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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신들의 황제, 옥황상제
게시물ID : mystery_944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대양거황
추천 : 4
조회수 : 6185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22/07/02 00: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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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중국의 신들 중에서 가장 유명하고 또 가장 강력한 신은 바로 옥황상제(玉皇上帝)일 것입니다. 

 

노천야(老天爺 늙은 하늘의 할아버지)라고도 불리는 옥황상제는 서유기 같은 인기 있는 소설들에 자주 나오는 신이라서 중국인들에게 그만큼 친숙하기도 합니다. 

 

또한 현대에 와서는 중국인들 뿐만 아니라 중국의 문화적 영향을 받은 한국이나 베트남 등 주변 동아시아 국가들의 사람들도 옥황상제를 ‘모든 신들을 지배하는 최고의 신’이라고 여깁니다. 

 

그러나 옥황상제가 처음부터 최고의 신이었던 것은 아닙니다. 옥황상제라는 이름은 아무리 오래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고 해도 중국 남북조 시절, 제나라(齊 서기 479~502년)의 학자인 도홍경(陶弘景:456∼536)이 쓴 책인 동현영보진령위업도(洞玄靈寶眞靈位業圖)에야 처음으로 ‘옥황(玉皇)’이라는 이름이 보입니다. 

 

옥황상제 이전에 중국 신들의 우두머리는 북극성(北極星)의 신인 태일신(太一神 또는 태을신太乙神)이었습니다.

 

옥황상제.jpg

 

옥황상제1.png


그러다가 당나라(唐 618~907년)가 들어서면서 옥황상제의 위치는 큰 변화를 맞습니다. 

 

당나라를 세운 이씨(李氏) 황실은 도교(道敎)의 창시자인 노자(老子)의 이름이 이이(李耳)고, 자신들의 성씨와 같다는 점을 노려서 “당나라는 노자의 후손이다!”라고 주장하면서 도교를 열렬히 숭배했습니다. 그리하여 도교의 신들 중 한 명이었던 옥황상제도 그 이름이 널리 알려지면서 매우 유력한 신으로 위치가 높아졌습니다.


아울러 송나라(宋 960~1279년)의 3번째 황제인 진종(眞宗 968~1022년)이 황실의 권위를 드높이고자 “송나라 황실은 천지만물을 지배하는 최고의 신인 옥황상제로부터 하늘 아래의 세상을 다스릴 권한을 받았다!”라고 선전하면서 옥황상제는 중국의 모든 신들을 지배하는 최고의 신이 되었습니다. 

 

실제로 진종은 궁궐 안의 자복전(滋福展)에 옥황상제의 신상을 만들어 모셨으며, 옥황상제에게 태상개천집부어력함진체도옥황대천제(太上開天執符御歷含眞體道玉皇大天帝)라는 칭호를 올렸습니다.


진종 못지않게 도교를 열렬히 믿은 송나라의 휘종(徽宗 1082~1135년) 황제도 태상개천집부어력함진체도호천옥황상제(太上開天執符御歷含眞體道昊天玉皇上帝)라는 칭호를 올림으로써 옥황상제의 위치는 더더욱 굳건해졌습니다.


그리고 불교의 창시자인 석가모니의 일대기를 모방하여 만들어진 도교의 경전인 고상옥황본행집경(高上玉皇本行集經 줄여서 옥황경玉皇經)에는 옥황상제의 일대기도 기록되기에 이릅니다. 이 옥황경에 묘사된 옥황상제의 일생은 이렇습니다.


옛날에 광엄묘락국(光嚴妙樂國)이란 나라가 있었습니다. 그 나라는 정덕왕(淨德王)과 보월광왕후(寶月光王后)가 다스렸는데, 두 부부는 늙도록 아이가 없어서 고민하다가 “저희에게 아이를 주십시오.”라고 기도를 올렸습니다. 그러자 어느 날 밤, 왕후의 꿈에 노자와 여러 도사들이 하늘에서 왕궁을 찾아와서는 온 몸이 눈부시게 빛나는 남자아이 한 명을 왕후에게 주었습니다.


그리고 곧바로 왕후는 임신하여 1년 후에 아들을 낳았습니다. 아들은 어른이 되어서 임금의 자리에 올랐고, 나라를 평화롭게 잘 다스리다가 보명향암산(普明香岩山)에 들어가 무려 1억 3천 200겁(劫 12조 9천 6백 4억 1472만 년)을 수행한 끝에 큰 깨달음을 얻고 모든 신들을 다스리는 옥황상제가 되었다는 것이 옥황경의 내용입니다.


아무튼 송나라 이후로 옥황상제는 바다의 용왕(龍王)과 저승의 염라대왕(閻羅大王) 및 하늘에 사는 사천왕(四天王)과 탁탑천왕(托塔天王)과 나타태자(哪吒太子), 이랑진군(二郞眞君), 뇌공(雷公), 태상노군(太上老君), 적각대선(赤脚大仙), 거령신(巨靈神), 태백금성(太白金星), 진무대제(眞武大帝), 천리안(千里眼), 순풍이(順風耳) 같은 무수히 많은 신들을 다스리며 명실상부한 신들의 황제로 군림하고 있습니다.


다만 도경에서의 엄숙한 위세와는 달리, 민간에 퍼진 소설들에서는 옥황상제를 무능하고 어리석다며 조롱하는 내용들이 더 많습니다. 

 

유명한 소설인 서유기에서도 옥황상제는 온갖 신통력을 얻어 날뛰는 손오공을 보고 “저 원숭이 요괴가 혹시 내 자리를 빼앗으면 어쩌지?”라고 두려움에 떨다가, 휘하의 신들이 모조리 손오공한테 참패하자 석가모니한테 도와달라고 애걸을 하는 불쌍한 모습으로 그려집니다.


또, 명나라(明 1368~1644년) 말기에 큰 흉년이 돌아 굶주린 백성들이 사방을 떠돌면서 부른 노래 중에서 “세상을 이렇게 엉망진창으로 만들다니, 옥황상제는 너무 늙어서 눈이 멀고 귀가 먹었느냐? 더 이상 상제 노릇을 못할 바에야 하늘에서 떨어져 버려라!”고 저주하는 내용도 들어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최고신인 이상, 사람들의 기대가 너무 크다 보니 그만큼 욕도 많이 먹은 듯합니다.

출처 중국의 판타지 백과사전/ 도현신 지음/ 생각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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