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지하 100층 반값 아파트와 창문세
게시물ID : mystery_938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윤기사
추천 : 1
조회수 : 3505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21/03/01 21:32:00
옵션
  • 창작글
  • 외부펌금지

 

  

1.


서기 2040년.


어느 회색 도시의 아고라 광장 한가운데에 웅장하게 서 있는 의회 건물 안에서

도시의 원로들이 긴급회의를 열었다.


도시에 거주 하는 인구가 나날이 증가함에 따라 더 이상의 거주할 공간이 없어진 시민들이

아고라 광장에 모여 매일 시위와 집회를 열면서 의회 원로들의 심기를 마구 자극 하였으며,


심지어 `00 시민실거주연대` 를 시작으로 이 도시에서 평범하게 살고있는 중산층들이 거주 할만한 공간조차

없이 날마다 이리저리 떠돌이으로 살 바에는 의회에다 납부하는 각종 세금들을 도저히 억울해서 못 내겠다는

'납세 불가 운동' 의 조짐으로 번지기 시작하면서,


원로들이 유력 정치인들과 장관들을 모아 급하게 소집한 회의였다.


원로 중 최고령인 강영도 위원장이 먼저 말문을 열었다.


"여기 계신 위원님들, 도대체 우리 도시의 시민 주택 정책을 어떻게 해결하면 좋겠습니까? 이 도시에는

이제 더는 아파트를 지을 땅이 없습니다. 도시 안에서는 여기 아고라 광장 주변을 빼놓고,

 

각종 그린벨트 지역이나 근교 야산 및 대규모 골프장, 대학교 용지, 심지어 역사 문화재로 등록된

각종 박물관이나 우리 선조들의 왕릉까지 다른 지방 도시로 이전하면서 땅을 마련해 어떻하든 시민들을

위한 아파트를 건설했습니다."


참석한 정치인들과 다른 원로들은 고개만 끄덕일 뿐 아무 말도 없었다. 그 사이에서 눈치를 보던 건설부 장관이

나지막이 맞장구를 쳤다.


"맞습니다. 위원장님 말대로 우리 정부는 10년 전부터 '아파트 개발 10개년 계획' 을 수립하고 2030년부터

금년도 2040년까지 수단과 방법을 안 가리고, 이 도시 위에 초고층 아파트를 열심히 지어 올렸습니다.

또 그것이 시민들이 바라는 뜻이기도 했고요, 그것을 이루어 내라고 시민들이 우리들을 저 아고라 광장에서

선출한 것 아니겠습니까?"


위원장이 목이 타는 듯, 물을 한잔 마시더니 말을 계속하였다.


"10년 동안 진행된 아파트 개발 계획 자체는 정말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그러나 그 결과로 고층 아파트들이 도심에 난립하는 바람에, 남향 집이라도 해가 전혀 들지 않고 촘촘히 지어진 아파트 공간 사이로 골바람이 마구 불어 재껴 예기치 않은 인명 피해가 일어나는 등 부작용도 속출했습니다.

 

저도 의회에서 최고 연장자랍시고 여기에 앉아 회의를 주재하고 있지만, 솔직히 너무 힘들어서 이 의장 자리도

더이상 못 앉아있겠습니다. 이제 도시에서는 더 이상 지을 땅도 없는데, 대체 어디에다 저 밖의 시민들이 원하는

아파트를 지어낸단 말입니까? 이젠 시민들도 우리에게 정말 너무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가 신이라도

되어서 없는 땅을 만들어내고, 그 위에 아파트를 '떡' 하나 세울 수도 없는 노릇 아니겠습니까?"


의장은 골치가 매우 아픈 듯, 손으로 이마를 연신 만졌다.


뒤에서 조용히 자료를 확인하던 건설부 장관이, 큰 결심을 하고는 갑자기 손을 번쩍 들어올렸다.


"의장님, 저의 건설부 기획단에서 이 골치 아픈 아파트 문제를 해결할 묘안을 하나 찾았습니다만…."


의장을 비롯한 그 회의에 참석한 사람들이 일제히 건설부 장관을 쳐다보았다.


"그래요? 무슨 뾰족한 대책이라도 있는 겁니까? 역시 전문가는 다르다니까요! 어여 말씀을 해보시지요.

이러다가 내가 제명에 결코 살지를 못할 것 같습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시민들의 시위에, 집회에…."


건설부 장관이 회의 석상 앞으로 걸어나가 마이크를 잡으며 빔프로젝터를 가동하였다.

빔프로젝터 광선이 비취지자, 회색 벽면이 스크린처럼 되어, 프로젝트 자료가 보이기 시작했다.


"저의 기획단에서 생각해낸 이 프로젝트의 이름은 바로 `반값아파트` 입니다."


"뭐?"


그 자이에 있던 위원들과 정치인들의 표정이 일제히 일그러졌다.


"그러면 그렇지, 난 또 무슨 엄청난 제안을 가져왔나 하고 기대했잖소~"


위원장이 고개를 갸우뚱하며 말했다.


"그 `반값아파트' 정책은 한 40~50년 전쯤부터 심심치 않게 써먹었던 우리 선배들의 정책 아닙니까?

나름 장점도 있었고 부작용도 있었지요. 하지만 지금은 그 '반값아파트' 를 지을 땅이 없어요. 땅이~"


건설부 장관이 살짝 미소를 지으며 발언을 계속하였다.


"아~ 여기서 저희가 말하는 반값 아파트 란, 말 그대로 아파트 지상 1층 분양가의 반값 이하로 시민들에게

분양하는 아파트로, 수십 년간의 아파트 건설 기술을 바탕으로 아파트 지하로 계속 땅을 파기 시작해서

지하 1층부터 거꾸로 계산하여 초 저층인 지하 100층까지의 아파트를 건설하는 초특급 프로젝트의

명칭을 말합니다.

 

집 값의 산정은 말씀 드린 대로 지하 1층 아파트의 분양가가 1층 분양가의 딱 반값이며, 아래로 내려갈수록

분양 가격 또한 점점 내려가게 됩니다. 이 방식은 지상 100층, 지하 100층 총 200층 규모의 신규 건축 아파트와

기존 아파트의 밑단 골조와 보를 그대로 연결하여 지하 100층까지로 재건축을 하는 방식으로 나뉘게 됩니다."


위원장이 모호한 표정을 지으며 건설부 장관에게 바로 물어보았다.


"뭐, 이론적으로는 말이 안 되는 게, 아닌 것 같긴 한데…. 그럼 지하 층에 사는 사람들은

아파트 내부에 햇빛은 고사하고, 밖을 내다볼 창문 조차도 아예 없는 것 아닙니까? 만약 엄청난 세금을 들여 장관님 계획대로 지하에 반값아파트를 건설했는데, 시민들이 외면하고 또 아무도 아파트에 들어오지 않는다면 그 책임은 대체 어떻게 지실겁니까? 장관님? 이건 단순히 장관님이 옷을 벇벗는 걸로 끝날 문제가 아니라 우리 여당 대표인 대통령 부터 해서 정부 근간이 저 야당들의 손에 통째로 넘어갈수도 있어요. 장관님! "


굳은 표정의 건설부 장관이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을 했다.


"어차피 지금 도심의 아파트들도 지상 곳곳에 초고층 건물들이 빼곡히 들어서 있어, 모든 아파트 들이 제대로 햇빛을 구경하기가 어려운 상황입니다. 그리고..."

 

건설부 장관이 계속하여 무슨 말을 하려다, 장내 분위기를 파악하려는 듯 약간의 뜸을 들였다.

 

위원장이 바싹 마른 입술 위아래로 침을 바르며, 계속 이야기하라고 장관에게 재촉하였다.

 

"저... 이 자리에 계신 위원장 님과 여러 위원님 여러분. 혹시, 창문세 라고 들어보셨습니까?"

 

어제 지하 모처에 숨어있는 술집에서 판, 검사들과 3차까지 회식을 가져 '꾸벅' 졸고 있던 법무부장관이 갑자기 아는 단어가 회의 중간에 나오자 벌떡 일어나 대답했다.

 

"꺼억~ 아고, 아고, 죄송합니다. 아직까지 숙취가 있다보니 트름이~ 히히히히. 그, 그거 뭐시나! 저기... 옛날에 영국에서 시민들 주택에 달린 창문의 개수에 따라 부여한 세금 징수 제도 아닙니까? 그래서 시민들이 세금을 안내기위해 있는 있는 창문들을 일부로 막아버리거나, 이후 건축되는 건물들은 대부분의 창문들이 아예 없이 지어지게 되었다는 제도로 알고 있습니다."   

 

"역시 빙고! 하하하하."

 

건설부 장관이 모범학생 처럼 완벽하게 대답을 마친 법무부 장관을에게 엄지척을 하며 방긋 웃었다.

 

"네. 법무부 장관 님의 맞습니다. 지하에 지어지는 아파트의 특성 상, 안타깝게도 지상 아파트와는 다르게 아파트 창문이 전혀없게 설계가 됩니다. 물론 모든 재화가 다 그렇듯, 다 본래의 가치가 있고 돈 값을 하는 겁니다. 아파트시세가 반값 이하로 저렴한 만큼,입주민들이 감수해야 할 부분은 분명히 존재하는 것이지요. 하지만, 라이프스타일과 주거만족도가 과거에 비해 엄청 높아진 시민들의 눈 높이와 특히 자녀가 있는 가정들을 필두로 해서

 

많이들 꺼림직 해 하고 되려 우리가 돈도 없는 두더지 냐? 고 정부의 엄청난 반감을 재기할수 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하면 어떨까요?"

 

위원장을 비롯하여 앉아있는 모든 위원들의 시선이 건설부 장관에게 일제히 쏠렸다.

 

"우리도 창문세를 실시 했던 저 영국처럼 창문세 특별법을 제정하여 지상에 창문을 내고 사는 시민들에게 창문세를 부과하는 겁니다. 한번 생각해 보십시요. 지하 100층까지 해서 햇빛을 아예구경도 못하고 사는 시민들도 잇는데, 똑같은 도시 시민으로서 남들보다 햇빛을 많이 보고 거주를 한다면 당연히 그에 따른 세금부터 정부에 더 내야 하지 않으까요? 지하 아파트에 입주하는 시민들의 역차별을 막기 위해서, 갈수록 고갈이 되어가는 우리 정부의 재정을 좀 더 탄탄히 하기 위해서, 우리 정부도 지하 100층 아파트 건설 공사 승인돠 동시에 창문세 특별법의 발의를 촉구하는 바 입니다. 어떻습니까? 위원장님?"      

 

위원장은 꼴똘히 생각에 빠졌다. 따른건 모르겠지만, 분명 갈수도 국가 세수가 줄어들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근 20년째 이어지는 코로나의 여파로 인한 사망자으 계속된 증가로 인구가 많이 줄어든대다, 몇몇 대학교수들이 합세한 진보 세력을 필두로 조세 저항의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이대로 멍하니 있다간, 우리 정부 관료들 월급 줄 돈도 은행에 빌려할 판국이 되어가고 있다. 건설부 장관의 제안을 잘 만 활용하면, 시민들의 주거 문제와 우리 정부의 재정 고갈 문제 또한 일시에 해결이 될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벌써 정치권에 입문한 지 30년이 넘어가는 정수리가 환한 위원장의 머릿속에는 '그래도 내가 여기서 한 10년은 더 해먹어야지!' 라는 야망과 함께, 갑자기 '일타쌍피'의 고급 진 단어가 떠오르기 시작했다.        

 

건설부 장관이 말을 계속 이었다.

 

"비록 처음에는 집 안에 창이 있어도 밖이 안 보이니 갑갑하긴 하겠지만, 집 안에 지상을 볼 수 있는

카메라 모니터를 많이 설치하여, 수시로 밖을 관람할 수 있도록 최대한의 조처를 해놓겠습니다.

가용할 예산이 부족하신 시민들이 지상 층 보다 훨씬 적은 돈으로 지하 층에 살 아파트를 마련하여

거주하다가, 또 돈을 열심히 모으면 다시 지상의 아파트로 한 칸 씩, 한 칸 씩 이사를 하며 올라가는 겁니다.

 

집도, 절도 없는 시민들에게 아파트를 반값 이하로 지어주고, 또 근면 성실하게 살면서 저축을 열심히 하면

나도 언젠가는 저 하늘 위의 아파트로 올라 갈 수 있다는 강한 동기부여 또한 되지 않겠습니까? 하하하하"


아까부터 가만히 앉아 있던 환경부 장관이 손을 들어 질문을 하였다.


"그럼 맨 아래층인 지하 100층에 사는 사람은 지내다가 혹시 건강 상에 문제는 없을까요?

물론 초 저층용 엘리베이터를 설치 하겠지만 아무래도 땅밑이다 보니 숨 쉬는 공기라든가,

특히 여름철 꿉꿉한 위생관리 등이 최대 단점으로 보입니다만,"


건설부 장관이 기다렸다는 듯이 빔프로젝터 화면에서 자료를 바꾸며 계속 설명 하였다.


"최첨단의 대용량 환기 시스템을 아파트 지상 1층에 건설하여 지상의 공기를 최대한 빨아드려

지하로 순환을 시킬 예정이라 지하 층 사람들이 제대로 숨을 쉴 수 있는지, 또 더운 여름철의 습기는

어떻게 해결 할지 등의 원초적인 주거 문제는 전혀 걱정을 안하셔도 됩니다.

 

지금까지 저희 기획단에서 수많은 방법들과 제안들 분석해 해왔으나, 지금 길거리에 내 앉아있는

집 없는 수 많은 시민들에게 값 싼 아파트를 공급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바로 제가 설명드린

오직 이 `반값 아파트` 와 지상에 거주하는 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창문세의 신설 뿐 입니다."


위원장이 장관의 설명을 다 들은 다음, 감았던 눈을 서서히 떴다.


"다른 위원님들은 건설부 장관의 제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저도 처음에는 저게 무슨 소린가? 했습니다만, 설명을 듣고 보니 이 도시에 아파트를 많이 지을 수 있는

정말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됩니다. 저는 이 제안에 동의합니다."


"맞습니다. 지금 길거리에 나 앉아 집회며 각종 시위를 하는 시민들을 분노를 한시바삐 잠재우기 위해서 라도

건설부 장관이 말한 이 제안은 빨리 시행해야 합니다. 더군다나 정부의 세수 확장을 위해 창문세를 도입하자는 아이디어에 대해 적극 찬성하는 바입니다. 어쩌면 이번 기회에 반지하 단칸방 등에서 햇빛을 거의 못보고 사는 많은 하층 계급 시만들의 표를 우리 정부가 싸그리 흡수할 수 도있겠습니다. 허허허허. 바로 제청합니다."


의장이 동의하는 다른 의원들의 얼굴을 쳐다보고는 고개를 한번 끄덕이며, 의사봉을 하늘 높이 쳐들었다.


"이번 의회에서 제안된 지하 '반값 아파트' 건설 제안은 위원님들의 만장일치로 통과시키도록 하겠습니다. 이상.

탕- 탕- 탕-  자~ 의원님들 고생들 했습니다. 얼른 점심 식사들 하러 옆에 있는 호텔로 가십시다. 오랜만에 맛보는 귀한 음식이 유럽 쪽에서 건너왔다고 합니다. 하하하하."


                                                                        

 

2.

    

서기 2042년


2년 동안, 도시 의회에서 밤낮으로 '반값 아파트' 건설을 매진한 결과, 드디어 지상 100층, 지하 100층 합이 총 200층 규모의 멋진 아파트가 세워졌다.


의회 건물 옆에 흉물처럼 버려져 있던 이 도시의 유일한 야구장 부지를 허물고 신규 건축물로 완공이 되었다.

사전에 모집한 입주 희망자의 청약신청 경쟁률이 사상 최고인 5천 대 1을 훌쩍 넘어섰고, 1층의 최첨단 환기시설과 지하 세대를 위한 각종 카메라 부대 시설까지 합하면 도시 최대 규모의 초 고, 저층 아파트가 지어진 것이다.


반값 아파트에 첫 번째로 입주한 시민들은 일단 따뜻한 내 집이 생기니 '좋아라' 소리치며 아고라 광장 거리를 마구 뛰어다녔고, 한편 반값 아파트가 지상에 커다랗게 하늘을 향하며 지어진 결과, 그나마 남향으로 햇빛이 잘 들어오던 의회 건물에는 그 흔한 봄날의 햇살하나 들어오지 않는 아주 썰렁한 곳이 되어버렸다.


                                                                                 ***


서기 2045년.


네 쌍둥이 다자녀 가족으로 간신히 청약에 간신히 당첨되어 지하 100층에 살게 된 한 가족의 굶어 죽은

시신이 발견된 사건이 발생하였다. 그 시체도 숨을 거둔지 대략 1년 만에, 바로 윗층인 지하 99층에서

화장실 대변기가 자꾸 역류한다는 신고를 받고 이 아파트의 시설 담당자가 지하 100층 가정에 우연히

방문하였다가 그만 엄청나게 부폐가 되고, 구더기로 뒤덥힌 시신들을 발견하게 된 것이다.


수사관들이 아파트 부속 시설인 1층 의료실에서만 특별히 볼 수 있는 지하층 거주 가정의 집 내부 화면을

확인한 결과, 총 6명으로 구성된 일가족이 지상으로 나가는 유일한 이동 수단인 지하층 엘리베이터의

고장으로 1년 동안이나 지상으로 나갈수가 없었으며(엘리베이터가 기계 오작동으로 지하 99층까지만

내려갔었다고 하며, 그러나 아파트 중앙통제실에서는 이 엘리베이터에서 그 어떤 이상의 징후도 발견할 수

없었다고 함), 너무나 깊숙하게 설계가 된 지하층 아파트였기 때문에 기본적인 전기를 포함하여 휴대전화기, 인터넷 등 그 어떤 통신장비도 어느 순간부터 전혀 연결이 안 되었던 것으로 조사 결과 들어났다.


경찰청장이 아고라 광장에서 금번 일가족 자살 사건의 공개 브리핑을 열면서,


배고픔에 지친 네 쌍둥이의 아빠가 다른 층의 사람들에게 구조 신호를 보내기 위해 화장실 변기에 막힐

만한 이물질을 억지로 집어넣어 위층 세대의 화장실 역류를 유도했으나, 지하 99층에 살던 사람들이 하필

1년 동안 해외여행을 다녀오는 바람에 이마저도 실패로 돌아간 것 같다고 엄숙한 표정으로 발표하였다.


더욱이 놀라운 사실은 시신 확인 시, 가족 중 가장 마지막까지 살아있던 것으로 추정되던 다자녀 가족의

아빠가 과거 의회의 지하 `반값아파트` 계획을 추진했던, 전 건설부 장관의 아들로 밝혀지면서 시민들에게

크나큰 충격과 슬픔을 안겨 주었다.


더군다나 일가족 자살 사건이 시민들에게 알려진 지 며칠 후, 빨리, 빨리 건설하라는 의회 지시로 초 스피드로

급하게 지어진 지상 100층 아파트 부분의 외벽이 일부 낙하하면서, 그 옆의 의회 건물 지붕과 회의실 천장을

크게 파손시키는 웃지 못할 피해 사고 또한 발생하였다.


다행히, 의회가 열리는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의장과 의원 일행이 외국 아파트들의 건설 실태를 점검하기 위해

장 기간 해외 시찰을 떠난 덕분에 불의의 인명 사고가 발생하지는 않았다.


또한, 이 무슨 운명의 장난인지 지하 `반값아파트` 의 최초 제안자 였던 전 건설부 장관이, 아들의 비보를

듣고는 갑자기 행방불명 되었다가, 반값아파트 지상 100층의 펜트하우스 창문에서 그만 추락, 사망하여 결국, 자신이 계획하고 주도한 '지하 반값아파트' 에서 그렇게 안타깝게 인생이 끝나고 말았다.


하지만 안타까운 위 사건들과는 별개로, 기존 아파트 지하 100층 재건축 계획으로 내 집이 없었던 시민들의

엄청난 지지와 응원을 받은 `반값아파트` 2호 단지 공사가 벌써 내년 초에 완공될 예정이며, 2호 입주자 청약

신청을 받은 첫날, 경쟁률이 이미 일만대 일을 가볍게 넘어섰다는 기사가 주요 일간지의 톱 일면을 장식하였다.


이 처럼 후세 사람들이 선대의 지하 `반값아파트` 계획을 과연 성공적인 정책이었다고 평가 할는지는,

후세 사람들이 비로소 선대가 되어서야 제대로 된 판단을 받을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엊그제 정기 의회 안건으로 지하 100층 반값아파트 3호 건설 계획이 순풍에 노를 저어가는 돛단배처럼

단 5분만에 속전 속결로 승인되었다.

 

 

또한 `창문세`라는 희한한 조세의 명목으로 줄기차게 세금을 거둬들였던 정부와 의회에서는 축적된 막대한 세금을 가지고 아고라 광장에 서 있는 기존 의회 건물의 10배 가까이나 되는 엄청난 위락시설을 갖춘 의회 건물을 여의도 재건축 아파트를 밀어버린 빈 부지에 완공하기에 이르렀고,

 
도시 신사 같은 이미지를 풍기는 흰머리 가발을, 훤한 정수리에다 특별하게 맞춘 위원장이 의회 신청사 준공식에 참석하여 준공 기념 테이프를 가위로 멋지게 잘랐다.
 
그러면서 위원장의 머릿속에는 시민들에게 새롭게 세금을 걷어드릴 수 있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갑자기 떠올리게 되는데?
 

 흐흐흐. 자신과 같이 머리에 가발을 쓰거나, 때때로 머리카락을 붙이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외모를 상대에게 감추기 위해 내야하는 세금. 즉 '가발세' 를 이번 정기 의회 안건에 꼭 상정해야겠다고 결심했다.

 

그 순간, 초고층 아파트 사이로 불어닥친 엄청난 골바람들이 위원장이 공들여 치장한 흰머리 가발을 순식 간에 하늘 높이 날려버렸다. 

꼬릿말 보기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