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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속의 파수꾼ㅣ젊은이를 쫓는 집요한 시선
게시물ID : panic_10038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바젤넘버원
추천 : 3
조회수 : 760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9/06/24 16: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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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하릴없이 빈둥거리며 시간을 보내던 젊은이는

지루하기 짝이 없는 마을에서 빠져나왔습니다.

 

 

발길 가는 대로 이곳저곳 쑤시고 다니던 젊은이는

얼마 후

어두컴컴한 숲의 입구와 마주쳤습니다.

 

 

깊은 곳으로부터

음산한 기운을 내뿜는 숲의 모습은

젊은이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따분한 일상에서 탈출을 원하던 젊은이에게

숲은

좋은 자극이 될 것이 틀림없다고

젊은이는 생각했습니다.

 

 

젊은이는

두근거리는 가슴과 함께

숲의 내부를 향해 발을 디뎠습니다.

 

 

숲의 내부는

밖에서 보는 것보다 훨씬 어둡고 음침했습니다.

 

 

곳곳에 썩은 고목이 둥지를 틀고 있었고

바닥에 고인 웅덩이에서는 썩은내가 진동했으며

나무 위에 앉아 젊은이를 지켜보는 까마귀들은

연신 불길하게 울어 댔습니다.

 

 

하지만

그 한결같이 병적인 풍경 속에서

젊은이는

유례없는 스릴을 맛보며

숲의 깊은 곳까지 도달했습니다.

 

 

그리고 보았습니다.

음산하게 자란 나무들 사이로 보이는

낡고 오래된 판잣집을

 

 

젊은이는

뛰는 가슴을 억누르며

천천히 판잣집을 향해 다가갔습니다.

 

 

잠시 후

판잣집에서 황급히 뛰쳐나온 젊은이의 품에는

수많은 금은보화가 안겨 있었습니다.

 

 

젊은이는

터져 나오는 웃음을 억지로 삼키며

왔던 길로 정신없이 달렸습니다.

 

 

그 길로 단숨에 집까지 달려간 젊은이는

집 안 문을 단단히 잠그고

참고 있던 웃음을 터트렸습니다.

 

 

판잣집 안에 쌓여 있던 금은보화들

 

 

금은보화의 주인이 누구였던 간에

그것은 젊은이에게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그로부터 일주일이 지났습니다.

 

 

신나게 돈을 쓰고 있을 거라는 예상과는 달리

젊은이는

하루하루를 불안에 떨며 지내고 있었습니다.

 

 

젊은이는

가는 곳마다 젊은이를 쫓는 집요한 시선을 느꼈고

심지어

좁은 방구석에 웅크려 있을 때도

그 시선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밤

불안에 떨며 잠 못 이루던 젊은이는

창가에서 자신을 지켜보는

수없이 많은 눈과 마주쳤습니다.

 

 

흑요석 같이 시커먼 눈으로

조용히 젊은이를 지켜보는 그것은

까마귀들이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젊은이를 불안에 떨게 하였던

그 정체 모를 시선의 주인은 까마귀였습니다.

 

 

숲에서 보물을 훔쳐 달아나는 젊은이를 본 까마귀들은

줄곧 젊은이의 머리 위를 날며

젊은이를 지켜보았던 것이었습니다.

 

 

그때

대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소스라치게 놀란 젊은이는

드디어 올 것이 왔다고 생각했습니다.

 

 

역시나

까마귀들의 주인이었습니다.

 

 

집 주위로 모여든 까마귀들을 발견하고

젊은이를 찾아온 것이었습니다.

 

 

젊은이가 훔쳐간 자신의 보물을 되찾기 위해

 

 

다음 날

젊은이는 마을에서 자취를 감췄습니다.

 

 

하지만

젊은이가 살던 집 대문에 못 박혀

고약한 냄새를 풍기며 썩어가는 손을 본 마을의 주민들은

아무도 젊은이에 대해 언급하는 일이 없었습니다.

 

 

어디선가

까마귀들이 지켜보고 있을지도 모르기 때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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