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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 당신의 기억은 안전하신가요?
게시물ID : movie_6987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챔기릉
추천 : 1
조회수 : 257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7/08/18 00: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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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1.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jpg

 최근 인상깊게 본 인터넷 기사 하나가 있다. 역사학자 한 분이 발표한 자료로 우리나라의 상복 문화가 사실 일제시대의 잔재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본래 우리의 문화는 평소에 좋아하던 옷이나 구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천으로 새 옷을 지어 입히는 거였을 수 있다는 사료를 발견했다는 기사였다. 만일 이것이 사실이라면 우리 60세 이상의 어르신들이 기억하고 있는 우리의 장례문화는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어디까지가 거짓인지 알 수 없다. 우리 주변의 어르신들을 보면 죽기 전에 자신이 입고 갈 마의를 한 벌 장만하는 것이 미덕으로 여기고 계신다. 당연한 우리의 문화이며 옛날부터 전해저 내려온 우리 것으로 알고 말이다. 이토록 기억이란 얼마나 무서운 것인가. 한 번 왜곡이 일어난 기억을 되돌리는 데에는 얼마나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한 것인가. 위 자료가 사실일지 아닐지는 모르지만 기억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는 기사였다.

 

 가장 큰 주제는 우리의 기억이 얼마나 변질되기 쉬운 것인가에 대한 것이다. 영화는 노년의 주인공이 젊은 시절 겪은 사건에 대하여, 사람마다 기억이 얼마나 다르고 그 기억에 대한 자세에 대해 보여주며 이야기를 풀어 나간다. 전체적인 큰 플롯은 로맨스 장르에 스릴러 장르를 섞은 듯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아름다웠던 그 때의 기억이 하나의 단서를 찾아 낼 때마다 하나씩 진실을 더하여 과거의 향수를 지우고 현실의 눈으로 사건을 다시 볼 수 있게 한다. 때문에 영화는 과거의 시선과 현재의 시선이 계속해서 교차하며, 과거의 진실을 마주하였을 때는 현실의 주인공이 직접 과거를 돌아보게 된다. 이러한 방법은 굉장히 세련된 기법으로 표현되어 주인공의 기억이 왜곡되었을 때와 진실을 찾았을 때의 묘사가 미묘하게 다르기에 이런 부분을 의식하면서 영화를 보면 더 즐겁게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이 영화의 가장 큰 단점은 주인공의 케릭터성이다. 본래의 소설 원작에서는 그렇지 않았는데 주인공의 매력이 팍 죽어 버렸다. 원작에서의 토니는 자신에 대한 자존감이 충만한 인물이다. 그런데 영화에서의 토니는 무언가 자신에 대한 짙은 패배감마저 느껴지는 인물이다. 덕분에 원작에서의 토니의 시선으로만 끝까지 서술해냈던 작법이 토니의 변화를 느끼게 해주었다면, 영화에서 토니의 시선을 쫓는 작법은 토니가 무언가에 쫓기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 그 때문인지 영화에서의 토니는 자신의 잘못을 찾아 그 오류를 수정하기 위해 전진하는 인물로 느껴져 버렸다. 마지막 토니의 변화도 마치 무언가 모든 걸 훌훌 털어 버린 사람처럼 보인다. 그 어마어마한 진실과 마주했을 때의 토니는 단 한 순간의 혼란만이 느껴질 뿐 그의 고뇌가 느껴지지 않는다.  쫓기던 사람이 결과를 얻고 완결해버린 모양새가 되버렸다. 자신이 기억하는 나와 남이 기억하는 나의 사이에서 오는 낯섬. 어찌보면 이 소설의 가장 강력했던 부분이 사라져 버린 것이다. 원작을 읽지 않았다면 영화에서의 스토리 텔링과 엔딩에 만족했을지 모르나, 우리는 이미 원작을 알고 있다. 만족할 수 있을리 없지 않은가.

 

8/11 ARTN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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