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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신의 팀보 썰
게시물ID : overwatch_5848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그냥노동자
추천 : 12
조회수 : 828회
댓글수 : 7개
등록시간 : 2017/11/24 20:35:27
 
 
 
오라는 돈은 안들어오고 잠만 쏟아지는 그 때, 나는 오버워치에 접속하지 말았어야 했다.
때마침 경쟁도 8연패 중인데다가 아케이드 아나 원펀치 주님곁으로 모드를 하고있는건 순전히
내가 심심해서일 뿐이였다.
 
그러다가 빠대도 한판 하고싶고, 모이라도 플레이할 수 있다길래 나는 거침없이 빠대에 접속하고 시계를 봤다.
 
 
"하하 이 병신같은 새끼. 지금 접속하면 내일 빌빌대면서 출근할거야"
 
 
그럼에도 불구하고, 취소를 눌러야 하지만 그러지 못한 나는 결국 잡힌 큐에 의미없이 리퍼를 픽했다.
 
 
-리퍼님 팀보와
 
 
어차피 무지개빛 사회주의같은 노래나 틀거면서...
하지만 새벽이잖아. 심심하잖아. 팀보에 들어갔는데
 
- 오빠 안녕하세요.
 
오! 여자다!
...근데 뭐 어쩌라고? 그리고 님 나이가 몇갠줄 알고 나한테 오빠라 그러는거?
 
"아아 들리세요?"
 
- 네 잘 들려요 오빠
 
"님 나이가 몇갠데 저한테 오빠라 그러세요"
 
- 급식은 아닐거같은데여 오빠
 
"그럼 님 최소 급식인데 급식이 이시간에 게임을 어떻게 해요"
 
아무튼 그런 쓸데없는 소리를 하는 와중 게임은 시작되었고, 나는 망령화로 A 거점 앞까지 스무스하게 당도했다.
 
"포탑있어요. 겐지님 짤라주세요."
 
- 오빠 죄송한데 말씀하면서 팀보하지 말아주세요.
 
"왜요"
 
- 목소리 너무 멋있어서 마우스가 안잡혀요.
 
"실제로는 제주도 흑돼지니까 그럴필요 없는데요"
 
그러자 그인간이 미친듯이 웃기 시작했고 솔직히 나도 좀 목소리가 귀여워서 쬐끔 웃었다.
 
- 근데 오빠는 무슨 일 하세요?
 
"월급받는 일이요 그리고 님 나이가 몇인데 자꾸 오빠라그래요"
 
- 그럼 오빠는 몇살이신데요
 
"백서른마흔다섯살요"
 
그러자 그인간이 자지러지게 웃기 시작했다. ... 이게 웃긴가?
 
아무튼 그렇게 하고 있는데 여자치고는 ㅆ발 이라던지 아오 ㅆ 이라던지 하는 걸걸한 욕을 자주 한다.
뭐 빠대인데다가 저인간이 욕하는데 내가 임플란트 하나 해준것도 없는데 굳이 뭐라고 할 이유도 없었다.
나한테만 욕 안하면 그만이였다. 자신을 모 부페에서 근무하는 사람이라고 소개한 그인간은
 
- 리퍼 잘하시네요 경쟁하실래요?
 
라고 말했고, 뭔 경쟁이여 하고 생각한 나는 짧게 말했다.
 
"존1나 하루하루가 내 자신과 경쟁중인데 남하고 경쟁할 마음 없어요"
 
- 왜케 까칠해요 고양이 혓바닥마냥
 
"난 걍 대화하는건데여"
 
- 솔직히 여자가 먼저 말걸고 막 이것저것 물어보면 설레고 그러지 않아요?
 
"그러긴 한데 제가 이름도 모르는 님한테 막 우와아아아아 여자!!여자!! 이럴 필요까진 없잖아요"
 
그런데 옆에서 다른 여자인간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 여자인간의 목소리는 괄호처리 하겠다.
 
-(뭐야 남자야?) 어 미ㅊ년아 저리좀 가라고 (야 한번 술먹자그래) 뭐라는거야 그러면 내가 개쉬워보이잖아
(너 원래 쉬운여자잖아) 응자기소개
 
...솔직히 말해서 진짜 의미없긴 했는데 뭐 의미없는거야 나도 마찬가지니까, 저정도면 양호한 편이라고 생각했다.
 
- 들으셨겠지만 제가쫌 쉬워요
 
"전 지금 되게 어려운데요"
 
- 앜ㅋㅋ 뭐가 어려워욬ㅋㅋ
 
"님한테 뭔말을 해야될지 모르겠어서 되게 어려워요 그리고 아까부터 왜 메르시 안짤라요 님 겐지잖아요"
 
- 오빠 목소리가 너무 멋져서 질풍참 안나가서 그래요
 
"아!! 하지말라고요!!"
 
어차피 다른 사람들도 즐기고 있는것 같은데, 굳이 뭐 전략이 어떻고 그런 말을 할 필요까진 없을것 같았다.
근데 아무리 장난이라지만 왜이렇게 들이대는거여. 라고 생각을 하다가... 한가지 깨달음을 얻었다.
이양반 술마셨구만... 그렇게 생각하니 마음이 편해졌다. 그런저런 대화를 나누면서 하다보니 4판이나 연속으로 했고,
시계는 새벽 세시 반을 가리키고 있었다. 난 망했어^^
 
"님 저 나가볼게요"
 
- 어디가요 아 왜요 아 왜
 
"내일 출근해야 되는데요"
 
- 째요 대신 아침에 제가 찾아갈게요
 
"거절할게요"
 
- 왜요 설레지 않아요?
 
"님 와서 내 장기 빼갈라 그러는거 다알아요"
 
- 장기말고 다른거 빼ㄱ...
 
"수고하세요;;;"
 
 
나는 황급히 채팅방을 나왔고 그 뒤로도 친구수락이 왔지만 어쨌든 받지 않았다. 다음날 졸려서 죽을뻔했다.
좀 무서웠다. 근데 사실 솔직히 말하면 좀 설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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