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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표면적으로는 고대 예술품 전시관입니다 (16)
게시물ID : panic_10013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실러캔스의달
추천 : 8
조회수 : 1665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9/04/26 23:2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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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6층 "일반적으로 지구에서 볼 수 없는 것들" 전시관에는 세상에서 가장 완벽한 구 모양의 "검은 구슬"이 있습니다.
이것을 저흰 관람객분들께 꼭 설명해야 합니다. 겉보기엔 그냥 평범한 "검은 구슬"이라서 왜 여기 있는가 싶으실 테니까요.
한 손에 움켜쥘만한 크기의 이 작은 구슬은 극도로 정교하게 깎인 완벽한 구 형태며
X선 사진으로 그 안을 촬영한 결과 수억개 이상의 미세한 톱니바퀴들이 맞물려있음이 확인됐습니다.
수억개란 건 식별된 부분만큼만 밝힌 설명일 뿐 실제 톱니바퀴는 그보다 월등히 많다고 확실시되죠.
지금 기술력의 기준에서 봐도 첨단을 능가한 가공품인 이 "오파츠"는 안데스 고원의 신전으로 추정되는 터에서 출토되었는데
그 터가 보존한 건축 흔적은 세계 4대 문명의 종교적 건축물 특징이 골고루 반영된, 마치 모체 문명의 것으로 보였습니다.
여러 종교적 모티브가 흡사하게 얽혀있음을 볼 때 새로이 발견된 초고대 문명이라는 방향으로 학계의 연구가 활발하죠.
이 "검은 구슬"을 이곳 전시관에 보관한 후로 5번 메뉴얼에서 소개해드린 요한 하인리히 베스퍼 씨가 모습을 나타냈습니다.
저흰 J.H.V 씨에게 결례가 되는 추측은 자제하고 있습니다만, J.H.V 씨가 먼저 구슬에 대해 자신과의 관계를 표명했죠.
"검은 구슬"은 J.H.V 씨가 "인류가 보편적으로 아는 지구의 아무 장소"로 올 때 작동되게 만든 발명품이자 일종의 문고리였습니다.
그것을 안데스 고원에 놔두고 신경을 못 쓴 상태였지만, 출토되면서 주변 변화를 감지한 J.H.V 씨가 전시관을 보러오게 된 것이죠.
J.H.V 씨는 이곳 전시관에 흥미를 느끼며 "검은 구슬"을 6층에 보관해줬으면 함을 요구했고
그 당시 그가 보여준 지식에 경이로움을 느낀 전시관 측은 그를 더 잘 알고자 흔쾌히 승낙했습니다.
J.H.V 씨 말에 따르면 "검은 구슬"은 가장 완벽한 구가 아닐 뿐더러 구 자체도 아니라
그저 "인간의 통찰력"으론 완벽한 구로 보일만 하게 내각을 가진 다각형이라고 했습니다.
현 인류가 다루는 학문에서 수학적 가치가 있는 수 중 가장 큰 수보다 더 많은 유한 개의 꼭지점을 가진 도형이라서
다시 강요하자면 "인간의 통찰력"으론 "구"로 보인다는 것이죠.
그점에 대해 저흰 더 자세히 알지 않기로 했습니다. 이해할 수 없었거든요.
"검은 구슬"은 내부의 동력부를 알 순 없지만 이따끔 작동하며 그때마다 J.H.V 씨는
"인류가 보편적으로 아는 지구의 아무 장소"에 존재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4층 고대 문명 전시관에는 "환생을 믿게 만드는 석조유물"이 있습니다.
동양에서 "다르마챠크라" 또는 "법륜"이라 불리는 이 석조 유물은
전시관에 직접 찾아온 의문의 고승으로부터 건네받았습니다.
그 고승은 스승의 스승 대대로 이 유물을 지켜왔으나
이 유물이 가진 힘으로 세상을 이롭게 하고자 한다는 뜻이 있어 이곳 전시관 측에 양도했습니다.
고승이 말한 뜻이란 이 유물은 교감한 이로 하여금 환생을 믿게 만들며
여러 연구 분야의 인재들이나 대기업 임원진, 각국 고위 관료가 주가 되는 이곳 전시관의 관람객이 영향받게끔 하잔 취지였죠.
만약 "나"라는 것이 죽어서 "나의 역사"가 끝나는 게 아니라 다른 육체로 지구에 잔류함을 믿는다면
무엇으로 태어날지 모르니 그 인간은 자신이 다시 생존하게 될 지구의 오염에 대해 "이번 생"을 초월한 장기적인 경각심을 가질 것이고
자연과 동물과의 공존에 대해서도 한차원 더 고결해진 철학적 이해를 갖게 될 거란 게 그 고승의 주장이었습니다.
그러한 마음가짐이 널리 퍼지기 위해 현대문명 전반에 걸친 제도의 실질적인 개선을 끌어내야 한단 점에서
국가의 수장, 힘 있는 기업인, 패러다임을 주도하는 개발자 등등이 환생을 믿어야 한다고 덧붙였죠.
이 강력한 유물은 이곳 전시관에서 보관하는 게 적절하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실로 이 "환생을 믿게 만드는 석조유물"과 교감했다고 확신한 이들은 놀라운 가치관 변화를 보였습니다.
그 변화에 대해 의학적으로 봤을 때 뇌나 신경계에 입각한 어떤 징후도 정신질환이라 할 만한 게 없이 아주 온건한 심리상태였죠.
교감을 거쳐 간 공인들은 사회에서 보여주는 행보가 될 수 있는 한 비살생적 친환경적 기반으로 바뀌었고
그렇다고 극단성 짙은 환경보호만을 추구하는 게 아닌,
더 많은 공존을 위한 일부 희생의 필요를 인지한 선에서 타협적인 사고가 가능했습니다.
그 파급효과는 외교적인 판세에도 미쳐 20년 넘게 이어져온 전쟁의 평화협약이 맺어지기도 했습니다.
저흰 이 석조유물이 암시하는 환생 시스템을 유전공학적으로 풀이하려고 연구 중입니다.
물론, 고승의 말이 전부 사실일지는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일어난 일들은 분명하고
모두가 교감되는 건 아니지만, 일부러 이 유물만은 가까히 가지조차 않는 관람객들도 생겼죠.
출처 1 http://todayhumor.com/?panic_99934
2 http://todayhumor.com/?panic_99943
4 http://todayhumor.com/?panic_99945
5 http://todayhumor.com/?panic_99949
6 http://todayhumor.com/?panic_99959
7 http://todayhumor.com/?panic_99963
8 http://todayhumor.com/?panic_99978
9 http://todayhumor.com/?panic_99987
10 http://todayhumor.com/?panic_100005
11 http://todayhumor.com/?panic_100012
12 http://todayhumor.com/?panic_100023
13 http://todayhumor.com/?panic_100038
14 http://todayhumor.com/?panic_100123
15 http://todayhumor.com/?panic_10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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