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상호 : 내 애정의 대상은 어디까지나 애니메이션이다.
나는 내가 하는 애니메이션에 집착하던 상태라 솔직히 실사영화를 기획해야 한다는 생각도 별로 해보지 않았다.
다만 변화가 필요하긴 했다. 내 기준에선 <사이비>도 이야기가 비상업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실사영화로 따지면 얼마든 상업영화로 만들어질 수 있는 작품이다.
그런데 단지 애니메이션이라는 이유로 저예산영화로 배급되는 현실에 분노 같은 게 있었다.
<사이비> 당시 마케팅 비용이 말도 되지 않는 수준이었다. 근데 <서울역> 기획을 할 때 작업 초반에 마케팅비가 <사이비>와 똑같다는 걸 알게 된 후 너무 충격을 받았다.
그 마케팅비로 나올 수 있는 스코어는 뻔했다. 갑자기 일할 의욕이 없어졌다.
이런 접근이면 <사이비>와 비슷한 스코어가 나올 수밖에 없고 6억원을 들여서 만들면 4억원 정도 손해를 보는 거라고 주장했는데 그걸 당연하게 생각하더라.
난 <서울역>이 상업적인 이야기라고 생각했는데 몇몇 사람들에겐 여전히 어려운 예술, 작가애니메이션으로 받아들여졌다.
어떻게 하면 이게 더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질 수 있을까 생각하다가 실사영화와 묶는 패키지 얘기가 나왔다.
실사영화가 잘되면 자연스럽게 마케팅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거란 생각에<부산행>을 계획하게 되었다
출처 | http://www.cine21.com/news/view/?mag_id=849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