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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압) 탱커 한 명 없는 이 팀에서 나는 유일한 힐러였다.
게시물ID : overwatch_5489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임Au님
추천 : 14
조회수 : 681회
댓글수 : 16개
등록시간 : 2017/06/29 07:52:05
[표현력 구림 주의, 글 못씀 주의!!!]


이런 형식의 글은 난생 처음 써보지만,

아침감성의 힘을 빌려 용기내보았습니다!


편하게 쓰기위해 문체가 반말투입니다 ㅠㅠㅠㅠ

게다가 마지막에 갈수록 점점 졸려서(지금까지 밤샘 ㅠㅠ) 말이 좀 엉망진창에 이상할 수 있어요ㅠㅠㅠㅠㅠ

그 점은 양해 부탁드려요ㅠㅠㅠㅠㅠ



그럼 받아랏 이과생의 문과감성을!!!!








탱커 한 명 없는 이 팀에서 나는 유일한 힐러였다.









평화로운 평일 낮.

예나 지금이나 여전히 백수인 나는 

그 날도 어김없이 날짜와 시간 감각을 잃어버린 채로 오버워치를 켰다.


평소라면 못해도 한 두명 정도는 오버워치 접속중일텐데,

그 날은 유독 아무도 접속 중이지 않았다.

그제서야 난 "월요일이되면짖는개"가 "월월월우어루어뤄월!!!!!!!!" 하고 짖던 것과,

며칠 전 시험 공부를 하지 않았다며 자랑스레 말하던 대학생 지인이 떠올라 "아" 하는 깨달음의 탄식을 내뱉었다.




잠깐 짧게 소개하자면 난 힐러 유저다.

그 중에서 특히나 메르시를 가장 많이 플레이한, 

시메트라를 포함한 모든 지원가들을 다룰줄 알긴 하지만 보통 주위에서는 메르시 원챔러라고 부르는 그저 평범한 플레티늄 유저이다.


진성 힐러 유저이다보니 유독 솔큐에 대한 두려움이 알게모르게 있는 편이라,

평소같으면 아는 사람 아무나 접속할때까지 배틀넷 친구목록창만 옆에 켜둔 채로 오유나 다른 게임을 했겠지만

그 날의 나는 어째서인지 내 마우스에 메르시가 잡히게 될 늘 짜릿하고 새로운 그 순간이 오는 것을 참지 못하고 빠른대전을 홀로 돌리고야 말았다.


하지만 로딩 화면에 이집트 석상 두 마리가 포착되고 뒤이어 "공격을 준비하십시오" 라는

이쁜 목소리를 가진 아테나의 말이 들림과 동시에 화면에 4명의 딜러들이 순식간에 튀어나오는 것을 보고서야

괜히 돌렸구나 하는 후회가 뒤늦게 몰려왔다.


내 건너편에서 나처럼 영웅을 고르지 못하고 있는 저 사람 또한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으리라고는 쉽게 예상되었다.

그리고 이내 그 사람은 자포자기하듯 꿀잼 썸브롸를 고르긴 하였으나
그 픽을 하기까지 얼마나 고된 멘탈수련이 있었을지 어렴풋이 짐작이 갔기에 나는 차마 그 사람을 원망할 수는 없었다.



이제 마지막으로 남은 건 나 뿐이었다.

'어차피 진성 힐러라 힐러를 할거라면 조금이라도 더 나을법한 애로 골라보자.'

조합따윈 개똥으로 줘버린 상태에서 조금이라도 더 도움이 될만한 힐러를 고르는 것도 일이었다.


아나를 골라서 날아다니는 딜러들 힐주느라 내 손목을 부러뜨려 볼까?

메르시를 골라서 자신을 살리지 않았다며 욕을 먹고 불로장생을 할까?

젠야타를 골라서 아직 보이진 않지만 분명 있을 것 같은 적 위도우한테 뚝배기가 깨져볼까?


오랜 고민 끝에 결국 그나마 힐 주기도 낫고 도망도 여러모로 편할법한 루시우로 골랐다.



루시우를 고르고나서 찬찬히 주위를 둘러보니, 이미 팀원들은 좁은 기지 안에서 바쁘게 날아다니며 주위를 난장판으로 만든 뒤였다.

그 광경을 보자 비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심사숙고하며 영웅을 고르고 골라,
그나마 너희에게 조금이라도 더 쓸모있었으면 하는 루시우를 골랐던 내가 참 한심하기 그지없어 보였다.

하지만 이런 내 고충은 저들에게 절대 닿을리가 없다는 것을 너무나도 잘 알기에 애써 신경쓰지 않으려 근처 벽에 손을 짚고 땅에서 발을 떼었다.


뒤늦게 벽타기 재주를 선보이며 손을 풀고 있자, 정면 문앞에서 무언가 "절그덕!" 하는 소리가 순간적으로 들렸다.

주위를 잠깐 돌아보니 나 말고는 아무도 듣지 못했던 모양이었다.

혼자 긴장하며 문에 바짝 붙어서 바깥을 보니 이미 정크랫이 자신의 뒷태를 보이며 아지트로 돌아가고 있었고,

그 위에는 수문장마냥 입구를 주시하며 지키고 있는 위도우가 보였다.



"문앞에 정크가 덫깔고 2층에 위도 있음"



이렇게 알려줬으니 이제 덫 따윈 빠르게 제거하고 위도랑 근처 어딘가에 숨어있을 정크랫을 바로 역관광 시킬 수 있겠지


...그렇게 생각한 건 큰 오산이었다.


알려준게 무색하게 우리 겐지는 문이 다 열리기도전에 허공을 향해 팔을 허우적 거리며 앞으로 달려나가다
덫에 걸려 자신의 발밑에서 터지는 지뢰로 인해 강제로 기지로 되돌아가게 되었고,

트레이서는 겐지따위 쳐다도 보지않고 호기롭게 "예이!" 라고 외치며 달려나가다
순간적으로 길게 이어지는 레이저 빛줄기를 따라 뚝배기가 깨진 것이었다.


머릿 속으로는 "이건 빠대이고 져도 상관없으니 즐기자" 라는 것을 분명하게 알고는 있었으나,

막상 저 상황을 눈앞에서 지켜보니 암에 걸렸던 암이 다시 암에 걸린 기분이 드는 것은 어쩔 수가 없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블리자드의 마지막 매칭 양심인지 우리팀 맥크리가 적 위도우를 시작으로

정크랫, 트레이서까지 홀로 쓸어나가는 기적을 보여주는 장인이었기에 A거점은 무난하게 뚫을 수 있었다.


허나 그걸 아는지 모르는지 우리 팀 겐지는 적 겐지를 향해

"겐지 차이 ㅇㅈ? ㅋㅋㅋㅋ" "겐지 캐리 오져따" 라며 도발을 시전하기 시작하였고,

그 도발에 적팀은 2탱 2딜 2지원가 라는 극한의 단합력으로 대신 답해주었다.


새롭게 등장한 윈스턴과 메이와 시메트라의 쌈싸먹기 세례로 겐지는 정신차릴 날조차 보이지 않았고,

B거점 공격이라는 목표가 무색하게 도리어 입구컷이라는 자존심에 스크래치만 생기고 있었다.


그렇게 한참동안을 지속되었던 입구컷은 내가 우리 맥크리를 집중케어 하기 위해 메르시로 영웅을 바꾸고,
부활궁까지 쓰고나서야 겨우 벗어날 수 있었다.


더군다나 입구컷에 신났던 적팀들이 오만 궁을 알아서 다 갖다바쳐 주었기에

이제 우리는 우리의 궁만 그대로 들고가서 써주기만 하면 이기는건 시간문제였다.

비록 내 메르시의 궁이 아깝게 빠지긴 했으나 어차피 메르시 궁은 제일 빨리 차는 법이니...


앞서나가는 맥크리와 이어진 푸른 빛줄기를 보며 잠시 기대에 찬 생각을 했다.

'드디어 이길 각이 조금 보이는건가!'




방금의 시련을 극복했던 탓인지 잠시 동안 이지만 우리 팀은 서로 모여가자며 단합을 하기 시작했고

차례차례 궁을 연계하여(연계라고는 하지만 그저 서로 번갈아가며 궁을 쏟아부은 것 뿐이었다) B거점의 총 3칸 중, 단 한 번의 공격 만에 2칸을 먹는 기염을 토할 수 있었다.



"와 그래도 빠대에서 이 조합(이 때도 여전히 5딜 1힐이었다)으로 B거점 2칸까지 먹었으면 진짜 많이했다!! 이건 져도 후회없다!!"



...라는 생각은 나 혼자서만 한 것이었나보다.


(내가 개인적으로 봤을 때 딜러들 중에서 제일 잘했던) 맥크리가 처음으로 채팅을 쳤다.


...그것도 쌍욕과 함께



"씨X 겐지 내놔라 존X 못하네 겐지 왜하냐?"



당연하지만 정상인이어도 저 말을 듣고 곱게 대답할 수 없을텐데,

하물며 초장부터 적팀을 향해 온갖 도발을 곁들이며 중간중간 팀 채팅으로 쌍욕을 퍼붓던 겐지가 납득 할 수 없으리란 것은

지금 내 옆에서 곤히 자고 있는 우리 집 멍뭉이들조차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 말을 기점으로 두 사람은 채팅으로 미친듯이 싸우기 시작했고,

서로 채팅을 치느라 갑자기 멈춰서는 경우도 허다했으며 그럴때마다 적팀에게 뚝배기가 깨지고

그럼 또다시 서로를 탓하며 욕을 퍼붓는 악순환이 이어지고야 말았다.



그렇게 방금 단합했던 팀이 맞나 싶을 정도로 아까보다 더 심각하게 입구컷을 당하기 시작하였다.


내 부활 궁으로도 구제가 되지 않았다.

루시우로 이속을 넣어봐도 소용이 없었다.

아나로 힐벤과 수류탄을 맞춰봐도 소용이 없었다.

젠야타로 부조화를 걸어봐도 소용이 없었다.


내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모든 것을 시도해 보았다.

하지만 성과는 전혀 없었다.


잘하지는 않아도 최소한 열심히는 하는듯 했던 겐지조차도 대놓고 던지기 시작했으며,

맥크리는 이미 한조로 바꿨고 활과 화살은 어디서 잃어먹었는지 그저 무릎만 꿇고 앉아 감정표현 자랑만 하느라 정신이 없었으며,

그 광경으로 나머지 팀원들도 멘탈이 나가 의욕을 잃은지 오래였다.


그렇게 채워지지 않는 우리 팀의 궁 게이지와 함께 시간은 의미없이 흘러만 갔다.



'그래... 이정도 했으면 됐어... 난 열심히 했고, 이 조합으로 이만큼 거점 먹은 것도 용한거야... 난 최선을 다했어...'

나 또한 터질뻔한 멘탈을 멜시호흡기로 겨우겨우 살려두며 의미없는 딱총질만 반복할때 즈음...



"서둘러요! 우린 할 수 있어요!"



메르시의 다급하면서도 굳건한 목소리에 정신이 퍼뜩 들었다.

그래, 이제 겨우 한 칸 남았는데 어차피 질거라면 최후의 발악이라도 해봐야겠지?


"...이기기 위해서야. 어쩔 수 없어"

혼자 중얼거리며 난 바로 기지로 되돌아가 H키를 눌렀다.

아까 솜브라를 했던 팀원은 언제였는지는 몰라도 다른 영웅으로 바꾸어 지금은 솜브라 자리가 비어있는 것을 확인했다.


"미안해 메르시. 이번 한 번만 솜브라 할게. 던지는거 아니야"

그렇게 난 난생 처음으로 내 안에서 은연중에 금기시 되어왔던 암살자라는 영웅을,

솜브라라는 영웅을 잡았다.






탱커 한 명 없는 이 팀에서, 나는 유일한 힐러였다.

하지만 지금부터 난 처음으로 공격영웅을 들고, 캐리라는 걸 해볼 것이다.

그런 각오를 다지며 영웅창을 닫았다.


남은 시간을 확인 할 여유 따윈 없었고,

난 바로 바깥 상황을 재빠르게 훑어보았다.



다행히 적 팀 모두 이 기지의 1층 입구 만을 포커싱하고 있었다.

조용히 홀로 2층으로 올라가 은신을 쓰고 아무도 없는 오른쪽 샛길로 가서 절반의 적팀을 지나쳐 뒤도 돌아보지 않은채로 달렸다.


계속 달렸다.


달리다보니 좀 더 뒤쪽 맞은 편 2층에 서서 적팀 위도우가 메르시와 같이 자리를 잡고 있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아뿔싸! 내 은신 시간이 간당간당 하다.


최대한 위도우와 메르시의 눈에 띄지 않을만한 좁은 골목길로 빠르게 들어갔다.



'세이브!'

아슬아슬하게 위도우를 지나쳐 골목길에 들어가자마자 은신이 풀렸다.

그 때...




"나 보고싶었어~?"





........미친!!!!!!!!


순간 육성으로 욕이 나왔다. 암살자라는 놈이 이렇게 목소리를 크게 내다니?

'혹시 들었을까? 들렸겠지? 확인하러 오면 어떡하지?'


조마조마한 심정으로 숨을 살짝 들이킨 뒤, 내쉬지 않은 채 참으며 처음으로 뒤를 돌아보았다.

당연히 뒤를 보는 와중에도 거점을 향해 가는 것은 멈추지 않았다.


다행히 위도우와 메르시는 파워에이드로 이어진 프리킬딸에 취해 암살자의 은밀한 목소리를 미처 듣지 못한 것 같았다.


쫓아오지 않는 것을 확인하자마자 난 다시 거점을 향해 미친듯이 달렸고, 위치 변환기를 이용해 단숨에 거점에 닿을 수 있었다.





"거점을 점령 중이야. 합류할 사람?"





당연히 같이 합류해줄 사람은 없었다.

하지만 멍청한건지 외로운건지 솜브라는 굳이 입밖으로 목소리를 내어 말했고,

홀로 고립되어 아군을 찾는 의미없는 외침을 하는 솜브라가 내 자신과 대입되보여 밉기는 커녕 오히려 마냥 안쓰러워 보이기까지 하였다.


그와중에도 우리 팀원들은 열심히 적들의 어그로를 끌며 죽어나가기만 하고 있었고,

난 난생 처음으로 '제발 적팀 죽이지마라 제발 죽기만해라 제발...' 이라는 해괴한 기도까지 올렸다.



지금이야 적팀이 눈치채지 못했기에 거점을 먹을 수 있었지만,

시간을 아무리 넉넉잡아도 내가 거점을 다 먹는 시간보다 추가시간이 오는것이 더 빨라보였다.

그렇게되면 제아무리 사운드 플레이에 약한 적팀이라지만 한 명이라도 추가시간이 뜨는 이 이상한 상황을 눈치챌테고,
그 순간이 온다면 결국 난 순식간에 끔살당할 것이다.



사실 솜브라로 바꾼 순간부터 이미 잘 알고 있었다.

어찌저찌 거점에는 도착할지언정, 고작 내 솜브라 하나만으로는 절대로 쉽게 이길 수 없으리란 것을.


하지만 최소한 이렇게라도 해보는 것이, 우린(물론 팀원들이 아닌 메르시와 나, 둘을 말하는 것이다) 할 수 있다며
응원해준 메르시에게 부끄럽지는 않은 플레이가 될 것이다.

그리하여 내 최후의 때가 온다면 그 땐 장렬히 죽으리라.



몇 초 되지도 않는 짧은 시간동안 여러가지 기도를 했던것 같았다.



그 때였다.

위도우 바로 뒤에서 방금 작은 힐팩을 먹었는지 슬슬 기어나와

내 바로 코앞에서 우리팀 기지를 향해 활시위를 당기는 한조가 눈에 들어왔다.


난 그저 거점 안쪽에 서서 가만히 있었기에 내 발소리를 들을 수 없었던 한조는

자신의 뒤통수에 누가 있는지 조차 모르고 허공에(아마 한조는 허공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다) 화살을 열심히 쏘고있었다.




내 머릿속은 아까 전의 위도우를 봤을때보다 더 하얗게 변하고 피가 쭉 빠지는 것 같았다.


'해킹을 할까...?'

추가시간이 뜨면 한조는 높은 확률로 날 돌아볼 것이다.

그렇다면 은밀히 숨어든 암살자를 찾기 위해 음파화살을 쏠 것이고, 은신으로 조금이라도 시간을 버는 것 조차 불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해킹을 한다면 지금 당장 뒤를 돌아볼 것이고, 솜브라 패시브인 뽀록샷을 맞고 원킬당할 것 또한 분명했다.


결국 난 내 에임을 고려해 좀 더 생존확률이 높아보이는 해킹하지 않는 방향으로 결정을 했다.


다행히 한조는 자신의 용을 조금이라도 빨리 뽐내고 싶었는지 위도우를 지나쳐 앞으로 달려나가기 시작했고 나와는 점점 멀어지게 되었다.

한조의 뒷 모습을 더 볼 겨를도 없이 난 빠르게 앉은 자세로 전환하고
조심스레 더 안쪽으로 들어가 한조나 위도우가 뒤를 돌아보는 것 만으로는 보이지 않을 더욱 구석진 자리로 이동했다.


만약을 대비한 위치 변환기를 깔아둘 위치도 봐두었다.




그리고 마침내 때가 되어 아테나가 내 최후를 고하듯 외쳤다.

'3'



눈을 질끈 감았다.



'2'



천천히 숨을 들이켰다.



'1'



숨을 고르게 내뱉으며 눈을 떴다.









"...추가시간"


추가시간이 뜨긴 했지만 딱 1초, 1초만 버텨도 이길 수 있을만큼 거점은 많이 먹어 둔 상태였다.

이제 남은 것은 제일 가까이에 있던 위도우와 메르시가 부디 이 거점안으로 미처 들어오지 못하게 기도하는것.


난 긴장한 채로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은신마저 썼고 혹시라도 한조가 음파화살로 날 볼까봐
음파화살이 닿지 않을정도로 구석까지 들어가 조용히 숨을 죽이고 있었다.

은신을 쓰고 적팀들 사이를 헤집고 달려올 때보다 더 긴장되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마침내...








"...승리!"


정말 이때는 너무 기뻐서 현실로 소리를 내지르고야 말았다.


거점 밖으로 달려나와 자유를 만끽하며 적팀들 쪽을 돌아보자

맞은편에서 위도우가 허망하다는 듯한 표정으로 한때는 자신들의 거점이었던 곳을 바라보고 있었다.




'내가 해냈어!!!!!'

내가 기쁨을 표출하고 있을 때, 의문의 패배를 당한 적팀들을 일제히 전체채팅으로 "????"를 치고 있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우리 팀원들 마저 "????" 라며 왜 이겼는지를 묻고 있었는데, 상황이 상당히 대비되어 보여 썩 기분이 좋았다.




난 여태 합법적으로 이런 말을 할 수 있는 날이 오리라곤 상상도 하지 못했다.

하지만 오늘, 난 처음으로 이 말을 하였다.






"캐리 인정?ㅋ"




시간 차로 상황을 파악한 우리 팀원들과 적 팀원들 모두가 "ㅋㅋㅋㅋㅋㅋ"을 연발하며 진심을 담아 인정한다고 해주었다.


힐러가 아닌 다른 영웅, 특히나 공격영웅 중에서 암살자 포지션인 영웅으로 캐리라는 걸 해본 기분은

정말 짜릿하고 새로웠었다.


이 기분은 아마 오버워치를 접는 그 날까지 절대 잊혀지지 않을 것이다.



난 이 날, 이 끝내주게 좋은 기분을 그대로 가지고 오버워치를 종료 후 지인들이 접속할 때까지 기다리며 다른 게임을 하였다.





정말 다시는 없을 일이겠지만,

결과가 아닌 과정을 놓고 보자면 다신 겪고 싶진 않은 일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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