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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미스터리
게시물ID : mystery_956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마포김사장
추천 : 2
조회수 : 1395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26/01/26 13:3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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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지난 7일 예술의 전당에서
연극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이 개막했다.
 
작년 연말이었나.
영국과 상하이에 이어
한국에서도 공연한다는 뉴스를 보았을 때만 해도
아니, 대관절 무슨 재주로 저걸 연극으로 만든다는 걸까
의아했는데 후기를 보니 실사화도 굉장한 모양이다.
 
나도 구경해보고 싶어서 티켓팅을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아쉬운 마음을 달래며 이런저런 후기를 구경하다가
우연히 일본의 어느 관객이 스튜디오 지브리에 보낸 편지에
답장을 받았노라며 올린 글을 발견했다.
 
관객이 보낸 질문은,
센이 '이 돼지들 중에 부모님이 없다'는 걸 어떻게 알아맞혔을까요?
라는 것이었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마지막 장면에서 유바바는
센에게 돼지우리 속 수많은 돼지 가운데
부모님을 찾아보라는 미션을 던진다.
 
한동안 고민하던 센이
“이 중에 우리 부모님은 없다”
는 답을 하자 팡파레가 울리는데,
애니메이션에서는 답을 도출해내는 과정에 대한
딱 부러지는 해설 없이 미스터리로 남아 있다.
 
그렇다면 스튜디오 지브리의 대답은 무엇인가.
 
“센이 특별한 능력을 익혔기 때문에
부모님과 돼지를 구분할 수 있었던 것은 아니다.
10세의 여자아이가 수많은 위기를 뚫고
'살아가는 힘'을 획득하면,
모두 자연스럽게 그 답을 맞힐 수 있을 것이다,
라는 것이 미야자키 감독의 대답입니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은 센과 같은 아이들에게
“세계는 깊고 버라이어티가 풍부하다는 것을 알아주었으면 한다.
너희들이 살고 있는 세계는 무수한 가능성이 있다.
그러니까 괜찮다, 너는 잘 해나갈 수 있다”
는 얘기를 전하고 싶어서 이 영화를 만들었다고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은 판타지의 세계를 그린 동시에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를 그린 작품이다.
아울러 이 작품의 테마는,
현실과 동떨어진 미소녀나 희귀한 마음의 소유자가 아닌,
비틀거리는 팔다리와 퉁명스러운 표정으로 지금을 살아가는 아이가
위기에 직면해 이를 스스로 돌파해 나감으로써 살아가는 힘을 획득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살아가는 힘'이란
'나쁜 어른의 교활한 꾀를 간파할 수 있는 능력'이다.
아마 이야기 시작 전의 센(치히로)에게 유바바가
돼지우리 속 수많은 돼지 가운데 부모님을 찾아보라는
미션을 주었다면 답을 맞힐 수 없었으리라.
 
즉, 센이 가짜를 간파할 수 있었던 것은
시련을 겪었기 때문이고,
수많은 시련을 통해 진실을 포착할 수 있는 힘을 얻게 되었다는 얘기다.
 
실은 이번에 출간한 북스피어의 신간 <센의 대여서점>에도
비슷한 얘기가 나온다.
책이 비싸서 대여료를 받고 빌려주는
‘세책점’이 많았던 에도시대가 배경인 이 소설은,
무거운 책궤를 지고 집집마다 다니는 장사였기에 남자들이 담당했던 세책업계에 뛰어든 센이,
금서와 사라진 원고와 환상의 책을 찾는 동안
갖가지 시련을 터프하게 해결하며 성장해 나가는
시대 미스터리+비블리오 소설인데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과 겨뤄도 지지 않을 정도로 흥미롭거든요.
 
혹시 저처럼 연극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티켓팅에 실패하신 분들은
이 소설로 시름을 달래주시면 좋겠다는 것이 저의 작은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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