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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주의) 라라랜드 감상 후기
게시물ID : movie_6441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Neraizel
추천 : 7
조회수 : 614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7/01/22 02:08:39
1. 주인공들의 풋풋한 연애담은 상당히 귀여웠다.

영화관에서 서로 망설이며 조심스레 손을 잡는 장면에서 심쿵하고,

천문대에서 별 속을 노니며 춤추는 장면은 아름다웠다.

2. 중반 이후 라이언 고슬링의 변절?은 이 세상의 많은 사람들이 선택할 수 밖에 없는 타협이 아닐까.

3. 마지막 부분에서 if 시나리오의 장면은 이게 바로 내가 원한 엔딩인데. 라고 강하게 느꼈다.

나는 이런 류의 영화에서 특히나 해피 엔딩을 좋아한다. 두 주인공이 이루어지지 않은 것이 조금 슬프다.

4. 내가 봤던 몇 편의 뮤지컬 영화, 쉘부르의 우산, 물랑 루즈, 맘마미아, 오페라의 유령, 레미제라블과

라라랜드가 확연하게 구분되는 것은 현실 세트에서 벗어난 과감한 연출이다.

특히나 천문대에서의 데이트 장면과 마지막 if 시나리오 부분은 지금까지의 뮤지컬 영화에서 볼 수 없었던

새로운 도전이었다.

지금까지 내게 있어 최고의 뮤지컬 영화는 오페라의 유령이었고, 앞으로도 그럴 예정이지만,

라라랜드도 그에 못지 않다.

5. 다미엔 차젤레 감독은 위플래쉬 이후 두 번째 영화도 대박을 치면서

자신의 필모를 확실하게 잡아가고 있는 듯 하다.

앞으로도 음악과 관련된 영화를 작업할지는 모르겠지만, 감독이 가지고 있는 음악,

특히 재즈에 대한 애정이 꾸준히 드러나고 있다. 일단 믿고 보는 감독인 걸로.

6. 엠마 스톤의 연기는 나날이 발전해 가는 것 같다.

내가 엠마 스톤을 처음 주목했던 작품은 스파이더맨이었는데,

거기서 보여주었던 풋풋한 배역 이후 버드맨에서의 시니컬한 모습과,

라라랜드에서의 절망과 희망을 오가는 연기는 확실한 실력의 발전을 보여주고 있다.

7. 라이언 고슬링은 드라이버 이후 오랜 만에 스크린에서 보았다.

노트북으로 그를 처음 접했지만, 나에게 가장 강렬한 인상을 준 작품은 드라이버였고,

라라랜드에서 또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그가 반갑다.

몇몇 배우는 자신의 대표 작품의 이미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로맨틱 가이와 싸이코, 그리고 내 주변의 평범한 남자까지, 다양한 연기를 보여주는 것이 너무 좋다.

앞으로 또 다른 모습을 기대 중.



★ 다음으로 이런 희망적인 영화에 재를 뿌리는 센치한 생각을 적어보자면.

1. 겨울은 가혹한 계절이지만 씨앗이 땅 속에서 미래를 준비하는 계절이기도 하다.

겨울의 혹독함을 이겨낼 수 만 있다면.

봄은 겨울을 이겨낸 씨앗이 웅크렸던 기지개를 피는 계절이다.

그러나 또한 많은 씨앗이 피지 못하고 죽는 잔인한 계절이기도 하다.

여름에 이르러 새싹은 더 많은 가능성을 예비한다. 그 미래가 무엇이든.

그리고 때로는 그 미래가 자신과 또 다른 누군가에게 상처를 줄지라도.

가을이 되면 여름 내내 일구어 왔던 성과가 열매로 맺히게 된다.

그러나 어떤 열매는 싱싱한 과육을 뽐내는 반면, 어떤 열매는 실망스러운 결과만을 남기기도 한다.

그러나 결국에는 또 다른 씨앗이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며 겨울을 지내고,

또 한 계절, 한 계절, 그리고 또 한 해, 한 해를 지나 그들의 미래를 준비하고, 실패하고, 열매맺게 된다.

2. 차별하지 않는 자연도 이렇게 잔인할진데, 계급을 나누고, 상대를 깎아내리며, 타인을 짓밟기를 원하는 현대 사회에서,

자신의 꿈을 이루는 것은 단순히 자신의 노력으로는 불가능하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특히나 가진 사람들이, 그리고 또한 이해할 수 없지만 자신을 그 가진 사람들에 속한다고, 미래에 속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가지지 못한 사람들이 "노~오~력!"을 강조한다.

그리고 이러한 구조와 사상은 많은 실패한 사람들을 또 다른 노력 만능 주의로 이끌어들인다.

이렇게 포기하게 만들고, 길들이고, 또 다른 노예를 양산해내는 체제하에서,

결국 자신의 꿈을 이루어내는 라라랜드는 슬픈 영화로 다가온다.

그러나 또한 희망을 포기하지 않게 만드는 영화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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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라라랜드는 본지 좀 된 건데 올려 봅니다.

원래 왓챠에만 올리다가 잘 써진 감상 글은 오유에도 올려 볼까 합니다.

앞으로 종종 과거 글 중 괜찮은 것들 추려서 옮겨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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