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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소설 연재(19) "월곡(月哭) 저수지 살인사건"
게시물ID : panic_10033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heyman
추천 : 3
조회수 : 413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9/06/17 09:5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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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19
 

 

저수지를 벗어난 박형사와 황동팔은 도로 끝, 그러니까 아스팔트 끝자락에 위치한 구멍가게로 향했다. 멀리 어린이용 낡은 세발자전거가 보였다. 다가서자 자전거 바구니에는 물먹은 헝겊인형이 놓여 있었다. 박형사는 조심스럽게 가게 앞으로 다가섰다.
그러나 가게 문은 닫혀 있었다. 혹시 방안에 있나 싶어 문도 두들겨 보고 틈새로 살펴봤지만 아무런 인기척도 없었다. 그래서 돌아서려는 데 황동팔이 처마 밑 벽을 가리키며 말했다.
여기 뭔가 붙어 있는데요?”
다가가 살펴보니 문설주 끝 부분에 싸인 펜으로 쓴 쪽지가 붙어 있었다. 비가 올 것을 대비해 장소를 택한 것 같았다. 거긴 이렇게 쓰여 있었다.
 

<119입니다. 가게 손님의 신고로 출동해 장순녀 할머니를 모시고 갑니다. 뇌졸중 증상으로 보여 수술이 긴박하니 보호자 되시는 분은 이 쪽지를 발견 즉시 안성소방소 현장대응단으로 연락 주세요.>
 

그리고 밑에 날짜를 적었는데 수성 펜으로 썼는지 바람 탄 빗물에 번져 알아 볼 수가 없었다. 박형사는 사실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냈다. 그러나 번호를 누르지 않고 도로 집어넣었다. 황동팔이 이상하다는 듯이 물었다.
형님 왜요?!”
직접 가서 확인해봐야 겠어. 그리고 노인의 상태도......”
박형사는 다시 저수지 쪽으로 향했다. 황동팔이 뒤 따르며 다시 물었다. 그건 방향이 틀렸기 때문이었다. 시내로 나가려면 다시 나 여사 아지트로 돌아가 세워둔 자가용으로 움직여야 했기 때문이었다. 황동팔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다시 물었다.
다시 저수지 가서 확인하시게요?”
그러나 박형사는 뭔가 생각하더니 일별도 없이 말했다.
아냐. 나는 저수지 뒷길로 갈 테니까. 자네는 가서 차를 몰고 포장도로 끝 쉼터로 와 자!”
하며 차키를 던졌다. 황동팔은 영문을 몰라 하다가 어렵게 받아 뒤돌아섰다. 박형사는 그사이 방풍림을 속을 파고들었다. 황동팔도 나 여사 아지트를 향해 발길을 빨리했다.
저수지 가장자리 길은 예상 외로 깨끗했다. 가끔 물결에 밀려 온 듯한 생활 쓰레기가 보이긴 했지만 별다른 흔적이 보이지 않았다. 박형사는 관리인 말대로 손목시계를 보며 걸음을 빨리했다. 이제 5분이 지났으니까 앞으로 2분만 지나면 지름길 통로가 나와야 한다. 사실이었다. 2분쯤 더 걷자. 방풍림이 끝난 지점에 샛길이 나타났다. 박형사는 발길을 멈추고 주위를 살폈다. 순간 박형사는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수상한 흔적을 보았다. 그건 저수지 가장자리에 무성한 갈대가 일부 꺾어져 있고 바닥은 뭔가 끌고 간 듯한 흔적이 보였다. 박형사는 습관처럼 핸드폰을 꺼내 한곳도 빠지지 않게 꼼꼼하게 찍었다. 그리고 안쪽도 살피기 위해 저수지로 다가가 갈대를 헤쳤다. 순간 뭔가 퍼드덕 하고 솟구쳤다. 그건 물오리였다. 박형사는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고 안쪽을 살폈다. 그러나 그곳은 예상과는 달리 변화가 없었다.
이때 핸드폰 벨소리가 울렸다. 박형사는 발신 번호를 확인했다. 최반장 호출이었다. 박형사는 묵묵히 전화를 받았다.
- 니들 서로 짰냐? 나갔다하면 지리산 포수 되자고?”
아닙니다. 엊저녁에 비바람에 갇혀서 어쩔 수 없었습니다.”
- 성과는? 사랑이 확인했나?
아뇨. 지금까지 조사 결과 실종이 확실합니다.
- 피해자 엄마는?
역시 똑같습니다.”
- 그럼 같이 어디로 잠적했다는 거야?
여러 가지 정황을 살펴보면 또 다른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 그래 알았어. 들어 와.
알겠습니다.”
박형사는 습관처럼 대답하고 막 끊으려는데 최반장이 또다시 말했다.
아참. 들어오다 황동팔이 아지트에 들려 그 녀석을 체포해와! 영장 나왔어. “
영장이라뇨?”
- 그 녀석 범행 장면 CCTV 제보가 들어 왔어.
뭐라고요?!”
박형사는 뜻밖이라는 듯이 소리쳤다. 그리고 곧바로 그 진상을 자세히 알아 보려는데 전화는 이미 끊긴 상태였다. 이제 남은 것은 자신의 차를 가지러 간 황동팔을 어떻게 체포하느냐 였다. 최반장 말대로 라면 그 녀석이 순순히 손목을 내밀 것 같지 않기 때문이었다. 더군다나 그에게 차를 맡겼다는 것은 고양이한테 생선을 맡긴 꼴로 도주를 도운 셈이니까. 그래도 기다려 보기로 했다. 저수지를 벗어나 도로 쉼터에 자리 잡고 앉아 도로를 주시했다. 그러나 오지 않았다. 시내로 나가는 길은 이곳뿐인데도 아무런 기척이 없었다. 박형사는 자책감이 들었다. 명색이 베테랑 형사라는 작자가 이런 어리석은 짓을 저질렀나 싶어서다. 솔직히 박형사는 황동팔을 경계는 했지만 믿고 싶었다. 아무리 악한 사람이라도 자신을 그만큼 신뢰하면 달라질 거라고 말이다. 장발장에서도 그렇지 않았던가(?) 미리엘 신부는 모두가 흉악범이라고 외면하는 장발장을 먹여주고 재워주지 않았던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증오에 찬 장발장은 되레 성당의 은식기와 은촛대를 훔치고 달아났다가 경찰에 붙잡혀 왔고..... 하지만 미리엘 신부는 그걸 모두 자신이 줬다며 되레 사랑을 베푼다. 이에 장발장은 감복해 개과천선해 유명한 인사가 되지 않았던가. 거기에 비하면 자신의 사랑은 약할 줄 모르지만 지 목숨을 살려 줬는데...... 박형사는 생각할수록 기가 막혔다. 이런 것을 보면 악은 결코 지워지지 않는 것인가. 자벨 경감의 말대로 직접 찾아서 박멸하기 전에는 소용없는 것인가. 박형사는 자책을 쉬지 않으며 도로 중심으로 파고들었다. 차를 몰고 나온다면 육탄으로다 막을 심산으로 말이다.
이때였다.
멀리서 차 엔진 소리가 들리더니 점점 가까워졌다. 박형사는 권총을 빼 들고 소리 나는 쪽을 향해 나아갔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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