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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성을 보고, 아무것도 몰라도 무서운 이유
게시물ID : movie_5915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유부단
추천 : 4
조회수 : 965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6/06/23 12:05:10
곡성.
컨저링의 이해할 수 없는 공포가
조금 더 익숙한 배경에서 조금 더 밀도 높게.
사실적으로 다가온 영화

하지만
뭣이 중한지 한번에 알아먹기에는 어려운 영화다

그나마
불신과 의심이 가득해진 말미에서야
무명의 눈물로 인해
어렴풋한 답을 끼워맞췄을 뿐.

그제서야 영화의 제목이 떠오른다.
곡성.

영화의 많은 부분을 놓치고, 다소 철학적인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거나
종교적인 지식이 없음에도
그 공포가 진이 빠질만큼 옥죄는 것은

두 가지 때문이었다

1. 알 수 없는, 그러나 어렴풋한.

귀신은 구체적이나 익숙하다.
때문에 더 큰 공포를 위해서는
더욱 참신하게 갑작스럽거나 더욱 잔인해야 한다.

하지만 곡성에서 공포의 존재는
구체적이지만(뼈와 살이 만져지는) 알 수 없는 존재다
배경과 그곳에서 일어나는, 행해지는 일련의 모든 것들은
익숙하지만 어렴풋하다. 이질적이기 때문이다
흔한 시골의 외지인의 존재도, 익숙하지만 무언가 다른 무당의 굿도.

익숙한 듯 알 수 없고 이질적인 공포는
그것이 무차별적이며, 그 근원이 초월적임을 알게되는 과정에서
더욱 옥죄여 오고
이유와 해결방법이 거부당하고 의심과 불신이 불거질수록
더욱 커진다

진이 빠지도록...

2. 무언가를 위한 배우가 아니라, 그냥 그 사람들.

흔한 공포영화에서
영화와 관객을 위한 배우.

그들은 멈출수 없는 호기심으로 
누군가를 깨우거나, 무언가를 작동시킨다
탄성이 나올만큼 안타깝고 답답한 실수를 하기도 하고
공포의 과시를 위한 희생양이 되기도 한다.
반면 대부분의 주인공은
전말을 알게되 후의 연민이나 동정
다시금 찾은 이성과 지성으로 발휘하는 해결책. 행동력.
등등을 통해 관객의 무언가를 풀어준다.
그것이 공포이든, 카타르시스든. 영화의 매듭이든.
(요즘은 또 찝찝하게 끝나는 영화가 많은거 같지만)

하지만 곡성에서 그들은
답답할 정도로 일반적이다
영화에서의 일반이 아니라 일상에서의 일반과 가까운데
알 수 없고 무차별적 공포를 맞딱뜨리는 존재라는 점에서
관객이, 일반인이 할 행동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사건을 해결하거나 공포를 과시하기 위한
억지스러움이 없어 
자연스럽게, 나 또한 미끼가 되고 미끼를 물게 된다



성경구절이 무슨 의미인지 몰라도
일반적인 굿과 다른점을 몰라도
곳곳에 깔려있는 복선과 장치들을 놓치고
뭣이 중한지 몰라도 충분히 무섭다
무엇이 걸릴지 모르는 미끼는
미끼가 무엇인지가 무서운게 아니라
무엇이든 걸릴수 있기 때문에 무섭다
오늘은 내가 그 미끼에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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