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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노예들
게시물ID : mystery_887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대양거황
추천 : 6
조회수 : 8768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8/04/06 12:3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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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대에 사회 최하층에 있는 이들은 천민이다. 천민 중에서 최하층에 있는 이들이 노비다. 청대 사회는 노예제의 잔재가 여전히 짙게 남아 노비를 기르는 풍기가 지극히 성행했으며, 노비는 지위가 가장 낮고 인신자유가 없으며 주인이 시키는 대로 따르고 학대를 당해야 했으며 짐승과 별반 차이가 없었다. 이른바 노비는 천민이며 법률적으로는 축산품과 같은 취급을 받았다.


청나라 시절의 노비들은 여러 부류들이 있었다. 첫째는 청나라가 산해관을 넘어 중원으로 진격하기 전에 붙잡아 노예로 부린 한족이었고, 둘째는 청나라가 산해관을 넘어 중원으로 진격한 후에 붙잡아 노예로 부린 한족이었으며, 셋째는 범죄를 저질러 국경지역에 보내져 주둔 군대의 노예로 전락한 자이고, 넷째는 너무나 가난해서 노예로 팔린 빈민들이었다.


청나라 초기에는 첫째와 둘째 부류의 노비들이 많았고 후기에는 넷째 부류의 노비들이 많아졌다.


높은 벼슬을 지내는 집안에 필요한 노비들을 공급하고자 전문적인 인신매매꾼들도 있었다. 예를 들어 "소군(蘇郡)에는 등돈호(等囤戶 어린 여자 아이를 일정한 나이가 될 때까지 키워 파는 것을 직업으로 하는 자)가 있었는데, 가난한 집의 딸을 보면 사다가 집에서 키워 많은 돈을 받고 먼 지역으로 첩이나 노비로 팔아버렸다. 혈육을 서로 갈라놓고 사람의 평생을 망치는데 이보다 더 한 것은 없을 것이다.(옥화당양강시고玉華堂兩江示稿의 57쪽)"

 

어떤 지방은 매 번 장날이면 백화가 진열되고 사방 멀리에서 팔려는 노비들이 몰려오곤 했다(장심태의 월유소식 권 3).


또 어떤 지방에서는 홍수나 가뭄 등 자연재해로 인해 가난한 집안에서는 하는 수 없이 아들 딸들을 팔기도 했다. 예를 들어 강희제 20년, 대동과 선부 등지는 연속 몇 해 동안 흉년이 들어 가난한 백성들이 아들과 딸을 팔았는데, 어린 자식은 백 문도 안 되고 장정도 은 1~2냥도 안 되었으며 보는 이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크고 작은 수레들이 끊이지 않고 들이닥쳐 여러 손을 거쳐 판매되곤 했다. 


또 어떤 지방에서는 노예 매매가 아주 창궐했는데 인신 매매꾼들은 집단을 구성해 관병서리들과 결탁해 유괴와 납치와 약탈을 저질렀다. 사천성에서는 토표(土豹 시라소니)라는 이름을 가진 불량배 수십 명이 여자를 납치해 솜으로 입을 틀어막고 커다란 자루에 넣어 둘러메곤 도망쳐서는 배에 싣고서 천강을 건너 호북성에 가져가서 팔았다(납치당한 여자는 개당자開堂子라고 불렸다). 이 토표들이 관문을 지날 때마다 관부의 하인과 서리들한테 돈을 주고 그 대가로 무사히 통과했으며, 지나가는 사람들이나 관리들도 이를 보고도 못 본척 그냥 지나갔다(청인종실록 권97 7년 4월).


노비와 고용노동자들은 모두 종법가장제 체제에 편성된 피압박자들이지만 노비의 지위가 더 낮았다. 가장과 노비 사이에는 엄격한 주인과 하인의 명분이 존재한다. 가장 개인뿐만 아니라 가장 친족 중의 모든 구성원이 노비의 주인이다. 주인과 하인 사이는 종신관계일 뿐 아니라 자손 대대로 이어진다. 주인이 하녀를 첩으로 삼거나 다른 사람한테 첩으로 넘겨주는 경우를 제외하고 노비는 양민과 결혼할 수 없으며, 양민과 천민 사이에는 넘을 수 없는 장벽이 존재한다. 노비는 하녀하고만 혼인할 수 있으며, 그들이 낳은 아이는 가생자(家生子)라고 하여 역시 주인의 노비가 된다. 


통치자들은 노비를 부리기 편리하게 하고자 주인과 노비 관계에 관련하여 일련의 왜곡된 논리를 만들어냈다. 가령 청나라 옹정황제는 이런 말을 남겼다.


"주인과 하인의 신분을 구분해 상하를 분별하고 존비를 정하는 것은 불변의 진리로서 추호의 방임도 허용할 수 없다. 주인과 하인의 신분은 이미 정해진 이상 영원히 바꿀 수 없다. 그 자신과 아내 및 아이들은 주인에게 의존해 옷과 음식을 얻고 살아가기 때문에 배신하려는 마음을 가져서는 안 된다. 그들은 자손 대대로 오래오래 주인에게 복종해야 하며, 또 도리에 어긋나는 짓을 거리낌없이 저지르고자 하는 생각을 감히 해서도 안 된다(동화록東華錄 옹정제 권9 4년 11월)."

출처 한권으로 읽는 청나라 역사 하권(27~3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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