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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주의) 너의 이름 감상 후기
게시물ID : movie_6441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Neraizel
추천 : 3
조회수 : 586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7/01/22 01:38:23
*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으니, 원하시지 않는 분은 나가주세요.



1. 영상에 관하여

1) 내가 지금까지 보았던 애니메이션들 중에서 영상미 한정 압도적 1위. 

화려함에 있어서는 카라스가 독보적이었지만, 회를 거듭할 수록 실망이 컸던 것에 비하여 

너의 이름은 같은 경우 잔잔하면서도 여운을 남기는 영상미가 좋았다.

2) 그러나 아쉬웠던 것은 그 영상미가 배경과 사물이 아닌 등장인물에서도 조금 더 발휘되었으면 했던 것. 

인물 작화 디테일의 경우 상대적으로 평범했다.


2. OST에 관하여

1) 사실 내가 음악에 관하여 뭐 대단한 식견이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이것은 순전히 개인적인 취향의 문제이지만, 

남성 일변도의 목소리와 어딘지 모르게 아쉬움이 남았던 음역대는 조금 내 스타일이 아니었다.

2) 남녀 목소리의 조화와 지를 때 좀 시원하게 질러주는 부분이 있었다면 더 좋았을 듯.

3) 또한 지속적으로 반복되는 멜로디와 가사는 아쉬웠던 부분.


3. 스토리에 관하여

1) 스토리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은 옆길로 빠지지 않고 둘 사이의 감정이 서로를 향해 일직선으로 움직인다는 것이다. 

많은 로맨스 물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삼각관계 같은 경우 그 관계 속에서의 긴장과 좋아하는 러브라인을 응원하는 재미는 있지만, 

결국 이루어질 두 사람 사이에 대한 집중에서는 조금 아쉬움이 남는 것이 사실이다. 

그런 면에서 두 사람이 서로에 대한 감정을 깨닫고 난 뒤 다른 것 없이 서로만을 바라보는 러브 라인 구성은 내 스타일이었다.

2) 아쉬움이 남았던 부분은 스토리의 전반적인 개연성이다. 

오랫동안 서로의 몸에서 지냈다면서 가장 기본적인 연도를 모른다는 것은 좀 말이 안 되지 않나? 

하루에도 몇 번씩 쓰는 것이 연도인데. 꿈 속의 기억처럼 희미해진다, 라는 러프한 설정 하나만 가지고서는 

모든 것을 커버할 수 있는 데우스 엑스 마키나로서 기능할 수 없다.

3) 혜성에 대해 설명이 부족했던 것일까, 아니면 내가 이해를 잘못했던 것일까? 

나는 분명히 1200년 주기로 이해를 했었는데 어느 순간 3년 주기가 되어 있었다. 

그렇다면 내가 인지했던 1200년이라는 것은 도대체 뭐였을까? 내가 자막을 놓친 부분이 있었던 것인지...

 이 오류 때문에 중간에 스토리가 한참 이해가 안 돼 헤맸었다.

4) 스토리가 진행되면서 스토리상 중심 인물인 타키와 미츠하 외 주변 사람들의 역할과 스토리 안에서의 그들의 등장이 점점 어색해진다. 

특히 타키 주변 사람들 중 미키 선배 외에는 사실 없어도 될 정도의 공기가 되버린다. 

미츠하의 주변 사람들은 그나마 낫지만, 나중에 피난에서 역할을 맡게 되는 두 친구는 그렇다 쳐도, 할머니와 여동생, 아버지는 진심 애매하다. 

할머니는 무스비만을 외치다가 뜬금없이 아, 우리 집안 여자들의 특성일지도? 라는 뜬금포 대사에, 무슨 헛소리냐는 드립까지... 

자기 자신이 초자연 현상을 모시는 일종의 신관(?)인데다, 젊었을 적 초자연 현상을 경험까지 했으면서 초자연 현상을 헛소리 취급 하다니 OMG... 

이 무슨 모순 덩어리냐. 그리고 도대체 아버지와의 사이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길래 결국에는 마을 사람들이 다 대피를 한것일까?

5) 신카이 마코토는 스토리 진행 내내 일상, 에 집중한다. 일상 속에서 경험하는 모든 것에서 무스비를 찾고 있으며, 

그 안에서 의미를 도출해 내려고 한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그럼으로 인해 일상은 비일상으로 전환되고, 그 안에서의 의미는 변질되어 버린다. 

최소한, 일상은 정말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다가오는 것이고, 

일상의 소중함이란 그 반복되는 상황 속에서 느껴지는 안정감이라고 생각하는 나에게는 그렇다.

6) 이 애니메이션을 보면서 김춘수 시인의 꽃이라는 시가 생각났다. 

이름을 부름으로 인해 의미를 갖게 된다, 는 내용의 이 시를 고등학교 수능 공부 때 지겹게 봤었는데. 

아무튼 애니메이션 중후반 부 부터 주인공들은 갑자기 서로의 이름을 잊게 되고 그 이름을 찾는 여정을 이어나가며 

결국 그 끝에서 서로의 의미, 즉 사랑을 찾게 된다. 

나는 이 이름이 신카이 마코토의 일상과 이어지는 개념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무엇을 볼 때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것은 이름이고, 그를 생각하는 내내 말하는 것도 이름이다. 

이름은 만물의 본질로서 기능한다. 그런만큼 우리 주위에서 모든 것은 이름으로 불리우며, 우리는 보이는 모든 것에 이름을 붙인다. 

그렇기 때문에 이름이 없는 것, 이름을 모르는 것은 우리에게 일상이 아닌 비일상이며, 

그것에 이름을 붙이거나 이름을 인식하고 우리가 그 이름을 부름으로써 우리의 일상 속으로 편입해 들어오게 된다. 

나는 이것이 신카이 마코토가 이름에 집중한 이유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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