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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속(The Contact, 1997)
게시물ID : movie_7007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synousia
추천 : 2
조회수 : 444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7/08/26 08:3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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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게시글은 이 영화에 대한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사랑하기 참 어렵다!


1.
빗나가는 게  삶이라던가?
갈지자걸음 걷는 게 삶이라던가?
삶이 사랑이고, 사랑이 삶이라면, 사랑 또한 빗겨나가고, 갈지자걸음 걷게 하는가?
그저 그렇게, 고통과 고뇌로 얼룩진 삶과 사랑을 우리는 해야만 하는가?
왜 신은 인간에게 삶과 사랑을 허락하였는가? 
신이 없다고? 있는지 없는지 모르겠다고?
그렇다면, 신 아닌 그 어떤 존재든, 메커니즘이든, 자연의 법칙이든, 상관없이 바로 그것은, 왜 인간에게 삶과 사랑을 부여했는가?
당신은 아는가?
알면 좀 가르쳐 주시게나.


2.
인연의 이름으로도 이뤄지기 힘든 사랑을 하는 한 여자와 결국엔 이뤄질 수 없었던 사랑으로 방황하는 한 남자가 있다.
사랑의 화살이 끝끝내 자신의 반쪽에게 꽂히지 못한 채 선사한 깊은 아픔을 물고, 그네들은 하릴없이 주저앉아 떨고 있다.
그러나 그 떨림조차, 어쩔 땐 서로 공명하기도 하는가?
우연이든, 필연이든, 그 어떤 이름으로든지 간에, 그네들은 자신의 떨림이 상대방의 떨림과 닮은꼴임을 직감한다.
그러니 그 떨림조차 안도가 되지 않겠는가?
자신이 겪었던 아픔을 상대방은 이제 겪거나 또 겪고 있음을, 그리고 또 역으로, 자신이 겪을 아픔을 상대방이 이미 겪었거나 여전히 겪고 있음을, 발견했을 때의 그 놀라운 위안감은 얼마나 고마울 것인가?
그래서, 앞에서는 끌어주고, 뒤에서는 밀어 주면서 동시에 느끼는 그 혼연의 일체감 또한 그네들에겐 얼마나 소중했을 것인가? 
사랑의 이름으로 엮이어 함께 즐거움 가득히 꽃길 걷는 연인들뿐만 아니라, 그 사랑의 이름으로 도태돼 함께 슬픔 가득히 빗길 걷는 인연들 또한 있다는 사실에 그네들은 얼마나 감사해했을 것인가?
그러니, 비록 그 공간이 온라인 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네들이 치는 한 자 한 자에 진득이 묻은 그 진심과 진솔은 얼마나 충만했을 것인가?


3.
에로스가 정녕 고대의 신이었다고, 지금도 여전히 신은 아닐 것 같은가?
그 비범하고 놀라운 신에 대한 기록과 고백이 지금도 여전히 남아있지 않을 것 같은가? 
실상, 그 신이 에로스든 다른 무슨 신이든지 간에, 심지어 신이 아닌 그 어떤 것이든지 간에, 아직도 우리는 이 신(일단은 신이라고 적자!)에 대한 어떠한 믿음을 가진 채 살고 있다. 
아니, 최소한 우리는 이 신에 대한 어떠한 믿음을 차마 저버리지 못한 채 살고 있다.

만나야 될 사람은 반드시 다시 만날 거라는 믿음, 그렇게 수행적으로 읊조리듯 씹어내는 말들에 어떻게 신이 다가들지 않겠는가?
그 진하게 우러난 진심과 진솔에 어떻게 신이 공명하지 않겠는가?
그러니 결국엔, 그 사랑의 화살이 자신의 단짝을 향해서도 제대로 꽂히게 되는 것이리라.


4.
그리고 이제,
다시 한 번 더 물어 보기로 하자.
왜 신은 인간에게 삶과 사랑을 허락하였는가? 
왜 그런 고통과 고난을 부여하였는가?
당신은 알겠는가?
최소한, 당신만의 답은 희미한 듯 분명하게 찾아내겠는가? 


movie_imageG8WVX3GLa.jpg


이 영화에 대한 나의 촌평 -
치듯 미끄러지며, 아스라이 피어오르는 사랑의 미로. 삶이 지시하는 그곳에 드디어 접속하다.

출처 http://blog.naver.com/ha_eun_love/2210776293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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