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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소설 연재(13) "월곡(月哭) 저수지 살인사건"
게시물ID : panic_10030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heyman
추천 : 2
조회수 : 462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9/06/07 11:4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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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최반장이 눈여겨보던 고순옥의 일기장은 이러했다.
 

그이가 보이지 않았다.
지구 끝에까지라도 쫓아와 칭얼댈 것만 같은 그가 보이지 않았다. 저기 창문 구석에 이마를 대고 사슴처럼 슬픈 눈망울을 굴리며 울먹이던 그가 보이지 않는다.
.....우리 사랑이 내 놔..... ....우리 사랑이.....
아직도 그의 애원은 귓가에 맴도는 것 같은데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다. 한편으로 시원했지만 왠지 시간이 흐를수록 불안하다. 혹시 잘못 되지나 않았을까(?) 엄마에게 전화를 걸었다. 한참 뒤에 엄마가 전화를 받았다. 나는 나도 모르게 그이가 나타나지 않아 불안하다고 말했다. 엄마는 행복에 겨워 헛소리한다고 했다. 그 인간이 나타나지 않은 건 하늘이 도운 일이 아니냐는 것이다. 그리고 이제부터는 황사장에게 더욱 잘하라는 것이다. 요즘 그의 철거사업이 제동이 걸렸다는 것이다. 그건 철거과정에서 반대주민과 충돌이 생겨 반대주민 두 사람이 중상을 입어 병원에 입원 중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나는 먼 나라 애기처럼 들렸다. 그건 자의가 아닌 타의로 이루진 사이라 어쩌면 예견된 일이라 여겨지기 때문이다. 솔직히 나는 그를 사랑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와 결혼을 한 것은 과거의 그림자를 지우기 위해서다. 좀 더 자세히 말하면 엄마 같은 전철을 밟기 싫어서다.
아빠는 건축업자였다. 자신이 직접 집을 지어 팔아 이윤을 챙기는 일을 했다. 하지만 IMF를 맞으면서 부도가 거듭나 결국 파산해 거리에 나앉는 신세가 됐다. 그래도 아버지는 포기하지 않고 건설현장을 떠돌았다. 그러나 IMF 늪을 헤어 날 수 없었다. 결국 자의 인지 타의 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건축현장에서 추락해 허리를 다쳐 식물인간이 되고 말았다. 엄마는 아빠와 같이 현장에 있었던 동료들로부터 회사과실이라는 증언을 듣고 치료비라도 받으려고 백방으로 뛰며 호소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끝내 계란 들어 바위치기였다. 고로 방법은 단 하나였다. 엄마는 나를 할머니 댁에 맡기고 음독자살을 시도했다. 그 결과 아버지는 사망하고 엄마는 살인교사라는 죄명으로 수감됐다. 그러나 항소해 어린애가 있다는 이유로 징역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 받고 풀려나셨다. 그 뒤 엄마는 완전히 달라지셨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돈을 벌었다. 꽃뱀도 자처했다. 하지만 주업은 기획 부동산 홍보 실장이었다. 가끔 일 때문이라며 장기 출장을 가긴했지만 나는 상관치 않았다. 주변 사람들이 그때 엄마가 사기로 교도소에 갔다고 했다. 그러나 나는 아무렇지 않았다. 어차피 엄마는 늘 내 곁에 없었으니까. 게다가 경제적인 어려움이 없었으니까 솔직히 상관하고 싶지 않았다. 그러는 사이 나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내가 꿈꾸던 서울예술전문대학교 문창과에 입학했다. 거기서 시를 쓰는 과 선배를 만나 동거를 시작했다. 그러기를 2년 나는 학교를 졸업했다. 하지만 내가 할 일은 없었다. 한편으로는 소설을 써보기도 없지만 신통치 않아 그만 두고 그냥 그렇게 선배 자취방에서 뒹굴며 살았다. 엄마한테는 모 대학에 편입했다고 했다. 엄마는 매우 잘한 일이라며 학비와 생활비를 보내주셨다. 우리는 향토장학금으로 그럭저럭 어렵게 않게 살았다. 그러나 그것도 엄마의 예기치 않은 방문으로 들통이 나고 말았다. 그 뒤 엄마는 선배와 헤어지고 돌아오라는 편지를 보내왔다. 그렇지 않으면 나와 인연을 끊겠다고 했다. 나는 응답하지 않았다. 그 이유는 우리는 세상에 한계를 느끼고 자살을 약속했기 때문이다. 그날이 엄마가 두 번째 편지를 보내온 날이다. 나는 편지도 뜯지 않고 선배의 명령대로 밥솥에 번개탄을 피웠다. 연기가 점점 차올랐다. 선배는 물끄러미 나를 쳐다보며 말했다. “버텨줘서 고맙다고그러나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눈을 감았다. 솔직히 기분이 나빠서다. 굶어죽기가 뭐해서 알바를 뛰어 라면 1박스를 사들고 집에 왔는데 인기척이 없었다. 그래서 나는 선배가 시에 몰두 하는 줄 알고 조용히 부엌으로 가 라면을 끓이기 시작했다. 잠시 후 나는 라면 그릇을 뒤엎고 집을 나와 버렸다. 그건 한 여자의 신음 소리 때문이었다. 그 와중에서도 선배는 바람을 피우고 있었던 것이다. 막상 집을 나왔지만 갈 곳이 없었다. 치사하지만 다시 집으로 들어갔다. 선배가 아무렇지 않은 표정을 지으며 반갑게 맞아 주었다.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 놈이 나의 입술에 키스를 퍼부으며 속옷을 벗겨도 그대로 있었다. 그가 신음 내뱉으며 지랄할 때도 나는 그렇게 천장만 올려다봤다. 난 그때 처음으로 우리 방 천정이 바둑판무늬라는 것을 알았다.
섹스가 끝나자 그가 말했다.
우리 죽어 버릴까?”
나는 두말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그가 시키는 대로 밥통을 가져와 그 속에 번개탄을 피웠다. 선배가 자기 옆에 누우라고 했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고 그의 옆에 누웠다. 그러자 그는 머리맡에서 팽개쳐진 엄마의 편지를 건네주었다. 나는 몸을 일으켜 밥통 속에 넣어 버렸다.
그 순간 나는 가슴에 통증을 느꼈고 희미해지는 환상을 느꼈다. 그리고 아무 기억이 없다. 의식이 돌아 왔을 때 나는 이상하게도 엄마의 얼굴을 보았다. 그리고 경찰 조사를 받았다. 경찰은 근간 정황을 살펴보면 살해 의도가 있다고 보는데 본인 생각은 어떠했냐고 물었다. 나는 솔직히 그랬다고 말했다. 그 결과 엄마와 같은 살인교사죄로 2년을 선고 받고 교도소에 수감됐다. 그러나 나는 아무런 변명도 항소도 하지 않았다. 엄마가 몇 번이고 면회와 항소하라고 보챘지만 나는 거절했다.
그 뒤 엄마는 다시는 면회를 오지 않았다. 나는 수감 생활에 충실했다. 그리고 갱생지도 교도관의 추천으로 미용기술을 습득하여 1년 만에 면허증을 땄다. 그리고 출소해서는 법무부 갱생복지과에서 추천으로 한 교회단체 회장이 운영하는 헤어숍에서 취직했다. 하지만 기거할 곳이 마땅치 않아 포기하고 안성 엄마한테 갈까도 생각했다. 그러나 항소 포기로 인연을 끊겠다던 엄마를 찾는다는 게 자존심이 상해 연락하지 않고 대신에 회장님을 만나 상의했다. 그 내용은 미용실에 기거를 허락해주시면 청소는 물론 관리를 도맡아 하겠다는 거였다. 회장님은 처음에는 여러 가지 핑계를 됐다. 그건 말은 하지 않아도 내가 전과자라는 사실을 꺼려하는 눈치였다. 하지만 추파를 보내자 언제 그랬느냐 싶게 나의 손을 덥석 잡았다. 나는 그냥 미소만 지었다. 그러자 그는 서슴없이 나의 상의 속으로 손을 넣더니 나의 가슴을 움켜쥐었다. 그리고 여러 번 주물거리며 거친 숨을 내 뱉었다. 나는 점잖게 그의 손을 빼며 말했다.
- 오늘 처음이니까 여기까지요.
그러자 그는 헛기침을 하며 옷매무새를 고르더니 말했다.
- ..... 난 언제나 미스 고 편이니 언제라도 어려움이 있으면 말하라고.
- 그럼 여기서 먹고 자고해도 된다는 말씀이시죠?
- 물론이지. 그러지 말고 내가 이 근처 방 한 칸 얻어 줄까?
그건 노골적으로 자기 정부가 되는 게 어떠냐는 소리로 들렸다. 그러나 나는 고개를 흔들고 못을 박았다.
- 말씀은 고맙지만 아직 실전 경험이 적어 이곳에서 더 연습도 하고 싶어요. 게다가 휴게실에 침대도 있고 약간의 취사도구도 있으니까 지내는 대는 별 어려움이 없을 것 같아요.
- ....그래도 불편이 이만 저만 아닐 텐데…….
그는 몹시 아쉽다는 투로 말했다. 하지만 나는 나름대로 계획이 있었다. 자존심을 죽이고 엄마한테 가느냐? 마느냐 진로로 고민할 때 나는 스스로 결정을 내린 계획이다. 그건 교도소에서 언제가 읽었던 이순신 전기 중에 한 명언이었다.
- 죽고자하면 살고, 살고자하면 죽는다.
한마디로 난 그때까지 죽고자 했다. 그런데 나는 살았다. 그건 아이러니하게도 내가 아직도 살고자 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어쩌면 이건 나의 변명일지 모르지만 벼랑 끝에 선 건 확실하니까. 더 이상 두려움은 없다는 것은 맞다. 그래서 이제는 피하지 않고 맞서기로 마음을 정한 것이다.
- 난 미스고의 이런 면이 좋아. 그래서 우리 미용실 취업을 적극 허용했던 거야. 마음대로 해. 어려움이 있으면 언제고 전화하고.
. 감사합니다.
회장도 결코 만만치 않았다. 그는 내 마음을 간파라도 한 듯 서두르지 않겠다는 투였다. 다시 말하면 자기 어항에 든 물고긴데 네가 어찌하겠냐는 거였다. 게다가 나에게는 전과자라는 주홍글씨가 새겨져 있어 자기를 쉽게 벗어날 수 없다는 계산이었다. 그러나 나는 반박하지 않았다. 아니 적극적으로 그의 요구에 따르기로 마음을 먹었다. 그것이 나의 유일한 생존의 길이기 때문이다.
그날 이후 나는 미용실에서 기거하며 나름대로 기술을 읽혀갔다. 남달리 눈썰미와 손재주가 좋은 나는 어렵지 않게 기술을 습득해갔다. 하지만 실전의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 미용실의 구성은 이러했다. 바지사장격인 원장이 있고 그 밑에 유학파 수석 미용사인 동갑내기 린다 정과 미용전문대학 출신의 사라 박 있었다. 그리고 샴푸전문인 인턴 미스 민이 있었는데 내가 오기한달 전에 스스로 그만 뒀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시간이 지나서야 알았는데 그건 회장이 시도 때도 없이 껄떡거려서 였다는 사실이었다. 그리고 한 가지 특유한 것은 다른 미용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남자 미용사는 없었다. 그건 놀랍게도 최장님의 방침이라는 거였다. 그 이유로는 교인 사모님이 많이 드나드는 관계로 구설수를 미연에 차단하자는 거였다. 그러나 그건 핑계였다. 대부분 나이가 든 신도들이었으니까. 아무튼 이들의 실력을 총체적으로 보면 수석미용사 린다 정의 실력은 베테랑으로 손색이 없었다. 그녀에게는 언제나 예약 손님이 밀렸다. 다음으로 사라 박은 미모는 그런대로 출중했지만 실력은 별로였다. 손님의 불만이 끝이 없었다. 그때마다 린다 정이 마무리했다. 그러나 린다 정은 그녀를 질책하지 않았다. 말은 실력은 하루아침에 쌓아지지 않는 다는 변명이었다. 하지만 나중에 그 속을 들여다보니 이들은 그야말로 회장 교회 맹 신도들로 회장 장로의 충견이기 때문이었다. 그러보니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자연히 샴푸담당으로 끝날 판이었다. 그렇다고 언제까지 거품 통에 손을 담글 수만 없어 뭔가 혁신이 필요했다. 혁신이라면 나의 실력을 드러낼 수 있는 기회 즉 찬스가 와야 하는 건데 도대체 오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나는 서두르지 않고 기다리기로 했다. 생각 같아서는 회장한테 전화를 걸어 육탄전으로 자리를 따낼까도 생각했지만 포기했다. 때마침 황 회장이 기도원 철야기도를 간 시기이기도 했다.
그런데 뜻밖의 기회가 왔다. 린다 정이 쓰러진 것이다. 그러다 보니 다음 서열인 사라 박이 책임져야 하는데 웬일인지 사라 박마저 모친이 병원에 입원했다는 핑계로 졸지에 나만 남은 것이다. 린다 정의 보고를 받은 회장이 나에게 휴업을 통보해 왔지만 나는 무시하고 영업을 계속했다. 그 첫째 고객이 오동호다. 근처 빌딩지하에서 컴퓨터 조립한다는 그는 가끔 들리고 했다. 그는 이발을 한다기 보다는 우리 조직에 대해 관심이 많았다. 이발 내내 이곳저곳을 살폈다. 그래서 수석미용사 린다 정을 좋아 하나 생각했는데 단 한 번도 이렇다 할 제스처가 없었다. 사라 박에게도 마찬가지였다. 궁금해서 점심시간 때 린다 정에게 은근히 물었다. 하지만 그녀는 뭘 하찮은 것 물어보냐는 투로 별 볼일 없는 놈이니 신경 쓰지 말라고 하며 더 이상 거론하지 않았다. 나 역시 그러나 싶어 더 이상 관심 갖지 않았다. 그런데 그가 불쑥 찾아온 것이다. 그는 언제나처럼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나는 그 거동을 살피며 말했다.
- 커트하시게요?
그는 대답대신 미용 전용 의자에 앉았다. 나는 미용실 사정을 얘기했다.
- 오늘은 린다 정이나 사라박이 사정이 생겨 안 나오셨는데요.
그러나 그는 아랑곳없이 눈을 감으며 말했다.
- 아무튼 오픈했잖아요?
- 그건 답답하기도 해서..... 대청소라도 할까 해서.....
그러나 그는 나의 변명에도 아랑곳없이 말했다.
- 지금 실전하고 싶지 않아요?
- 네에?!
순간 나는 놀라고 말았다. 그건 나의 의도가 들통 나기도 했지만 그동안 내가 연습에 몰두하는 것을 훔쳐봤다는 것이기에 두려움마저 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는 여전히 표정 변화 없이 말했다.
- 너무 놀라지 마세요. 야식 사려 편의점 가다가 새어나오는 불빛을 본 것 뿐이니까.
그래도 나는 안심이 되지 않았다. 나의 사생활이 누군가의 의해 드러났다는 것은 좋지 않은 일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기도 하니까. 하지만 그는 상관치 않고 말을 이었다.
- 알았어요. 솔직히 말하면 처음에는...... 당신이 너무도 궁금해서..... 유리창 커튼 사이로 몇 번 훔쳐보기는 했어요. 왜냐하면 나도 당신과 같은 처지니까.
- 처지라뇨? 그리고 초면에 당신이라뇨?
그러나 그는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
- 그럼, 뭐라고 하죠? 아참, 미스 고라고 했지. 하지만 난 그 호칭보다는 당신이 낫다고 보는데..... 왠지 모르게 정감도 들고...... 맞아! 이웃사촌이라는 중요한의미도 있지…….
- 중요한 의미.......
나의 더욱 알 수 없는 그의 말에 한마디 하려했다. 하지만 그는 일방적으로 나의 말꼬리를 자르며 말했다.
- IT 산업에 종사하고 있는 오동호라는 놈이요. 나이는 거기하고 엇비슷할 거 같고...... 나의 목표는 이 분야에 정점을 찍고 싶어 3년째 이 지랄하고 있소. 어때요? 거창하죠.
그러나 나는 할 말을 잃고 거울을 통해 그의 얼굴을 살폈다. 평상시에 자주 드나들었지만 그의 얼굴을 뜯어보기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는 장발이었다. 눈은 쌍꺼풀로 어딘가 모르게 슬픔에 젖어 보였다. 코는 오뚝했고 귀는 다른 사람의 비해 작아 보였다. 순간 나는 죽은 과 선배와 같다는 생각이 불현 듯 들었다.
- 언제까지나 관찰만 할 거요? 내가 그렇게 의심스러우면 민증이라도 깔가요?
그때서야 나는 그에 대한 의심을 풀고 말했다.
_ 어떤 스타일로 해드릴까요?
하며 비치해 있는 카탈로그를 갖다 내밀었다. 그러나 그는 받자마자 거울 앞에 올려놓으며 말했다.
- 당신하고 싶은 대로 하세요. 아무래도 가발보다는 촉감이 다를 테니까.
- 그럼 실습하시라는 거예요.
나는 너무도 의아해서 그를 쳐다봤다. 그러나 그의 표정은 변함없이 말했다. - 오늘만 날이 아니니까 처음에는 당신이 생각하고 있는 스타일대로 천천히 연습하시고 최종에는 까까머리로 마무리 지으면 되겠지. 그때면 당신의 실력도 일취월장할 거고. 보아하니 눈썰미도 손재주도 보통이 아닌 것 같던데.......
순간 오싹한 기분이 들었다. 왜냐하면 나의 실습 장소는 밖에서는 확인할 수 없는 칸막이 안에서 였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눈썰미와 손재주를 운운한다는 것은 나의 일거수일투족을 살펴보지 않고 서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나는 애써 침착하며 말꼬리 돌렸다. 왜냐하면 그에 대해서 좀 더 구체적 적으로 알아야 겠다 싶어서다. 그렇다고 직접적인 심문이 아닌 자연스러움을 택했다. 나는 애써 미소를 지으며 그의 목에 천을 두른 다음 자연스럽게 물었다.
- 조금 전에 IT 산업을 하신다고 들었는데 구체적으로 무슨 일을 하세요?
그러나 그는 알 수 없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 방범용 CCTV.
- 네에?!
나는 한동안 말을 잃고 주위를 둘러봤다. 그는 여전히 같은 표정으로 차갑게 웃고 있었다. 그건 웃음이라기보다는 흉측스러웠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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