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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나온 역사영화들을 보실 때 우리가 가지는 관점
게시물ID : movie_6954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jahbulon
추천 : 1
조회수 : 370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7/08/07 19:33:39
영화를 보실 때 우리의 아픈 역사, 불쌍한 피해자들, 씹어죽일 가해자들, 일본놈, 계엄군, 군부독재자 죽일 놈들 이렇게 보시면 군함도나 택시운전사는 무난하게 보실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택시운전사 영화가 군함도랑 같은 급이라고 말하는 건 아니고요. 군함도는 영화적 완성도로 볼 때 그냥 못 만든 영화입니다. 뭐 여러 방면으로 다양하게 깔 수 있지만 딱 한가지만 말할게요. 영화를 제대로 만들었으면 애초에 이 영화가 무슨 친일, 식민사관, 뉴라이트 시각을 옹호한 영화니 같은 해석 자체가 나오면 안 돼요. 이건 영화 주제랑 관련된 거잖습니까. 그리고 군함도와 택시운전사가 무슨 리얼 급 망작이라고 말하는 것도 아닙니다. 군함도가 못 만들긴 했는데 그 정도 급은 아니예요)

아무튼 저 시각으로 보시면 명량, 군함도, 택시운전사, 귀향 같은 역사를 다룬 영화를 볼 때 어느 정도 감정이 이입된 상태에서 편하게 보실 수 있어요. 
(영화의 완성도를 따지는 건 나중 얘기고요. 우리 식 시각으로 보면 영화를 볼 때 심리적 장벽을 좀 줄일 수 있죠)그리고 어느 정도는 우리가 아는 내용이잖아요. 이순신 장군, 5월의 광주, 일본이 저지른 강제 징용과 전쟁 성범죄에 대해 모르는 사람이 있겠습니까. 우리는 우리 역사에 대한 지식, 우리 역사에 대해 느끼는 감정들이 있으니 이 영화들에 접근하기가 쉽죠. 

다만 이 시각"만" 가지고 덩케르크, 컴 앤 씨 같은 역사 영화를 보면 이런 영화들은 재미가 없습니다. 우리 민족의 아픔을 다룬 이야기도 아니고, 남의 나라 잘 모르는 이야기잖습니까. 감정 이입도 안 되고요. 

결국에는 남의 나라 영화를 즐기려면 우리의 관점이 아닌, 인간 보편의 감정과 시각으로 돌아가야 되죠. 영국인들은 자기들 얘기를 다룬 덩케르크가 우리보다는 더 쉽게 다가오고, 벨라루스 사람들은 컴 앤 씨를 보면 우리보다는 더 느끼는 게 많겠죠. 그런데 우리는 한국인이지 영국인이나 벨라루스인이 아니잖아요. 결국 우리가 이런 영화들을 접근할 때 써야 되는 관점은, 우리 민족, 우리 역사의 시각이 아닌, 인간이 가지는 보편적인 시각이라는 겁니다. 

전쟁이 인간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인간이 죽음에 맞서 싸울 때 어떤 자세를 가지고 맞서는지, 인간이 인간에게 어떤 짓들을 할 수 있는지 같은 것에 대해 생각하면서 영화를 봐야 덩케르크나 컴 앤 씨, 지옥의 묵시록 같은 영화도 그런대로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물론 상대적으로 우리 영화에 비해 심리적인 장벽이 높을 수 밖엔 없어요. 하지만 인간 보편의 시각으로 영화를 보면 우리 이야기가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공감하면서 볼 수는 있습니다. 물론 우리가 영국인들처럼 하늘을 날아다니는 스핏파이어 전투기를 보면서 "나라를 구한 전투기!" 같은 부가적인 감정은 못 느끼겠지만요. 

그리고 "좋은"영화들은 설령 그 나라 이야기를 모르는 외국인이 영화를 보더라도 느낄 점이 많게 만듭니다. 그건 그 영화가 그 나라만의 영화를 넘어서 인류 보편의 감정을 건드릴 수 있는 지점을 확보했단 얘기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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