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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들의 얼굴
게시물ID : movie_7796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꽃보다륜미
추천 : 2
조회수 : 1220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20/07/11 01:0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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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리꾼'에서의 이봉근 님과
'소년시절의 너'에서의 주동우는

비전문배우와 젊은배우로 볼 수 있을 겁니다.


대중들에게 많이 노출되어 있고,
익숙하기도 한 배우들에게 '예술가'라고 부르는 사람은 많지 않죠.

두 영화에서 보여준 이 두 명의 얼굴을 보고 있노라면,
배우라는 사람은 '예술가'라는 생각을 다시 한 번 느끼게 해줍니다.

심지어 전문적으로 연기를 배우지 않은
이봉근 님을 보고도 그런 생각을 가지게 했으니 말이죠.


'소리꾼'에서 이봉근님의 연기는 어색한 부분이 많은게 사실입니다.
그러나 전문 국악인으로서 이 역할을 가장 잘 소화할 것이라는 것도 사실이죠.
(실제로도 그렇게 하셨구요)

당연히, 국악계에 몸소 계시니 예술가이십니다.

분야가 완전히 다르지만 영화가 '소리'라는 장르를 불러들였을 때,
카메라 앞에서 소리하고 있는 이봉근님은 배우이자 소리꾼이 되는 것입니다.
예술이라는 큰 틀에서 영화에 이물감 없이 다가오는 것은,
완전히 다른 장르라도 예술이라는 큰 틀에서 밀접하게 관계가 있기 때문에 그러하겠죠.

클라이맥스에 이르러 학규의
여러가지 감정이 담긴 소리를 듣고 있노라면 소름이 절로 듭니다.
그것을 카메라로 대놓고 담고 있는 학규의 얼굴은
이 영화의 핵심이자 동력이 되는 것이겠죠.

사실 이 영화의 완전한 클라이맥스는
영화의 2/3 지점 스토리가 아니라,
그 지점에서 카메라가 이봉근 님의
얼굴을 담고 있는 그 쇼트들 일겁니다.


'소리꾼'은 영화적으로 단점이 많습니다.
소리에 대해서는 거의 불만이 없지만,
많은 부분 조정래 감독님의 연출에서 단점이 고스란히 비쳐집니다.

'귀향'때도 그랬지만 진심과 열정 사이에서
서로 상충되는 시퀀스들과 씬들은 영화를 많이 잡아먹고 있죠.
이유리 님을 포함해 주 조연 배우들의 좋은 연기를 선보였음에도 불구하고,
아쉬움이 많이 남기도 하죠.

좀 더 직접적으로 언급을 하자면,
제게 '소리꾼'은 임권택 감독의 '서편제'를 가지고
'춘향뎐'처럼 만든 영화로 보여집니다.


영화의 단점 언급보다 배우들 연기,
특히나 이봉근 님의 그 마지막 소리 클라이맥스를
담은 카메라 쇼트들을 잊을 수 없습니다.

연출적으로 이건 거의 대놓고 찍은 거라
약간의 거부감도 들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출적으로나 연기적으로
압도되는 것은 부정할 수가 없네요.




'소년시절의 너' 역시 영화적으로 보았을 때 단점이 많습니다.

하지만, 중화권의 젊은 배우인 '주동우'를 보고 있으면
이 영화에 완전히 매료됩니다.

'안녕, 나의 소울메이트'에서도 매력적으로 살려낸 캐릭터를
인상적으로 연기했었는데,

좀 더 어둡고 깊은 '소년적니'에서 완전히 우리를 사로잡네요.


이 영화에서의 카메라 쇼트들도
아예 주동우의 얼굴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유독 클로즈업이 많은데다 심지어 직접적으로 잡고 있음에도,
모든 것을 체현해 표현하는 주동우의 얼굴은
그 자체로 이 영화의 핵심일 것입니다.

감정적으로나 기술적으로 분명히 쉬운 연기가 아닙니다.
대부분이 액션이 아닌 리액션을 하는 연기들인데,
리액션을 하는 연기가 액션을 하는 연기보다
잘 드러나지도 않고 어려운 점들이 많습니다.

'소년시절의 너'는 폭력적인 면이 다분하고,
감정의 폭도 커서 다른 리액션 연기들 보다 두드러지긴 하지만,
'주동우'는 여타 많고 많은 폭력의 피해자처럼 연기하지 않습니다.

모든 것을 카메라에 담고 있는 그녀의 얼굴로 설득한다는 것이
무척이나 놀랍고도 대단하지요.

그런점에서 증국상 감독은 배우들에게 많이 의존하는 것도 있습니다.
('안녕, 나의 소울메이트'도 배우들의 연기가 중요하죠)



이번에 '소리꾼'과 '소년시절의 너'를 보고
다시 한 번 배우에 대한 개념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배우는 '예술가'가 아니라는 사람들에 대해,
이 배우들의 예시를 들며 다시 한 번 일갈하고 싶은 마음이 드네요.

배우 마이클 케인은 '배우는 눈을 파는 직업'이라 했습니다.
이 말을 좀더 확장하면 '배우는 얼굴을 파는 직업'이라 할 수도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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