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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배우를 죽이면 현상금 10억.. 도대체 인도에는 무슨 일이?
게시물ID : movie_7188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사르나트
추천 : 4
조회수 : 1267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7/11/21 20: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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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인도에서는 <Padmavati>라는 영화가 화제의 중심에 있습니다. 본 영화는 동명의 인도 중세 서사시 'Padmavat(1540)'를 각색한 영화로, 시나리오 상에 힌두교도들의 심기를 건드리는 내용이 있기 때문입니다

 

Deepika.png

(사진 출처 : 유투브 Movie Talies 채널)

 


영화의 내용은 대략 아래와 같습니다.

때는 14세기 초, 인도 북부에는 이슬람 왕조인 델리 술탄조가 강력한 세력을 형성하고 있었습니다.

한편 지금의 라자스탄 '치토르가르(Chittorgarh)' 지역에는 '라지푸트(Rajput)' 계열의 '구힐라(Guhila)' 왕조가 번성했는데, 당시 국왕 '라탄 싱(Ratan Singh)'은 스리랑카의 공주 '라니 파드마바티(Rani Padmavati)'의 아름다움에 반하여 갖은 노력 끝에 그녀를 왕비로 맞이하는데 성공하게 됩니다.

하지만 그녀의 미모에 대한 소식은 델리 왕조의 술탄인 '알라웃딘(Alauddin)'에까지 들어가게 되었고, 이윽고 그녀를 차지하기 위한 전쟁까지 발발하게 됩니다. 라탄 싱을 비롯한 라지푸트 일족들은 술탄의 강력한 군대에 맞서 죽기를 다해 싸웠지만, 결국 처참하게 패배하게됩니다. 결국 전투에서 남편이 죽은 것을 알게된 파드마바티는 자신의 정절을 지키기 위해 스스로를 불사르게(사티) 됩니다.

이와 같이 핵심 줄거리는 이슬람의 침략에 맞서는 힌두인들의 의지와 함께 힌두 여인의 정절을 칭송하는 내용이라 할 수 있습니다.

* 라지푸트(Rajput) : 6세기 경에 인도 북서부에 정착하기 시작한 크샤트리아 전사 집단으로, 주로 라자스탄, 펀잡, 우타르 프라데시 등의 지역에서 지배적인 세력을 형성해왔습니다.

* 사티(Sati) : 사별한 여성 배우자를 가문의 명예 보존과 악업의 해소라는 명목으로 남편의 화장식에서 함께 불태워 죽이는 악습입니다. 파드마바티가 행한 자살행위 역시 사티의 전형적인 사례로, 힌두교 극우주의자들에 의해 성스럽게 칭송받고있고, 더 나아가 권장까지 되고 있습니다.

 

(참고 : 과부화장제 - 사티)


 

(영화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이쪽에서)

 

 

영화는 기획 단계에서부터 논란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주로 'Shri Rajput Karni Sena'나 'Rajput Caste'와 같은 라지푸트 일족 단체들이 영화가 역사를 왜곡하고 있다고 주장한 것입니다. 영화 내에서 파드마바티 왕비와 알라웃딘 술탄 간의 밀애가 묘사되기 때문에, 성녀로 추앙받는 파드마바티를 더러운 여자로 왜곡했다는 것입니다. 정확하게는 알라웃딘 술탄이 꿈속에서 파드마바티와 사랑을 나누는 장면이 묘사된다는 주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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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힌두스탄 타임스)

 

 

하지만 감독을 비롯한 영화 관계자들은 그런 장면은 있지도 않다며 터무니 없는 억지라고 주장했습니다. 나아가 대다수의 역사학자들은 영화의 모티브가 된 'Padmavat(1540)' 서사시도 실제 저작년대가 사건이 있은지 200년 지난 시점이며 파드마바티의 캐릭터를 포함해 내용의 상당부분이 픽션이라는데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오히려 그들 중 일부는 해당 영화가 파드마바티의 사티 자살행위를 미화한다고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실제 그러한 내용이 있는지는 차치하고서라도 이에 대한 논란은 급속도로 퍼지게 됩니다. 힌두 극우주의 세력들은 무슬림을 적대하기 위한 좋은 구실을 마련하게 된 것입니다. 라지푸트족이 많이 거주하고 있는 라자스탄을 비롯하여, 우타르프라데시, 하리아나 등 영화를 비난하고 상영 금지를 요구하는 시위가 전국적으로 확산되었습니다. 더불어 영화 관계자들에 대한 원색적인 비난과 위협이 끊이지 않고 일어나게 됩니다.

다만 모언론사가 진행한 심층취재 내용에 따르면 이번 사태는 몇몇 활동가들이 영화사로부터 돈을 갈취하기 위해 일으켰다는 주장이 제기된 바 있어, 진상에 대해 좀더 깊이 파악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관련 기사)

이러한 논란은 정치권에까지 확산되었습니다.

여당인 BJP 인사들도 이러한 분위기에 편승해 영화 관계자들을 공개적으로 모욕하고 이들에 대한 폭력을 선동했습니다. 야당인 콩그레스는 그러한 준동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대다수 힌두교인들의 눈치를 보는 분위기입니다. 나아가 당내 힌두 세력과 리벌럴 세력 간의 갈등 조짐마저 보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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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권당인 인도 인민당(BJP) 로고)


하리아나, 펀잡, 마하라슈트라, 마드야프라데시 등과 같은 BJP 혹은 친 BJP 주정부는 영화 반대 시위에 대해 적극적으로 옹호하는 입장을 내고 있으며, 카르나타카나 웨스트 벵갈과 같은 몇몇 콩그레스 혹은 반 BJP 주정부는 표현의 자유와 영화인들의 보호를 주장하며 BJP를 비난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구자라트 주의 경우 주의회 선거가 오는 12월 9일로 예정되어 있기 때문에 이번 이슈가 선거 운동의 주요 쟁점으로 떠올른 상태입니다. BJP의 압승이 예상되는 가운데, 여야 할 것 없이 해당 영화의 방영 금지를 한목소리로 요구하며 지역내 힌두인들의 표심을 관리하고 있는 중입니다.


그 와 중에 우타르프라데시 주 '미루트(Meerut)'의 'Thakur' 일족의 수장은 주연 여배우인 'Deepika Padukone'의 목에 5억 루피(10억원) 상당의 현상금을 걸는 등 매우 악날한 위협을 가하기도 했습니다. 해당 내용과 관련하여 산채로 잡아왔을 때 1억 루피(2억원)라는 조롱조의 내용이 추가되기도 했습니다. 그 밖에 한 BJP 지역당 인사는 고대 힌두 서사시 <라마야나>에서 마녀를 응징한 방법으로 묘사된 바와 같이 그녀의 코를 베어 오면 현상금을 주겠다는 말도 공공연히 내뱉었고, 혹은 불태워 죽이자는 위협도 가했습니다. (관련 기사) (관련 기사) (관련 기사)

 

물론 주연 디파카는 이러한 위협에 굴하지 않는 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습니다. (관련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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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분이 디피카 님...)

 


대법원은 지난 20일 이와 관련된 청원에서, 영화 상영의 금지 여부는 '영화등급위원회(CBFC)'의 소관 사항이라는 소극적인 결정을 내림으로써 관련 논쟁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결국 여론이 영화에 반대하는 쪽으로 급속도로 기운데다, 배우와 감독에 대한 위협 수위가 극도로 높아졌기 때문에, 영화사는 해당 작품의 상영을 무기한 연기하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관련 기사)


대다수 힌두교인들의 바람대로 영화가 완전히 폐지될지는 미지수지만, 해당 논란이 쉽게 사그라들지는 않을 전망입니다.

 


인도는 역사적인 이유로 힌두교와 이슬림교 간의 갈등의 골이 매우 깊습니다. 멀게는 인도를 침공하여 지배했던 무슬림 왕조의 폭정에서부터, 가깝게는 영국 식민지 시기 분할 정책의 일환으로 야기된 두 집단간의 대립까지 매우 폭넓고 깊은 맥락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인도 문화의 주요 특징으로 다양성과 관용성이 꼽히고 있지만, 이렇듯 종교를 원인으로한 원한에 있어서만큼은 사정이 전혀 다릅다고 할 수 있습니다.


* 참고로 이 영화의 주연을 맡은 '디피카 파두콘(Deepika Padukone)'은 프리얀카 초프라와 함께 인도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여배우 중 한명으로, 2016년 인도 여배우 기준 출연료 1위의 유명인사입니다. 그녀는 빼어난 미모 뿐만 아니라, 볼리우드의 아카데미라 불리우는 필름어페어 여우주연상을 2회나 수상하기도 한 실력파 배우로 손꼽힙니다.

'옴 샨티 옴'이라는 영화로 볼리우드에 데뷔했는데, 데뷔작부터 그야말로 초대박이 터져 일약 스타덤에 올랐습니다. 올해에는 '트리플 엑스 리턴즈'라는 영화를 통해 헐리우드 데뷔를 하기도 했습니다. 

출처 https://korindia.com/index.php?mid=freetalks&document_srl=20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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