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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의 한구석에... 감상입니다.
게시물ID : movie_7184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あかねちゃん
추천 : 8
조회수 : 834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7/11/19 21:39:43
원작은 보지는 못했지만 감독의 역사적 인식에 대한 코맨트만 보고 일단 봤습니다.

일단 반딧불의 묘와는 확연히 궤가 다르지만, 가해자 일본의 전쟁은 끝났어도 피해자들의 전쟁은 현재 진행중인 이상에는 논란은 끌어 안을 수 밖에 없죠. 반딧불의 묘의 세이타 남매는 순수하게 보자면 주변 어른들의 광기에 휘말린 전쟁의 피해자이지만 전쟁이란 것에 순수는 있을 수가 없죠. 

사람이 죽고 다치고 무수한 비극을 양산하는 것이 전쟁의 본질이며 하물며 식민지 조선에서 수탈한 자원(거기에는 사람의 생명까지 들어있죠)으로 먹고 살았다는 그 이유때문에라도 가해'국가'의 국민으로 낙인이 찍힐 수 밖에 없죠. 너무나도 명백하게 '누군가'의 희생위에 그네들이 서 있었으니까요.

이 세상의 한 구석에도 같은 맥락의 영화입니다. 반딧불의 묘 타카하다 감독은 언급을 회피했지만 이 영화에서는 감독이 직접 반전 영화라는 코맨트를 남겼죠. 

일본인들의 시각은 모르겠지만 '피해국'의 '국민'으로서 보자면 이 영화 또한 여전히 의문이죠. 아마 원작을 보고 나면 감상이 달라지겠지만 이 영화에 대한 인상이 더 나빠지면 나빠졌지 좋아질리는 없을 듯 싶어요. 

감독은 반전을 의도 했다고는 하지만 영화 내의 장치는 아무리 씹고 곱씹어 봐도 그런 의미로 쓰였다는 부분을 찾을 수가 없어요. 오히려 반딧불의 묘에서 묘사한 전쟁의 상처 자체가, 하다 못해 전쟁은 절대로 안된다 라는 메시지'만'은 실릴 수 있었다면 이 영화에서 보여 주는 비주얼은 전쟁이 일상으로 내면화 된다는 묘한 느낌을 받게 되죠.

물론 영화에서 전쟁을 옹호 하는 느낌을 받는 건 아닙니다. 생활 전선이 전쟁터인 일반인에게 국가간의 전쟁은 잃을 건 있어도 얻을 건 없는 백해무익이죠. 영화의 주인공 스즈도 조카와 부모를 잃었고 친동생 마저 잃게 되었으며 무엇 보다 그림을 그리던 본인의 오른손을 잃으며 전쟁이 남긴 것을 '얻게' 되었죠.

다만 그 느낌이 전쟁은 절대 안된다가 아니라 아 전쟁이었구나 라는 점이죠.

마치 일본인의 혼네와 다테마가 대립된 중의적인 표현을 들은 기분이죠. 가해 국가 국민들, 일본인들이 보았을 때는 아 전쟁이 저런 것이구나 피해 국가 국민들이 보았을 때는 아 일본의 전쟁은 저런 것이구나 라는 느낌이죠.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님의 바람이 분다에서도 그랬지만 일본의 전쟁 범죄에 대해서 일본인 스스로가 말을 꺼내기에는 한계가 매우 뚜렷하죠. 애당초 일본 정부'입장'에서 일방적으로 끝내버린 전쟁은, 특히 그 전쟁이 근대와 현대를 갈라 버린 인류사에서 어쩌면 가장 큰 경계선임에도 일본'인'들은 자신이 가해자인지 피해자인지조차 토론 없이 '수용' 해 버리고 말았죠. 

막말로 일본의 버블 시기 도쿄의 땅 값으로 미국을 산다는 소리 들을 적의 일본에게 과거사는 들추든 말든 상관 없는 과거사였지만 버블의 탄력을 잃어 버리고 동북아의 그저그런 국가로 전락 해 버린 일본에게 묻어 버린 과거사 때문에 주변국들과의 관계에 발목을 잡고 있죠.

아니 사과 할 만큼 한 과거사에 대해 왜 따져드냐며 증오를 부채질 하는 지금의 일본에서 이런 영화가 나왔어요. 

대체 어떻게 봐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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