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같이 살던 부모님이 도시생활이 싫다며 제주도로 이사를 가셨다,
바쁜 직업탓에, 부모님 집 한번도 내려가지못하다가, 작년 겨울, 부모님 집에 내려갔는데,
언제부터 눌러 앉았는지, 이 녀석이 현관에서 마중나와 있었다,
부모님이 내가 고양이를 싫어할줄 알고 미리 말을 안해줬단다.
이름은 "화이트"
강아지는 어렸을때 많이 키워봤지만,
고양이는 너가 처음이였다.
조금 더 정확히 말하자면, 내 무릎위에 앉아준 고양이는 너가 처음이였다.
살면서 이별은 내 업 인것 같다,
평생 갈것 같던 봄날 초저녁의 그녀도, 친구도, 너도.
이별에 있어 좋은 이별이 있겠냐만,
최대한 웃으면서 헤어지려고 노력한다,
"그래 이렇게 헤어져도 , 넌 어딘가에 숨쉬고 살아 있으니, 그것만으로 만족 하자고."
근데 사별은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더군다나, 난 사람을 치료하는 사람 인데.
사람이건 동물이건 내곁에서 떠나보내는일은,
매번 적응이 안돼.
다음생엔 건강한 고양이로 태어나길.
2015 ~ 2017 . 03 . 19
집을 나와
마을 버스 타러 걸어가던 연희동 골목길
먹을 것을 뒤적거리던
고양이 한 마리를 만났네
내가 뭐라도 좀 가져다 줄까
추운데 잘 곳은 있는지
그저 앞발만 꾹꾹
꼬리를 한 번 흔들
조심스레 고양이 내게 말하네
배고픈 것은 괜찮아
아무리 추워도 따뜻한 자동차 밑이라면
얼마든지 있는걸
그보다 난 말야
아무라도 누군가 나를 불러주면 좋겠어
단 하나뿐인 이름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