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추리소설 연재(7) "월곡(月哭) 저수지 살인사건"
게시물ID : panic_10024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heyman
추천 : 3
조회수 : 428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9/05/27 14:17:30
옵션
  • 창작글
7
 

시종일관 컴퓨터 모니터를 들여다보던 박 수사과장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담배를 물었다. 그의 뒤 벽에 금연이란 벽보가 붙어 있었다. 위반 시 벌금 10만원이라는 문구도 덧 붙여 있었다. 그는 그제야 벽보를 의식했는지 담배를 꺾어 바닥에 팽개치며 말했다.
뭐 이런 개 같은 경우가 있어. 사람이 이래도 되는 거야?”
베테랑 형사출신답게 그동안 수많은 사건을 대하고 해결해보았지만 이 같은 경우는 너무한 듯싶어서다. 그는 도무지 믿기지 않는다는 듯이 또다시 컴퓨터 앞에 앉아 모니터를 쳐다봤다. 모니터 화면에는 사건일지가 날짜별로 잘 정리되어 있었다. 사건은 이러했다.
 

먼저 접근금지 가처분대상자인 오동호의 진술이다.
 

오동호. 198349일생 (37). 직업 컴퓨터 수리사.
본적 : 경기도 안성시 고삼면 .
현거주지지 : 안성시 안성3
학력 : 전문대 전자공학과
오동호는 안성 토박이로 안성시 고삼면 산기슭에서 저수지 고기잡이와 농사를 병행하며 살아가는 오순길과 박순례의 외아들로 태어났다. 아버지는 안성출신이고 어머니는 북쪽 면경계선과 인접해 있는 용인시 토박이로 두 사람은 중매쟁이 소개로 만나 37년째 함께 살고 있다.
 

안성에서 초등학교를 마친 그는 가정형편으로 중학교를 중태하고 아버지 일을 도움. 그러던 어느 날 저수지로 낚시 온 은퇴한 교장선생님으로부터 총명함을 인정받아 학원비지원으로 검정고시를 거쳐 모 공고 전자과에 입학함. 고등학교를 졸업하자 공군에 입대하여 통신대대에 근무함 . 전역해서는 용산전자상가 방범 제조업체에 입사하여 도청기와 CCTV 전문 기술자가 됨. 이곳에서 10년을 더 근무하고 32세 때 3살 연상인 단골 미용실 미용사 고순옥과 열애 끝에 결혼함. 그러나 집안 배경이 안 좋다는 이유로 줄곧 결혼반대를 해온 장모의 핍박을 견디다 못해 고향인 안성으로 내려가 자신의 가게를 차림. 처음에는 매출부진으로 어려웠으나 신도시 개발붐으로 아파트가 들어서자 호황을 누려 성공적으로 정착함. 부부관계도 원만하여 그 이듬해 딸을 얻어 행복한 생활을 함. 그러나 그 행복도 오래가지 못하고 위기에 처함. 오동호가 재료구입을 위해 용산 출장길에 교통사고를 당함. 신호대기 중인인데 과속으로 달려온 차에 의해 차가 전복돼 뇌손상을 입고 혼수상태로 병원에 입원함.
졸지에 당한 사고로 생계에 위협을 느낀 아내 고순옥은 생계를 잇는다면서 가게를 정리하고 호프집을 차림. 보상금이 나오면 자신의 특기를 살려 미용실을 차리려 했으나 이의 제의재판이 늦어지면서 포기하고 호프집을 차림. 그러다보니 간호는 동호의 어머니 용인댁이 맡음. 용인댁은 아들의 회생을 위해 최선을 다해 지극정성으로 보살핌, 그래선지 이듬해 혼수에서 깨어남. 하지만 후유증으로 초등학교 3학년 수준으로 정신연령이 낮아짐.
 

그러자 본격적인 문제가 발생함. 가뭄에 콩 나듯이 병문안을 오던 아내 고순옥이 아예 발길을 끊음. 화가 난 동호 부모 측에서 항의했으나 배경이 없다 보니 되레 망신만 당함. 그때 이미 아내 고순옥은 엄마가 소개해준 건설 철거업자 황동팔과 동거 중이었음. 한편 상태가 호전되지 않아 동호를 데리고 퇴원한 동호 부모님은 동호를 데리고 집을 찾음. 그러나 아내 명의로 산 집은 이미 처분되고 없어짐. 졸지에 미아가 된 오동호는 부모님을 따라 고향집으로 돌아옴. 그 사이 고순옥은 동호의 인감을 도용해 재판이 끝난 보험금 25천만 원을 챙겨 호프집을 확장함
6개월이 지나 어느 정도 기억을 되살린 오동호가 아내 고순옥을 찾아가 딸 오사랑 이를 만나게 해 달라 사정하나 거절당함. 그러나 포기하지 않고 노숙을 하며 줄기차게 요구함. 그러자 고순옥은 이혼을 해주면 딸을 돌려주겠다는 말에 합의 이혼장에 도장을 찍음. 하지만 그 약속은 지켜지지 않고 되레 접근금지 가처분을 당함.
 

이런 개 같은 것들이 있나!”
 

사건기록부를 읽어 내려가던 박과장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며 소리쳤다. 그는 어느 사이 두 주먹을 불끈 쥐고 있었다. 두 주먹은 파르르 떨리고 있었다. 남달리 정의감이 강한 그는 현역 형사 시절에도 부당한 처사에는 기필코 응징하는 기질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현역형사가 아닌 책임자이다 보니 나름대로 분을 삼킬 수밖에 없었다.
그는 창가로 다가가더니 담배를 빼물었다.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는 듯이 창문을 열었다. 그리고 라이터를 꺼냈다. 하지만 켜지 않았다. 그리고 언제까지나 일시 정지된 비디오처럼 움직이지 않았다.
 

<계속>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