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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사가 아름다운 노래 17 - 한승석 정재일 바리abandoned 중에서
게시물ID : music_11724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쭈꾸미볶음
추천 : 4
조회수 : 1588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5/10/15 14:43:11
요즘 새로이 꽂힌 앨범입니다.
2014년에 발매된 한승석 정재일의 '바리 abandoned'라는 판소리와 서양음악이 콜라보 된 퓨전국악입니다.
바리공주 설화를 현대식으로 재해석한 음반인데 이 시대의 바리(세상으로부터 버려진 사람들)들을 낮은 읊조림으로, 흐느낌으로, 몰아치는 절규로 위로하고 있습니다.
이 앨범은 올해 제12회 한국대중음악상 최우수 재즈크로스오버 크로스오버음반상을 수상했네요.
 
앞서서 소개해 주신 분이 있어서 그 분이 올리신 노래는 빼고, 유투브에 올라와 있는 곡들 중심으로 소개하려고 합니다.
가사가 정말 좋고 음악 자체도 하나도 버릴 게 없는 앨범이라 몽땅 소개해드리고 싶은 맘이 굴뚝같습니다.
 
 
아마 아마 메로 아마 1 (나레이션. 마덥 쿠워를 기억하며)
(아마 아마 메로 아마2를 듣기 전에 곡의 이해를 돕기 위해 1의 가사를 올립니다.)
 
나는 노동자다.
네팔에서 온 불법체류 노동자다.
아니, 나는 노동자였다.
1992년에 나는 죽었다.
나는 지금 두 달 넘게 냉동고 안에 누워있다.
몸이 차갑다.
엄마가 보고싶다.
엄마의 따뜻한 품이 그립다.
내 시신이나마 엄마 품에 안길 수 있을까?
 
 
아마 아마 메로 아마 2
 
처음부터 구슬프게 휘몰아치는 피아노 선율이 가슴을 울립니다. 착취당하고 죽어간 불법체류노동자도 누구의 소중한 아들이겠지요.
아마 아마 메로 아마, 초라 초라 메로 초라를 부르짖는 한승석의 목소리가, 구슬프게 휘몰아치는 피아노가 그렇게 죽어간 이의 넋을 위로하는 진혼곡처럼 느껴집니다.
 
EBS공감 라이브로 들고 왔습니다.
 
 
아마 아마 메로 아마
 
고향은 서쪽 하늘가
눈 덮인 산들은 구름에 안겨
멀고 먼 히말라야
독수리 맴도는 아득한 벼랑에
벌들이 집을 짓는 초여름 저녁
야크 떼 울음소리
산기슭을 넘어오면
들꽃 점점이 돋아난 풀밭에
어머닌 무릎 꿇고 젖을 짜겠지요

아마, 아마, 메로 아마 (엄마, 엄마, 나의 엄마)
마프 고르누스 데레이 데레이 (미안해요, 많이 많이)
돌아가고 싶지만 돌아갈 수 없네요.

너 있는 그곳 어딘가
차가운 눈길에 쫓기고 밀려
낯설은 서울 하늘
있어도 없는 너
달리고 달리다
끝내 네가 쓰러진 막다른 골목
불법체류 외국인 노동자
사인불명 성명미상
병원 영안실 차가운 냉동고
네 몸은 어둠 속에 홀로 길게 누워

초라, 초라, 메로 초라 (아들아, 아들아, 내 아들아)
마프 고르누스 데레이 데레이 (미안하구나, 많이 많이)
찾아가고 싶지만 찾아갈 수 없구나.

고향은 서쪽 하늘가
눈 덮인 산들은 구름에 가려
멀고 먼 히말라야
하늘이 가까워 별들도 가까워
가난한 등불들도 별이 되는 곳
겨울밤 눈보라가
산등성이 내려와서
들창 가만히 두드리고 가면
어머닌 난 줄 알고 문을 여시겠지요

아마, 아마, 메로 아마
마프 고르누스 데레이 데레이
초라, 초라, 메로 초라
마프 고르누스 데레이 데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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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는 노래 (라이브도 있는데 뮤비가 참 좋아서 뮤비를 들고 왔습니다.)
 
말을 아끼겠습니다. 들어주세요. 
 
 
없는 노래
 
길 위에 한 아이
노래 부르며 가네
풀잎 같은 노래는
바람에 흩날리는데
반쯤 감은 두 눈에
불러도 대답없이
모르는 노래 하나
부르며 혼자 가네

새벽 어둠 풀잎 끝에 가만히 맺혔다가
아침 바람 불어오면 가벼이 돌아가는
한 방울 이슬처럼, 한 방울 눈물처럼
온다는 소식 없이, 간다는 기별도 없이
그렇게 가만히 찾아오는 그 노래
그렇게 가뭇없이 돌아가는 그 노래
슬픔도 없는 노래, 아픔도 없는 노래
미움도, 원망도, 그리움도 없는 노래
이 세상 어디에나 가득한 설움
이 세상 어디에도 없는 그 노래

보고 싶지 않아도
자꾸 눈에 들어와
듣고 싶지 않아도
그예 귀에 울려와
가만히 눈을 감고
없는 노래 불러요
없는 줄 알면서도
없는 노래 불러요

저 길에 한 아이
노래 부르며 가네
별빛 같은 그 노래
멀리서 가물거리네
동그만 어깨 위에
어스름 내리는데
세상에 없는 노래
부르며 멀리 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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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너가는 아이들
 
가사를 음미하며 들어주세요.
전쟁과 기아의 최대 피해자는 아이들이죠.
최근에 시리아의 난민도 그렇고 팔레스타인, 아프리카, 티베트..
누더기를 걸친 왜소하고 마른 몸, 그렁그렁한 큰 눈으로 멍하니 카메라를 보는 아이들이 떠오릅니다.
너만은 이 지옥구덩이를 벗어나 살아야 한다며 아이 홀로 등떠밀어 보내는 어미의 심정은 어떨까요. 없는 살림에 뭐 하나라도 더 싸 보내려다 짐이 될까 망설이면서 어미는 얼마나 가슴 찢어지게 울었을까요?
 
우리나라도 알고보면 전쟁의 위험이 항상 도사리는 나라죠. 늙은이들이 전쟁을 일으키지만 정작 전쟁에 나가 죽는 건 젊은이고 가장 큰 피해는 우리 아이들입니다. 저기 파란 지붕에 사는 아이가 없는 어떤 여인과, 개인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전쟁도, 나라를 팔아먹는 일도 아무렇지도 않게 해치우는 자들의 후손들이 득시글 대는 어떤 무리는 지금도 여전히 이 나라를 전쟁의 위험에 빠뜨리고 있습니다. 정권의 생명연장을 위해. 
이 상황에 화가나면서도 무기력한 내 모습에 자괴감도 듭니다. 내 자식들에게는  좀 더 나은 나라를 물려주고 싶은데....
 
 
건너가는 아이들
 
사람들이 말했다.
공주님이 우리의 마지막 희망입니다.
무쇠갓쓰고 무쇠 지팡이 짚고
바리는 길을 떠났다.
설산을 넘고 사막을 지나 바다를 건너갔다.


이 저녁, 세상 어느 모퉁이
가난한 어미들은
먼 길 가는 아이에게
가벼운 짐을 들려주네

더했다가 뺐다가, 뺐다가 더했다가
더할 것도 없이, 뺄 것도 없이
먼 길 가는 아이 손에
건네주는 그 가벼운 짐

모래바람 부는 아프리카
펄럭이는 난민촌 천막 안에서
연기 자욱한 미드이스트(The Mideast)
폭격으로 무너진 폐허 위에서
히말라야 가까운 티베트
버터기름 불밝힌 곰파 안에서

바다를 건너야 할 아이들에게
사막을 지나야 할 아이들에게
설산을 넘어야 할 아이들에게

빵 몇 조각, 옷 몇 가지, 양말 몇 켤레,
돈 몇 푼, 사진 몇 장, 그리고, 그리고
더할 것도 없고 뺄 것도 없는
몇 마디의 말.

“나는 괜찮아,
네가 그곳에 가니까.
넌 우리의 희망이야.
사랑한다”

갈 수 있을까요?
저 바다를 건너, 모래바람 지나
총성과 폭음 속에 무사히
칼바람 부는 얼음산 너머
저 곳에 내가 갈 수 있을까요?
언젠가, 언젠가 우리
다시 만나게 될까요?

아이는 묻지 않았지
아무 것도 묻지 않았지

그 저녁, 세상 어느 모퉁이
가난한 어미들이
먼 길 가는 아이에게
가벼운 짐을 건네줄 때

한없이 무거운,
한없이 가벼운,
그 약속 앞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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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트랙인 '너는 또 그렇게'란 노래도 소개해 드리고 싶지만 유투브에 없어서 아쉽네요.
 
https://soundcloud.com/kongyung/20140529a
라이브 음원을 하나 찾았는데 클릭하셔서 들어보세요.
 
너는 또 그렇게
 
너는 또 그렇게 오겠지
어느 들판 위에서
헤매어 가는 한 이마 위에
문득 흩날리는 눈발처럼
내가 간 뒤에도
내가 오기 전에도
바위 틈을 적시며 흘러나와
고이는 샘물처럼
너는 또 그렇게 와서
조용히 반짝이고 있겠지
내가 있을 때에나
내가 없을 때에도
이른 봄 꽃들은 가슴을 열고
비 개인 초여름 새벽
깊은 땅 속에 잠들었던 매미들
검은 나무를 타고 기어오를 때
놀란 새들이 날아오를 때
그 가느다란 실핏줄 속으로
더듬거리며, 날갯짓하며
너는 또 그렇게 흘러가겠지
꽃들이 진 자리, 진물이 흐를 때에
가을 저녁, 메마른 그 가지 위에
마지막 울음이 흩뿌려질 때에
너도 그렇게 진득히 맺혔다가
너도 그렇게 아득히 흩어졌다가
그렇게 젖고 마르며
맻혔다 흩어져
만나고 또 헤어지며
흐르고 흐르고 흘러가겠지
흐르고 흐르고 흘러오겠지
내가 가면은 너도 가겠지
내가 오면은 너도 오겠지
내가 있으면 너도 있겠고
내가 없어도 너는 있겠지
그래
내가 없어도
너는 또 그렇게 오겠지
어느 봄날 아침에
선잠에서 깨어난 처마 아래
문득 흩뿌리는 빗방울처럼
그래
그렇게, 또 그렇게 너는…….
출처 아마 아마 메로 아마
https://youtu.be/0mIqaTlUu4Q

없는 노래
https://youtu.be/HVSrqPY7Ux0

건너가는 아이들
https://youtu.be/yrapuyWQk1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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