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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트 인 더스트, Hell or High Water
게시물ID : movie_6290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꽃보다륜미
추천 : 3
조회수 : 794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6/11/05 01:41:22
movie_image.jpg
(스포성 글이 있을 수 있습니다.)



















크리스 파인, 벤 포스터, 제프 브리지스가 출연하고
데이빗 맥킨지 감독이 연출한 '로스트 인 더스트'를 보고 왔습니다.

범죄영화 안에서도 다양한 장르들을 끌어들이며
삶에 깊게 깔려있는 처량한 비극과 쓸쓸함과 동시에
이제는 사라져가는 세계들에 대한 텅빈 황량한 정서들까지
끌어안은 유려하면서 클래식컬한 작품일 것입니다.


아무래도 가장 많이 생각나는 영화는
코엔형제의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이겠죠.
텅 비어 있는 사막모래와 서부지역을 배경으로 하고있고
범죄영화이면서 삶을 바라보는 시선까지 비슷한 점들이 떠오릅니다.

하지만, 작법에서 부터 표현방식을 보면
분명한 차이점 또한 보입니다.

이 영화는 미시적인 시점과
거시적인 시점이 명확하게 구분되어 지기도 합니다.

영화 오프닝에서부터
'이라크 파병을 3번 갔다와도 정부에서 특혜가 없다'라는
문구가 아주 강하게 나오며 시작합니다.
카메라는 패닝으로 차가 지나가는 것을 보여주곤
곧바로 은행에 강도 2명이 들어가는 장면을 보이면서 시작이 되지요.


'로스트 인 더스트'의 정서와 캐릭터 그리고
공간을 다루는 연출력은 의미심장하면서도 무척이나 훌륭합니다.

내용에서 서부극의 탈을 쓰고 있기도 한데
공간적인 설정들 뿐만 아니라
두 형제가 은행을 습격해서 강탈하는 것과
그 범죄를 막기 위해 움직이는 레인저가 그러하죠.

캐릭터를 소개하는 면을 보아도
강도를 하는 두형제는 가난하다는 점,
레인저가 2명인데 한 명은 퇴직을 앞둔 늙은 레인저이고
다른 한명은 인디언과 멕시코 혼혈인 코만치 족이라는 점은
단순한 설정이 아닐 것입니다.

미국의 서부개척시대를 떠올리면
자연스레 두 형제가 맞딱뜨린 시련과도
유사하다는면에서 서부극과 비슷하다고도 할수 있겠죠.



아무것도 없는 사막이나 초원을 담는 롱숏의 처리나
잠깐잠깐 스쳐 지나가는 채권의 압박문구
텍사스 인들의 삶을 담는 디테일한 현장과 묘사를 포함
'데이빗 맥킨지'의 연출은 거의 최상급으로 비쳐집니다.

그러나, 연출만큼이나 저에게는
각본이 더 훌륭하고 좋다고 느껴집니다.

아마 할리우드에서 가장 각광받고 있는 작가 중 한명이
'테일러 쉐리던'일 것입니다.
전작 '시카리오'의 시나리오를 집필하였는데
(이점에서 어느정도 공통점이 살짝 보입니다.)

이번 작품 역시 텍사스 출신이기도 하면서
개인적으로 사적인 공간을 영화로 담아냈다는 점은
작가가 영화에 차지한 비중이 적지 않아 보입니다.
(테일러 쉐리던의 유년시절 보낸곳이 텍사스라고 합니다.)

대사나 작법을 보더라도 이야기를
깊게 풀어가는 방법이 정말 탁월해 보입니다.

황량한 세계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곳곳에 묻어나 있는 (텍사스 주에서만 느낄수 있는)
유머들은 그 자체로도 재미있기도 하면서
어떨때는 영화 전체의 태도를 코멘트 하고
있다는 면에서 작가의 면모가 제대로 드러나 보입니다.



이 작품에 나온 배우들 연기또한
최상의 연기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특히나, '크리스 파인'은 블럭버스터나
로맨틱 코미디에 자주 선보이며
인물 내면에 대한 깊은 시선을 담은
연기는 제대로 본적이 없었는데
눈에 띌 만한 인상적인 연기를
이번 '로스트 인 더스트'에서 본것 같습니다.

실제로 시나리오를 보고
이 역할을 너무 하고 싶어 테일러 쉐리던을
직접 찾아갔다는 후문까지 있지요.

'스타트렉'과 '로스트 인 더스트'사이의
텀이 얼마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를 결국 선택했다는 면에선
연기에 대한 갈증 또한 어느정도
있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제프 브리지스'는 작품전체에
먹먹하고 쓸쓸한 공기가운데에서도
윤활류같은 역할을 제대로 해주었는데
남부 특유의 억양과 유머를
톤이 낮은 목소리로 여유있게 소화한것 같습니다.

원래 연기를 워낙 잘하는 배우이기도 했지만,
'크레이지 하트'와 '더 브레이브' 이후로
가장 좋은 연기를 선보이신 것 같습니다.
(이 영화가 아카데미 후보에 오를진 모르겠지만
남우조연상 후보에 '제프 브리지스'가
올라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벤 포스터 외 다른 주,조연 단역들까지
전부 연기들이 좋았던것 같습니다.





위에서 말했듯 사회(정부)가 자본을 앞세워
인간을 점점 궁지로 몰아넣는 영화이기도 하지만

점점 크게 보면 미국서부개척시대때의 인디언을
끔찍한 학살로 초래한 한 시대를 떠올리게도 하며
(이것은 주인공인 두 형제가 범죄를 저질러
반대로 은행에게 행하고 있다는 점에서 서부극 형태를 띄고,)

이젠 더이상 남아있지 않고 사라져가는(혹은 사라진)세계에
대한 탄식과 무력감 황량한 정서만 남겨
역설적으로 그 시대와 공간을 항변하는 듯한 태도를 갖춰 있기도 합니다.
(인디언 시대 뿐 아니라 끊임없이
개발과 억압으로 텍사스에서 겪고있는
주민들의 고충도 포함되어 있을것입니다.)

의도적일수도 있고 비의도적일수도 있는
점강법을 통해 영화의 영역을 넓게 확장시키고 있습니다.



원제는 'Hell or High Water'로 이 문구는 숙어입니다.
'무슨 위험이 닥쳐도'라는 뜻으로,
삶이나 그 어떤 세계가 무슨 위험이 닥칠지 모르는 가운데
어떻게 대비해야 하는지 인간은 무력하기에 잘 모릅니다.

역설적으로 그 무력감 마저도 똑같은 인간들이 선사한다는 점에서
아이러니한 삶을 그저 바라볼 수 밖에 없겠지요.
(그런 의미에서 한국제목인 '로스트 인 더스트'도
상당히 잘 지은 제목이라고 저는 생각됩니다.)
출처 웃대 영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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