특수효과로 더미 시신을 불태우는 장면에 상당한 공을 들였다 합니다. 무엇보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감정을 쌓아올려 피어나게 하는 전개가 단점을 너그러이 덮게 하는 영화입니다. 돈이 많이 들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제작비를 낭비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과도한 민족주의 과도한 감성팔이에 학을 떼는 사람들이 "귀향"도 비슷한 접근이 아닐까 하여 비판하는 면도 없지않아 있는 것 같습니다. 틀린 지적은 아닙니다. 하지만 제가 보기에는 생각보다 좋은 영화였고, 단점에도 불구하고 장점의 힘이 있었던 영화였습니다. 그래서 많은 분들이 사랑해주고 '위안부' 문제를 기억하는 데 성공하였다고 봅니다.
 
'위안부' 문제는 여러 소재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귀향"이 첫 물꼬를 터서 많은 사람들이 역사를 직시하고 '인간 존엄성의 불가침성'을 확인토록 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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