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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운전사- 부제 : 안녕~ 옆자리 아이
게시물ID : movie_6951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유쾌한술꾼
추천 : 7
조회수 : 581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7/08/06 21:23:58


딱히 챙겨봐야겠다는 생각이 있었던 건 아니었어.

매번 앉는 구석 자리에 가니 옆자리에 체크 남방을 입은 니가 앉아 있더라.

나처럼 혼자 영화보러 왔구나 이러고 영화를 봤지.

딱히 재미있지도 그렇다고 재미없지도 않은 영화를 보는데. 이상해 옆을 보니 니가 처음엔 손바닥으로 나중엔 손등으로 눈물을 훔치고 있더구나.

평소엔 가방에 뒹굴던 커피숍 냅킨도 그날따라 없고. 혼자 민망해서 스크린을 응시했지.

그때였던 것 같아.

그때부터. 딱 그때부터.. 왜 광주였어야만 했나.. 왜 저 선량한 사람들이어야만 했나.. 아.. 얼마나 억울하고 한이 되었을까.

촛불때마다 보여준 성숙한 시민 의식.. 민주화의 도시.. 몇 달 전 처음 금남로를 보고 아무런 연관도 없던 내 가슴에 시리게 아리던 느낌.

마지막 장면이 어쩌고저쩌고 말들이 많더라. 나 역시 그 부분에 대해서 그런 비평에 동의해.

하지만.. 엉엉 울던 너의 울음이 내 꼰대스러움, 무덤덤한 사회인의 모습, 영화를 가슴으로 안보고 비평가처럼 보아대던 어쭙잖은 내 모습을 한없이 부끄럽게 했어.

몇 해 전 빽빽한 출근 길 지하철 안에서 [느리게 살기]를 읽다 잠이든 자본주의 산업일꾼이 내 모습이 아닌가.. 나는 얼마만큼 이율배반적인가.. 내 삶을 돌아보게 되었어.

영화가 내 마음에 얹어놓은 메시지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훌륭하다고 생각해.

천천히 묵묵하게 걸어야지. 이 영화가.. 그리고 니가 내게 준 교훈이야.. 고마워..

출처 메가박스 이수 8. 2. 1관 X열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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