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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킹 가이드 리뷰 : 음식으로 주제를 말하다 (약스포)
게시물ID : movie_6464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검은날개
추천 : 15
조회수 : 1776회
댓글수 : 8개
등록시간 : 2017/02/02 20:3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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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평이합니다

스토리적인 부분에 대한 건 너무 많아서 저는 다른 리뷰어들이 말하지 않는 소품에 대해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영화 <더킹>은 음식으로 많은 이야기를 하는 영화입니다.

그 음식을 자세히 보면 영화가 한층 재밌어집니다.




1. 깁밥과 떡볶이, 그리고 햄버거 vs 스테이크

2. 술과 술 + 다방 커피






1. 김밥과 떡볶이 그리고 햄버거 vs 스테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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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초반,

태수(조인성)가 국회의원을 아빠로 둔 체육교사에게 성폭행을 당한 여학생에게 

합의금으로 5000만원을 받아줬을 때,

지체장애를 앓며 노점장사를 하는 여학생의 엄마에게 김밥과 떡볶이를 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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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다음 별거 중인 부인과 함께 저녁을 먹는 곳이 바로 맥도날드입니다.



그냥 보고 지나칠 수 있는 장면입니다.

조금 더 생각해보면 '서민의 음식을 먹는 서민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는 장면' 까지는 생각할 수 있을 듯 합니다.


그런데, 더 생각해보면 재밌는 사실이 있습니다.


그건 '스테이크'를 비유하여 보면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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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라는 것을 가정하에 말씀드리겠습니다.

떡볶이나 김밥, 그리고 햄버거는 먹는 사람이 원하는대로 조리하여 먹을 수 없는 음식입니다.

만들어진 것을 주문하여 먹는 것입니다.

즉, 요리사가 완성시킨 요리를 먹는 행위라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가장 서민적인 음식이기도 합니다.


물론 타 나라에서는 햄버거를 먹을 때 이런저런 걸 빼달라, 넣어달라 말을 합니다.

하지만 위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한국'이라는 장소만을 따져봤을 때,

햄버거를 나의 입맛에 맞게 조리해달라고 하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요리사를 믿고 가는 수 밖에 없고.


그게 짜든, 달든, 맛이 있든, 맛이 없든.

나는 떡볶이, 김밥, 햄버거는 완벽하게 만들어진 것을 먹는 행위에 불과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세 가지 음식의 주체는 '요리사'입니다.





허나, 스테이크는 다릅니다.

스테이크는 고기를 굽는 방식을 통해 음식을 '나의 입맛'에 맞추는 것입니다.

즉 스테이크를 먹는 것에 주체는 바로 '나'입니다.

내가 웰던, 미디엄 등으로 주문을 하면 요리사는 그에 맞춰 요리를 해주죠.

단 한 사람을 위한 요리.

그렇기 때문에 스테이크는 서민적인 음식이 아닙니다.





이것은 묘하게 인물들의 심리와 권력에 대한 욕심 등과 맞물립니다.

검사계 최고의 힘을 자랑하는 한강식(정우성)을 보면 거의 스테이크만 먹습니다.

원래 최고급 스테이크는 생고기로 하는 게 아니라고 알고 있습니다.

어느 정도 숙성 기간을 지난 뒤에 먹는 것이 좋다고 들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스테이크도 와인도 같은 부류인 것입니다.

충분히 숙성시켜 먹는 것

그래서 최고급 음식





김밥, 떡볶이, 햄버거는 어느 곳에서나 있습니다.

그만큼 양이 많습니다.

일반 판검사가 1주일에 100건이 넘는 사건을 해결한다고 나옵니다.

그것은 일반인들의 억울함을 풀어주기 위한 평검사들의 노력을 의미합니다.

김밥은 그 날 먹지 않으면 딱딱하게 굳습니다.

떡볶이는 그 날 먹지 않으면 불어버리죠.

햄버거는 또 어떤가요? 식어버리죠.



그래서 김밥, 떡볶이, 햄버거는 서민의 삶을 대변함과 동시에 매주 수백건의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서민들의 곁에서 묵묵히 일하는 검찰들의 모습을 상징하는 음식이기도 합니다.






반면, 스테이크와 와인 숙성입니다.

이는 자신들이 판을 짜서 타겟팅을 하는 중앙지부의 습성과 유사합니다.

자신들이 판을 짜고 자신들이 타켓팅을 하고 그 타켓만을 잡는, 하지만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최고급 요리 중 하나라 불리는 스테이크, 와인

숙성이 완료 됐을 때 먹는 음식.


숙성시킨 사건을 때에 맞게 터뜨리는 것

대검중수부의 모습과 많이 흡사합니다.

숙성시킨 요리와 숙성시킨 사건은 모두 내가 원하는대로 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주체가 바로 '나'입니다.





그래서 영화 중후반에 아내 상희(김아중)를 다시 만나 맥도날드에 갔을 때, 상희는 남편 태수에게 다음과 같은 말을 남깁니다.

"여전하네. 그 싸가지 없는 눈"




그리고 영화 후반부에 강식과 태수가 만나는 자리에서 태수는 스테이크를 거의 먹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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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습니다.

태수는 스테이크와 더 이상 타협하지 않는 인물이 된 것입니다.



그래서 영화 속에서는 

자신의 안위를 걱정하는 사람들, 증권회사(=돈)보다 더 높은 곳에 있고자 하는 사람들

그들은 자신을 중심으로 살아가는 스테이크와 같은 사람들이라 비꼬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와 아울러 정말 그들이 관심을 가져야 하는 김밥, 떡볶이, 햄버거는 바라보지도 않는 것이 문제라 꼬집습니다.


이 문제를 감독은 여학생의 성폭행 사건과 맞물리면서 

그리고 스테이크라는 음식을 통해서

그들의 이기적인 민낯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2. 다방커피와 술


그런데 감독은 여기서 하나의 장치를 또 넣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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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방커피




살인을 하며 목포 조직폭력배 두목인 '김응수(김의성)'는 다방커피를 마십니다.


그리고 영화 중후반부에 '최두일(류준열)'이 죽을 때 김응수도 한강식도 믹스커피를 마십니다.

다방커피 역시 내가 원하는대로 커피를 마실 수 있습니다.


흔히 

'계란 동동' 

이라는 대사가 있죠.



프림, 커피, 물, 설탕 등을 조절할 수 있는 음식이 바로 다방커피입니다.

허나 이 다방커피는 인스턴트의 향연입니다.



바리스타가 직접 원두를 갈고 물량을 조절하며 만든 핸드드립 커피가 아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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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아져 있는 것들을 조합하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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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다방커피도 잘 타면 굉장한 맛을 냅니다.



허나, 시간이 지나면 맛이 변하는 핸드드립과 숙성되어가는 재료로 만든 다방커피

어느 것이 더 신선할까요?



사실 신선도만을 본다면 떡볶이, 김밥, 햄버거가 스테이크보다 더 신선하지 않아요?

음식에 장난 안쳤다면 말이죠.



감독은 이 '다방커피'를 통해, 한강식이 아무리 스테이크를 먹고 와인을 마시며 폼을 잡아도 

결국 그는 가공된 것을 조합하는 정도의 인물.

'다방커피' 밖에 안 되는 인물이라는 걸 보여주고 있습니다.



"고급인 척 하지만 결국 너는 싸구려"

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술도 태수는 증류된 술을 주로 마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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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한강식은 거의 와인만 마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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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티 때를 제외하면 강식은 주구장창 와인만 마십니다.

파티때는 아래의 술을 마셨습니다.

제 기억에 아래 있는 술이 '조니워커'로 기억하는데 맞는지 모르겠습니다.

술이 조니워커라면 위스키겠네요.

위스키는 과일을 발효한 걸 증류해서 만드는 것으로 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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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드카나 소주는 발효는 시키지만 마지막에 물로 희석한 뒤 숯으로 다시 여과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와인은 증류과정이 없이 숙성을 시킵니다.

제가 알기로는 과일을 증류시키는 게 꼬냑으로 알고 있습니다.

(술덕후님 도와주세요~~ ㅜ_ㅜ)



그러니 상류에 있을 땐 거의 100% 상태로 숙성시킨 와인을 마시고

누군가와 섞이기 위해서는 과실을 증류시킨 위스키를 마시고

그 밑에 있는 사람들은 보드카나 소주처럼 발효 후 희석시킨 술을 마시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서

계층의 구분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이처럼 술에서도 

태수는 계속 걸러지며 증류하여 변화를 겪는 인물로 그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강식은 하나의 색으로 계속 숙성되는 와인과 같은 인물로 그려지죠.





사실 이건, 수사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한강식은 사건을 묶혔다가 터뜨립니다.

헌데, 마지막 태수가 여론을 뒤집었을 때 그걸 막을 카드가 없어 당혹스러워 하죠.


와인처럼 숙성되어 진한 맛을 남기고 싶었던 한강식이지만

결국 그는 유리병 속에서 숙성 되어가는 가루커피, 프리마, 설탕. 

즉 싸구려 커피 같은 인물이라는 것이죠.




그리고 현재 이와 같은 행동을 하는 권력층들 역시 다방커피 밖에 안 되는 짓을 하고 있다고 

감독은 꼬집고 있는 듯 합니다.







그 외에 기타 등등


(1) 색체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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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색채대비입니다.

최두일은 검은색으로 그늘을 상징하고요.

박태수는 백색으로 빛을 상징합니다.


이와 같은 색체대비는 대통령(DJ) 당선 장면에서도 나옵니다.

승리를 하는 쪽은 빛을 밝게 비추고 있고

낙선을 배팅한 쪽은 어둠 속에서 TV를 바라봅니다.


그래서 노통이 당선됐을 땐 화면이 모두 잿빛처럼 검게 물들어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2) 수트를 맞춰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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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독 파크랜드가 많이 나오는데 PPL일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마지막에 '수트를 맞춰 입는다' 라는 게

사실 남자들이 '맞춤수트'를 입는 건 중요한 곳을 갈 때 예의를 갖추기 위해 하는 행동입니다.

예를 들면 자녀의 결혼식을 들 수 있을 듯 합니다.

그래서 상징적으로 "돈을 털어 수트를 맞춰 입었다" 라는 대사가 나오는데

저는 개인적으로 PPL 30~40% / 대사 60~70% 정도로 봤습니다.




(3) 펜트 하우스 클럽과 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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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두 장면은 풍자 같았습니다.

굿장면은 원체 유명하니 패스합니다.




그리고 클럽에서 춤추고 노래하는 장면은 최고층 펜트하우스라는데 노는 걸 보면 

일반인이 지하 클럽에서 노는 것과 다를바가 없습니다.

그나마 일반인이 나은 게 그들은 최신가요나 최신 팝에 맞춰 춤을 추는 게 아니라

다 지난 노래를 부르고 다 지난 노래에 맞춰 춤을 춥니다.




술먹고 단체로 노래에 맞춰 춤추고 

그 속에서 휘날리는 하얀 것들(성문화에 대한 상징 _샴페인, 깃털, 잔에서 차고 넘치는 하얀 거품)



굿과 펜트하우스 클럽을 보여주면서

'결국 그런 짓을 하는 그들은 별 게 아니다.'

라는 메시지를 던지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음식에 초점이 가면서 보니, 상당히 재밌게 영화를 봤습니다.

리뷰를 보니 캐릭터라든가 연출 부분에서 아쉽다는 이야기가 많았고 

또 마지막에 빵 터지는 뭔가가 없어 아쉽다고 하는데

최대한 현실에 초점을 맞추고자 한 영화라 

마지막에 보여주는 엄청나게 시원한 사이다는 보여주지 않은 것 같습니다.



아마,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내부자들'에서 사람들이 현실에 대해 대리만족을 하고 앞으로 나가지 않는다는 비판적 여론을 의식한 건 아닌가?

그래서 열린 결말을 내놓고 큰 사이다를 주지 않은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과거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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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택트> 가이드 리뷰 : 궁예질 하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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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야식당 : 도쿄스토리 1화를 보고] 심야식당은 리메이크가 어려워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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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이름은> 가이드 리뷰 1 : 타키와 미츠하는 일본인이다.(약스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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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이름은> 가이드 리뷰 2 : '무스비'와 김춘수의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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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라랜드 - 지극히 개인적인 리뷰 (너와 함께 봤다면 더 좋았을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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