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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 (2015) - 어설픈, 너무나도 어설픈
게시물ID : movie_5976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곶통
추천 : 2
조회수 : 656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6/07/15 04:28:00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당.









어설픈 플롯, 어설픈 주제, 어설픈 이야기

거기에 더해 덜익은 CG까지

이렇게 좋은 배우들을 가지고 이런 영화를 만들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참 대단한 일이다

배우들은 연기를 잘한다. 확실히 잘한다.

하지만 영화는 망쳐버렸다. 왜일까?





1. 줄거리 살펴보기.


시간 순서대로 이야기를 정리해보자.

촌장 이성민과 마을 사람들은 평소에 문둥병에 걸린 사람들을 핍박하고, 욕하고, 마을에서 쫓아냈다

문둥병자들을 거두어 준 유일한 존재는 마을의 무당이었다. 무당은 문둥병자들을 데리고 깊숙한 곳에서 따로 살기 시작한다.

그런데 한국전쟁이 발발했다.

피난을 가야하는데 세상천지가 전부 전쟁통이라, 촌장과 마을 사람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문둥병자들의 마을에 빌붙는다.

하지만 차별은 여전했다.

마을 사람들은 결국에 무당과 문둥병자들을 곶간에 죽을 때까지 가두어 놓는다...

무당도 마을 사람들을 저주하며 죽어간다. "손님(전염병)이 오셔서 니들을 다 죽일 것이다!"

무당이 죽은 이후 갑자기 쥐떼가 들끓기 시작. 사람들의 생활을 위협할 지경에 이른다

이 때, 류승룡과 아들이 마을을 방문한다. 이 시점에 전쟁은 이미 끝났다. 휴전협정이 맺어진 이후다.

영화는 여기에서부터 시작한다.

마을 사람들은 외부인-손님인 류승룡을 달갑지 않게 맞는다.

하지만 약장수 곁에서 이것저것 얻어들은 지식도 많고, 피리를 잘 부는 류승룡은

마을의 쥐떼를 자기가 해결해주겠다고 나선다.

쥐가 싫어하는 가루와 쥐가 좋아하는 가루, 그리고 *필살기* 피리부는 스킬을 이용해 쥐떼를 좁은 공간에 가두는 데 성공한 류승룡기모띠

어설픈 CG가 몰입을 해치는 것은 덤이다

그 이후 류승룡은

촌장의 명령 때문에, 본인은 아무 능력도 없는데 마을 무당의 뒤를 이어야 할 처지에 놓인 천우희와 어설프게 썸을 탄다.

촌장은 그것 때문에 빡쳤는지, 천우희가 자기 말을 안 듣고 무당 하기 싫다고 해서 빡쳤는지, 잘 모르겠는데 어쨌든 갑자기 막 화를 낸다

아, 아마 류승룡한테 쥐 퇴치 사례비를 주기가 아까워서 그랬던 것 같다

그래서 막 류승룡 손가락을 자르고 마을에서 내쫓아버린다

그냥 내쫓기 서운했는지 주먹밥에 약을 타기까지 한다

아무래도 쥐약인 것 같은데, 쥐한테 먹여도 쥐조차도 안죽어서 애를 먹었던 바로 그 약인 것 같은데, 사람은 한 방에 즉사시킨다

사람한테만 듣는 약인가보다

그 주먹밥을 먹고 류승룡의 아들이 죽는다. 감독이 "캬 이 연출 기발하고 지리구요 오지구요" 하면서 찍었을 것만 같은 아들 죽는 장면이 지나가고

류승룡이 빡쳐서... 쥐를 조종해서 마을 사람들을 다 죽여버린다는 이야기다

진짜임

진짜... 이게 영화 스토리임




2. 아재 개그?

이 영화에는 주목할만 한 웃긴 장면이 두어 개 있다.

하나는, 어떤 서양 사람이 동양인을 놀리려고 적어 준 것 같은 "kiss my ass, monkey"라는 쪽지를

류승룡은 자기 아들 병 고쳐주는 의사가 사는 집 주소라고 착각해서 고이고이 들고 다니는 것

그걸 본 촌장도 자기도 영어 모르면서... 거꾸로 보면서... 막 아는 척 해설을 해 주는 장면이고

하나는, "좌시하지 않을 걸세"의 좌시라는 말을 류승룡이 못 알아듣는 것. "그게 뭔 뜻이래유?" "아, 입단속하란 말일세!"

"어, 그거 알어유... 입 좌에... 단속할 시. 맞쥬?"

또 여기서 이어서 촌장이 마을 사람들을 모아놓고 류승룡에 대한 음모를 꾸미는 장면에서

촌장 아들도 사실은 "좌시"라는 낱말을 몰랐다는 것. 류승룡 개그를 이어받아 자기도 입 좌 드립을 친다.

근데

이건 마치, 장례식장에서 갑자기 어떤 눈치 없는 애가 "야, 아몬드가 죽으면 뭐게? 다이아몬드! 켈켈켈켈"이러는 것과 비슷한 느낌을 준다

그게 이 상황에 어울리냐 이 넌씨눈아... 같은 느낌의 개그. 이걸 정말, 관객들이 재미있어 할 거라고 생각한 걸까.




3. 이상한 캐릭터들

류승룡 아저씨는 연기를 진짜 잘 하시는데... 끄응... 표적에서도 그랬지만. 이상한 영화를 잘 뽑으시는 것 같다.

일단 승룡아재는 캐릭터가 그래도 괜찮다. 아들이 좀 콜록거리는 거 말고는 멀쩡해 보이는데 굳이 생판 모르는 마을에서 며칠 쉬어가려고 땡깡부리는 게 좀 이상하지만... 음. 그 정도는 이해하자

천우희한테 별 이유 없이 막 들이대는 것도 이해해 주자. 노총각으로 산 지 오래됐고, 천우희는 예쁘니까.

근데 이상민 씨가 맡은 촌장은, 애가 좀 이상하다. 이상민 씨 비하가 아니라 촌장 캐릭터 비하임. 물론 이상민씨는 연기를 캡짱 잘하신다. 그런데

멀쩡한 류승룡 아저씨한테 갑자기 왜 화를 내는겨.

위에 스토리 정리에서도 썼지만 아무리 봐도 왜 갑자기 화를 내는지 잘 이해가 안 간다.

심지어 그냥 화를 내는 것도 아니고, 아버지랑 아들 둘 다 죽이려고 주먹밥에 독약까지 탄다. 아니 왜...?

이런저런 이유를 보여주긴 하는데 하나도 이해가 안 된다. 혹시 촌장이 천우희를 몰래 짝사랑했나? 그래서 둘이 썸타니까 질투한 건가? 하는 영 엉뚱한 생각까지 들 지경이다.

감독이 얘기하고 싶은 건 아마도

촌장은 마을 전체의 생존을 위해 어떤 일이든 하는 캐릭터얌. 근데 류승룡이 마을을 위협했잖아! 그래서 처단한거야ㅇㅇ

이거인 것 같은데. 아무래도. 맥락상.

류승룡은 딱히 마을을 위협한 적 없다. 물론 천우희랑 썸타서 "나랑 서울 가쥬 히히" 이랬긴 했는데. 그게... 뭐... 어... 그게 정말 그 사람을 죽여야 할 정도로 과한 일인가.

극중 천우희는 마을 사람들이 죽인 이전 무당의 뒤를 이을랑 말랑 하는 중이다. 마을 사람들은 쥐떼의 대량 발생이 무당의 저주 때문이라고 여기는 모양이라, 천우희는 마을에 꼭 필요한 존재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류승룡 아재가 *필살기*를 써서 쥐떼는 이미 정리해줬는데???

그러므로 이전 무당의 저주는 별 기능을 못 하고, 그러므로 천우희도 별 쓸모가 없고, 그러니까 승룡 아재랑 같이 서울로 보내도 괜찮을텐데??? 근데 오ㅐ???

그리고 아들교육을 잘못했다. 맨날 고양이를 죽여서 쥐 먹이로 주는 (이것도 이유를 도저히 모르겠음. 설명해주긴 하는데 이해가 안 됨)

촌장 아들이 (아마도 관객에게 충격을 주기 위한 장치겠지만) 후반부에 갑자기 류승룡 손가락을 자르는데

하나도 아니고 두어개쯤 팍 잘라버리는데... 어... 진짜 맥락도 없이 갑자기 손가락을 자르는데

왜 그런겨...

그냥 돈을 주기 싫었던 것 같다. 그렇게 이해하는 게 편하다.

천우희 캐릭터도 이상하다

비밀을 알고 있지만 마음이 여린 캐릭터가 주인공에게 전후 설명은 안 해주고 멍청한 소리만 찍찍 해대서 일을 망치는 거야

영화 플롯을 위해 가끔 있는 일이니까 이해한다고 쳐도

눈앞에서는 촌장과 마을 사람들이 무서워서 류승룡을 팔아먹었다가 "쟤 간첩이래요! 내가 봤어, 내가 들었엉!"

집에 가서 이건 아니다 싶었는지 갑자기 무당 옷으로 갈아입고 배에 칼 꽂고 나타나서 "옛날 무당이 했던 저주가 실현될거임. 니들 이제 다 쥬금 ㅇㅇ" 이런다

그러고 쓰러져서 천우희랑 류승룡이 짠한 눈빛을 나누는데

내 머릿속엔 ???????????만 가득할 뿐

아니... 뭐... 어쩔... 아니...

아니... 참... 허...

뭐 감독 입장에선

천우희가 첨엔 마을 사람들 무서워서 굴복했다가, 곧 용기를 되찾은 거얌! ㅇㅇ! 이라고

말하고 싶었던 것 같지만

아니... 그렇게 순식간에 (영화 스토리 속 시간 상으로도 5분도 안 되는 짧은 사이에) 마음을 고쳐먹고,

자기 목숨을 던질 정도로 어마어마한 용기를 깨닫는다고? 무슨 디지몬 진화도 아니고...



4. 그래서?

촌장이 전쟁 끝난 거 마을 사람들에게 절대 얘기하지 말라고. 혹시라도 발설하면 좌시하지 않을 거라고 겁주는데

이것도 잘 모르겠다. 아니... 왜?

물론 감독의 의중은 알겠다. "촌장과 마을 사람들은 전쟁 때문에 문둥병자들이랑 무당을 죽였짜낭? 전쟁 때문이었다고 합리화를 한 거징! 근데 전쟁이 끝나면 이제 합리화를 못하자낭? 그래서 감추려는 거징!"

이거인 것 같은데... 아니... 어... 음...

그래... 근데 전쟁 끝났다는 얘기 들었을 때 촌장도 별로 안 놀라던데...? 에휴. 뭐... 그렇다고 칩시다. 그래. 촌장이 마을을 휘어잡을 권력을 원했던 모양일 수도 있으니깐녀.

마지막에

쥐떼를 조종해서 마을 사람들을 다 죽여버리는 류승룡기모띠의 놀라운 먼치킨적 행각에 대해서는

진짜 언급도 하기 싫은데... 어휴... 아, 류승룡 아재는 혹시 자기가 먼치킨 적인 위업을 달성하는 영화를 좋아하시는 건가?

표적도 그래서 끔찍처절똥망땡망이었는데... 설마 먼치킨 패티쉬가 있으셨던 건가. 그렇다면 이해가 됨.

아무튼 뭐

영화 내내 뿌려댄 복선을 "짜잔! 니들 이거 봐라! 짱이지 쩔지! 오지고 지리지 않냐, 복선 다 회수하는 거 봐봐! 진짜 나 천재 감독인듯!" 하는 느낌으로

회수하는데

어... 그래... 음... 잘했네... 고생했네...

마지막 장면에서 류승룡 아재 얼굴을 큼지막하게 클로즈업해서

관객에게 뭔가 여운을 남겨주고 싶었던 것 같은데

하... 그만하자... 진짜 화나니까

영화 마지막에 어른은 다 죽었는데 애들은 살아있다. 어째서???? 왜???? "너는 아이라서 살아남았다" 하는 글귀가 보이는 것 같음.

걔들도 승룡아재 피리 소리에 쭐래쭐래 따라가더니 쥐들이 갇혔던 구멍 속에 갇히는 것처럼... 뭐.. 그리 묘사된다

서양 동화 피리 부는 사나이를

어설프고 엉망진창으로 패러디 한 것 같은 그런 영화였다.

천우희 찡... 힘드셨겠다. 이 영화에 이어 해어화도 흥행 실패했었는데. 곡성을 찍으셔서 그나마 다행이다.



이 영화는 무려 판타지, 공포 장르다

아하하하

가끔 좋은 연기력을 가진 좋은 배우와, 좋은 설정과, 좋은 시대적 배경을 갖고 와서

이상한 결과물을 만드는 일이 있다

이건

좋은 음식재료와, 좋은 조리도구와, 화력 좋은 가스레인지를 가져다 놓고

맛없는 요리를 만들어내는 것과 비슷한 일이다

간단히 말해. 요리사가 실력이 없는 거다.

감독이 잘못함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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