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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엔탈 슈퍼마켓에 얽힌 미스터리 2
게시물ID : mystery_945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남극곰316
추천 : 1
조회수 : 693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22/11/21 13: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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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상대로 얼마 못 가고 가게가 망해서 문을 닫았다.
   의외로 꽤 장사가 잘 되어서 유별난 오리엔탈 잡화점이 우리 동네에 생기게 되었다.
   이렇게 끝이 나야 할 얘기였다. 그랬다면 잡화점 하나 생긴 얘길 가지고 뭘 그렇게 수선을 부리느냐고 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이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을 안다면 그렇게 간단하지가 않다.
   처음엔 그게 음모인 줄 모르고 상술이 좀 허술하다고만 생각했지만, 어쩐 일인지 나는 처음부터 남들과 다른 것을 얼른 알아봤다.

   잡화점이 개장을 하고 한 달이 넘게 앞을 지나다니면서도 안에 들어가서 뭘 사야겠다는 마음을 내질 못했었다.
   지구촌 난리에 동네 슈퍼마켓의 중국 여자는 한국에서 렛츠비를 공급받지 못했다. 캔커피를 마셔 버릇하던 나도 입이 너무 심심해 고역을 치르게 됐다. 참 우연이고 다행이도 키키네서 캔커피를 발견했다.
   키키네는 일본에서 들여온 보스 커피가 있었다. 브랜드 이름은 몰라도 달짝지근하게 연유를 넣은 베트남 커피, 태국식 에스프레소와 라떼도 있었다. 한 종류당 일곱 개씩, 줄을 맞춰 진열된 캔커피가 다섯 종류나 되었다. 타이 라테 맨 앞줄에 일 불 팔십 센트라고 딱지를 붙여놨다.
   캔커피 때문에 매일 키키네를 다니다 연방 군인의 날 늙은 여자를 처음 만났다. 평소에 늘 키키가 카운터를 지키고 있던 것과 달리, 그날은 늙은 여자가 카운터에 앉아있었다. 
   일하는 시간에 직원이 카운터에 앉아있네. 키키는 성격도 좋은 사장인가 봐.
   한 손에 캔커피를, 다른 손엔 일 불 팔십을 들고 카운터에 서서 나는 늙은 여자를 꽤 오래 바라봤다. 여자는 아까부터 멍하니 창 밖만 내다보고 있다. 창으로 해가 쏟아져 들어왔다. 여자의 눈은 고양이가 졸고 있는 것 같기도 하고, 따스한 볓에 취한 것 같기도 하게 조용했다.
    창 밖엔 기념식에 참가하느라 군복을 입은 노인들이랑, 돌아가신 베테랑의 훈장을 찬 젊은 군인 대 여섯이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군인의 날이면 항상 여기 앉아서 저 버스정류장을 내다봐. 술 취한 군인들이 버스를 타고 어디론가 가고, 어디선가 돌아와. 일 년에 하루만 이름이 불리는 자들이야. 전쟁영웅이 된다는 거. 참 슬픈 것 같애.” 
   군복 입은 군인들이 술을 마신다는 얘긴 들어보지도 못했다. 군복 입고 술에 취해 거리를 활보하는 게 말이나 된단 말인가? 그리고 항상이라고 한 소릴 나는 분명히 들었다. 가게 차린 지 일 년도 안됬잖는가. 
   그 후로도 여자를 두 어번 본 적이 있다. 커피를 사러 갔는데, 가게문이 잠겨 있었다. 너무 이르게 왔는가 싶어 보니 오픈 사인엔 불도 켜져 있고, 10시를 훨씬 지나 10시 30분이 다 되었다.
   유리문으로 안을 들여다보니 늙은 여자가 보였다. 일층 간이부엌 옆 제일 구석진 선반 앞에 등을 지고 웅크리고 앉아, 꺼내는 것 같기도 하고 숨기는 것 같기도 하게 뭔가를 하고 있었다.

   More food upstairs (위층에 음식이 더 있습니다)
   이층이 있다고 해서 놀랐는가?
   우리 딸은 서양에서 자란 동양 애라 키키네가 생기자마자 가게 구경을 했다가 실망만 했다. 다른 날 함께 이 층에 올라가 보자고 애를 달랬었다.
   손님 없이 한가한 날 미안한 생각이 들기도 한 데다, 딸 생각이 나서 이 층으로 올라가 보게 됐다. 올라가는 길에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구석구석 설치된 CCTV였다. 이 층엔 코너마다 설치가 된 CCTV가 여섯 개나 되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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