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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레
게시물ID : panic_10010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song
추천 : 9
조회수 : 1684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9/04/16 22:5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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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우마로 남아 있는 이야기다.

 

지금 생각하면 그 당시 나는 뭔가에 홀려 있던 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

 

 

 

초등학생 때, 나는 벌레를 잡는 것에 심취해 있었다.

 

 
 

하지만 단순히 잡고 끝나는 게 아니라, 잡은 벌레 중 대부분은 죽여버렸다.

 

잠자리의 날개를 양 손으로 잡고 좌우로 뜯어버리거나, 나비의 날개를 가위로 자르거나, 곤충을 작은 돌에 테이프로 감아 강에 던져 버리거나...

 

 

 

가장 잦았던 것은 베짱이나 메뚜기 같은 벌레를 사마귀 입에 억지로 갖다대, 물려 죽게 하는 것이었다.

 

당시 나에게는 오락의 일환이었다.

 

그러던 어느날, 이상한 일이 일어났다.

 

 

 

학교에 갈 준비를 마치고 집을 나오자, 집 앞에 뿔뿔이 흩어진 벌레의 시체가 엄청나게 널려 있었다.

 

기분이 나빴기에 나는 그걸 다 주워서 강에 던져 버렸다.

 

그 후 같은 일이 일어나지는 않았지만, 며칠 뒤 밤에 이상한 일이 일어났다.

 

 

 

한밤 중에 문득 잠이 깨, 눈을 떴다.

 

그러자 머리 위에 뭔가 검은 덩어리가 보인다.

 

어둡기 때문에 자세한 모습은 눈에 들어오지 않았지만, 웬지 보자마자 그게 위험한 것이라는 직감이 들었다.

 

 

 

옆에서 자고 있는 부모님을 깨우려 했지만, 목소리도 안 나오고 몸도 안 움직였다.

 

가위에 눌린 것이었다.

 

어느새 그것은 내 눈 앞까지 다가와 있었고, 서서히 내 얼굴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것은 사람의 머리였다.

 

눈과 입 안에, 벌레의 시체가 가득 들어차 있는...

 

나는 그대로 정신을 잃었다.

 

 

 

그 이후 나는 결코 생명을 가볍게 여기지 않는다.

 

지금까지 별다른 이상한 일은 없었지만, 아직도 내게는 트라우마로 남아 있는 추억이다.



출처: https://vkepitaph.tistory.com/711?category=348476 [괴담의 중심 - VK's Epita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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