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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간에 강아지 산책도 맘대로 못 하겠네요.
게시물ID : panic_10016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렝가장인어른
추천 : 21
조회수 : 4352회
댓글수 : 6개
등록시간 : 2019/05/03 12:02:40
20분도 안 된 사건이라 흥분된 상태로 씁니다.

저는 154cm / 50kg 여성이에요.
몸무게는 키에 비하면 정상, 어쩌면 좀 튼튼해 보일 수 있는 수치이지만 살이 여기 저기 잘 숨겨져 있어서 딱 보기엔 전체적으로 엄청 작고 말라보여요.
이 이야기를 하는 이유가 뭐냐하면, 오늘 잠시 덩치가 큰 남자한테 위협을 받은 느낌이거든요. 다행히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기에 이렇게 적습니다.

전에 오유에서 본 짤에서, '이어폰을 꼽고 있었다' 거나, '어깨를 축 늘어뜨리고 걸었다' 등으로 남성에게 안 좋은 일을 당한 케이스가 있다고 해서 저는 그 이후로 절대 길에서 노래도 듣지 않고 걸을 때도 엄청 팡팡 씩씩하게 걸어요. 어느 순간 버릇이 되어서인지 아주 조금 친해진 지인분도 제게 엄청 씩씩하게 걸어다닌다고 할 정도로...

전 그래서 위험에 노출되지 않은 줄 알았어요.

더군다나 오전 11시 20분에....

시청 앞 공원에서요.. 사람도 많은데....

저랑 저희 개랑 멍멍랜드(강아지들 풀어놓고 놀 수 있게 만든 공원 내 공간) 갔다가 집에 가려고 공원 마지막 한 바퀴 돌고 있었어요.

공원에 정자가 하나 있어요. 거기에 남자가 한 명 앉아있었는데, 눈이 살짝 풀렸고 삼백안?이었어요. 그리고 살짝 통통~뚱뚱의 덩치였어요. 

그런데 ... 마음 속에서 그 남자를 향해서 위험! 위험!을 외치고 있었어요.
왜냐하면 제가 200m 정도 밖에서 그 남자의 존재를 눈치챘는데 다가가는 동안 저를 계속 빠~~~~~안히 쳐다봤거든요.
그래도 저는 남자를 보면 짖는 개와 앞에 몇 몇 아줌마들이 있었기에 괜찮은 줄 알았어요.

그런데 제가 지나가자마자... 진짜 빠짝 붙어서 일어서는 거예요.

저는 움직임이 느껴지기도 하고 원래도 경계하고 있었기 때문데 바로 쳐다봤어요.

그런데 정상인(보통 사람)이라면 오해하게 해서 미안하니까 그 자리에 가만히 있거나 그런 의도로 일어난 게 아니라는 신호를 보내지 않나요?

그 분은 표정 변화 하나 없이 그대로 다리만 움직여서 저를 따라오기 시작했어요. 상체도 거의 움직이지 않았어요. 

소름이 돋더라고요......

옆에 이 멍멍이는 오늘 따라 짖지도 않고... 제가 갑자기 걸음을 빨리 하거나 뛰어가면 그 이상한 사람이 더 흥분한다거나 할까봐 아주 조금만 걸음을 빨리 하고 핸드폰을 보란듯이 꺼내서 통화창을 켰어요. 경찰에 해야 하나, 남편한테 해야 하나, 엄마한테 할까 한참 고민했어요.

일단 앞에 가고 있던 아줌마 2명, 할머니 1명에게 붙었는데 바로 아줌마 2명이 오른쪽 길로 빠지더라고요. (저희 집은 왼쪽 길로 가야 나와요.)
다시 산책로에 그 사람이랑 저, 할머니만 남은 상황이어서 다시 긴장했어요.

조금 앞에 커플이 가길래 그 쪽으로 빨리 가서 남자 쪽으로 붙었어요.
그제서야 뒤를 다시 볼 수 있었는데 다행히 더 이상 저를 따라오진 않았어요. 모습도 보이지 않았구요.
그래서 바로 엄마한테 전화해서 겨우 흥분을 가라앉혔네요.

저는 제가 엄청 용감한 줄 알았어요. 지하철이나 버스 같은 곳에서도 치한한테 당하면 바로 소리 지르고 그 치한한테 창피 줄 작정이었구요.
이런 일을 당해도 바로 '앞에 가는 검정옷 입은 남자분 도와주세요!' 이런 식으로 대처하려고도 했어요.
막상 당하니까 모든 움직임이 제게 해가 될까봐 최대한 조심스럽게 움직이게 되더라구요.

정말 모두들.... 조심하세요... 다행히 오늘의 제겐 아무 일도 일어나진 않았지만... 오해일 수도 있지만

미친 사람은 시간과 장소를 안 가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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