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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 많이 포함] 부산행 - 우리나라 첫 메이저급 좀비 영화 탄생?
게시물ID : movie_5999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미소군
추천 : 3
조회수 : 782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6/07/21 03:51:08
부산행. 

기대작이었던만큼 한달음에 달려가서 보고 왔습니다.

우선 엄지척- 재밌게 보고왔습니다.

정말 '기차'라는 소재를 너무 잘 활용한 것 같습니다.

기차는 출발지에서 목적지를 향해 계속해서 이동해고 있지만,

기차 안은 외부와 단절된 하나의 고립된 장소입니다.

그리고 차량과 차량이 직렬로 연결된 구조이고 통로를 폐쇄할 수 있기에 

차량과 차량은 연결되어있으면서도 독립된 공간이기도 합니다.

이는 봉준호 감독님의 '설국열차'에서 보다 철학적으로 사용을 하기도 하였는데.

연상호 감독님은 이 열차라는 소재를 이용하여 좀비 영화에서 뽑아낼 수 있을만한 연출은 쪽쪽 뽑아내주었습니다.

그리고 월드워Z가 떠오를만큼 미친 듯이 뛰어다니는 좀비 액션과 연출 역시 상당히 훌륭했습니다.

짧은 호흡으로 이어지는 연출은 정말 런타임이 무색해지만큼 스크린에서 눈을 떼지못하게 해주었고

좀비의 눈을 피해 조심 조심 이동할 때에는 김장감이 훌륭해서 숨을 들이키고 있게 만들어주었습니다.

부족한 장면이 없었다고 못하지만 - 부족함을 충분히 커버할만큼 훌륭한 장면들이 꽉꽉 채워져있습니다.

부산행은 우리나라 좀비 영화를 메이져급으로 만들었다는 것에는 이견을 표하지 못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한국적 요소의 적절한 조합-

우리나라 영화이니만큼 우리나라답다-라고 말하게 되는 요소들이 적절히 사용되었습니다.

첫번째로 기존 해외 블록버스터 좀비영화들과 확실히 구분할 수 있는 부분은 '총기류'가 없는 액션이라는 것입니다.

'물리면 감염된다.'는 법칙을 가진 좀비는 멀리서 총으로 헤드샷을 날리는 것이 가장 모범적인 대처가 될 것입니다.

여태까지 봐왔던 블록버스터 좀비물은 아무리 남루한 동네 아저씨라도 좀비사태를 맞으면 가까운 총포점이라도 털어서 무장을 하죠.

뭐- 주인공 일행에 군인이나 경찰, 못해도 무장경비원이 포함되는 것이 보통이고요.

하지만 총기 소지가 불법인 우리 나라에서는 맨주먹에 진압 방패, 야구 방망이 밖에 주워지지 않습니다.

그 덕분에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마동석, 공유, 최우식의 차량 돌파 액션을 볼 수 있는 것이죠.

두번째로 좀비 영화에 헬조선을 살살 뿌려주었습니다.

좀비 사태가 발발한 것에 대해서 메스컴은 '과격 시위대의 폭력 사태가 전국적으로 발발하였다'고 발표를 하고

사태를 막지 못하고 도시 기능이 마비되고 군부대가 투입이 되었음에도

장관 발표 성명에는 곧 모든 사태가 진압이 되며 국민의 안전에는 이상이 없을꺼라고 이야기를 합니다.
- 헐리웃이었으면 이러는 와중에 좀비가 달려들어서 물어뜯었을텐데

그 성명 발표가 나오는 와중에 도시가 폭발하고 모바일로 좀비 사태에 관련된 유튜브 영상을 스트리밍하는 장면을 넣은 것은

마치 이승만 대통령이 떠올라서 헛웃음이 나오더군요.

세번째는 사람들의 감정이 좋은 쪽으로 흐르든 나쁜 쪽으로 흐르든 모두 이해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특히 주인공 석우(공유 분)의 감정 변화는 - 결국 후반부에 늘어지는 이유기도 하지만 - 이 사람이 이 영화의 주인공인 이유입니다.

그냥 일에- 그것도 위에서 찍어누르는데로 아래 사람을 찍어눌러서 일 - 치여서 주변을 제대로 살피지 못하고 사는 대한민국의 보통 가장이죠.

그렇게 사는 것에 익숙해졌기에 자기와 자신의 딸 외에는 별 관심이 없는 - 사실 딸에게마저 제대로된 관심을 주지 못하는

그리고 도덕적 죄책감도 가슴 속에서 빛바래버린 그런 사람이었습니다.

그런 가장을 아무말 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이해하다보니 화장실에서 세수를 하다가 흐느끼는 모습에서 연민을 느낄 수가 있는 것이겠죠.

이런 점 때문에 칸 영화제에서 석우에 대해서는 좋은 평을 주지 않았던 것 같다고도 생각합니다.

아무래도 미묘하지만 정서적 차이겠죠.

이게 너무 심하면 결국 후반에 늘어지고 결국 신파로 빠져버리지만- 저는 그래도 잘 정리했다.고 생각합니다.


부산행, 물론 부족한 부분도 많은 영화입니다.

우선, 좀비 영화라는 것 자체가 솔직히 시대 흐름에는 좀 뒤떨어졌죠.

사실 좀비 영화 장르는 그 자체가 B급 장르였습니다.

그것을 '28일 후', '새벽의 저주' 등의 명작으로 이어지며 좀비 영화가 재평가되고 수면 위로 부상을 했었습니다.

하지만 '월드워Z' 이후 - 물론 월드워Z 자체로도 아쉬운 부분이 좀 있었지만 - 그렇다할 좀비 영화가 나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좀비 영화라는 장르 자체가 침체기를 겪고 있는 것이죠.

그런 와중에 '부산행'은 물론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메이져급의 좀비 영화가 탄생했다고는 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신선한 좀비 영화인 것은 아닙니다.

어떻게 보면 상당히 구태의연한 좀비 영화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의미가 불분명한 캐릭터들도 있습니다.

특히, 주연인 정유미는 '만삭의 임산부'라는 것이 무색할 정도로 활발하게 행동합니다-

끄트머리가서야 산통이 왔다는 듯이 힘겹게 걸으며 부른 배를 만지는게 우습게 보이더군요;;

굳이 '임산부'여서 생기는 장애가 없기때문에 임산부라는 설정 자체가 별 의미가 없습니다.

노숙자 캐릭터 역시 초반에 단독 샷을 받으면서 이상한 행동을 하는 것이 뭔가 비밀을 간직하고 있는 캐릭터처럼 연출을 했는데

영화 끝까지 그 비밀은 자기 혼자 가지고 갔습니다 ㅡㅡ;;

굉장히 뭐- 있을꺼 같은 그냥 노숙자더군요 ㅠ

그러다가 갑자기 마지막에 자기 희생을 -_-;;;

정말 생뚱맞다고 느꼈습니다..;;;


마지막으로 하나 궁금한게 스탭롤을 보니 특별출연으로 가출소녀 역을 '심은경'씨가 했다고 나오던데.

대체 누구였는지 본 기억이 없어요;;
- KTX에 마지막에 탑승한 그 아이인건가? 그 아이 말고는 딱히 없는거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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