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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소설 연재(40) "월곡(月哭) 저수지 살인사건" - 진실2
게시물ID : panic_10047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heyman(가입:2018-03-06 방문:112)
추천 : 4
조회수 : 307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9/07/13 17:0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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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그 시각, 최반장은 작성하던 서류를 내팽개치고 창가로 다가갔다. 유일한 용의자들의 사망 소식을 듣고 망연자실한 것이다. 그래도 뭔가 돌파구가 있지 않을까 싶었는데 사망이라니....... 이제 남은 것은 종결뿐이니 너무도 허탈한 것이다. 그동안 우리는 무엇을 했단 말인가?
생각할수록 화가 났다. 그건 마음대로 할 수 없는 세상에 대한 것이기도 했지만 한편으로 자신의 무능을 드러내는 것 같은 자괴감에 더욱 그랬다.
막말로 우리 경찰이 존재하는 것은 뭔가? 정의 구현을 위해 기본을 수호하자는 것이 아닌가? 그런데 그 기본마저 지킬 수 없다는 것이 말이 되는가. 그렇다면 법은 왜 존재하는가? 기본을 지키게 해서 정의 구현을 실현하자는 게 아닌가. 그렇다면 만민에 평등해야 하는 게 아닌가. 억울한 희생자가 나오지 않게 실현되어야 하지 않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상은 그것마저 허락하지 않는다. 그런다고 우리는 그걸 수긍하고 넘어가야 하는가....... 그렇다면 우리가 그토록 갈망하는 사명감이란 또 뭔가? 모든 걸 희생하며 정의를 실현코자 물불을 가리지 않고 뛰는 것은 뭔가. 그냥 직업상의 퍼포먼스인가....... 특정인의 농락에도 그저 그렇게 노리개가 되어서 안위만 추구해야 하는 허수아빈가. 그렇다면 법의 존재가 유명무실한 게 아닌가........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니 두통마저 일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정답이 보이지 않은 의문만이 돌고 돌 뿐이었다.
- 삐걱!
출입문 밀치는 소리와 함께 박형사가 들어서며 한마디 뱉었다.
다녀왔습니다.”
그 역시 맥 빠진 모습이었다. 그의 손에는 수첩형의 고순옥의 일기가 들려 있었다. 그러나 최반장은 여전히 창밖만 쳐다봤다. 창밖의 드리워진 벚꽃나무의 가지는 시간이 지날수록 영글어 갔다.
나머지는 이 형사가 정리해 보고하겠답니다.”
여전히 최반장은 창밖만 보고 있었다. 그러자 박형사 다가서며 투덜거렸다.
씨발 우리도 허탈해요. 존나 찝찝하고요.”
그러자 최반장이 고개를 돌려 쳐다봤다. 그건 나도 알지만 뭐가 그리 찝찝하느냐는 투였다.
사실 그 인간들 깃털 아네요. 들러리.......”
그걸 어떻게?”
오면서 고순옥의 일기장을 또다시 읽어 봤는데. 확신이 들더라고요?”
확신이 들다니? 어느 대목이?”
고순옥이 아바타 역할을 하면서도 철저하게 폭행가담을 피한 대목이요.”
하며 그는 주머니에서 수첩을 꺼내더니 접힌 부분을 펼쳐 읽어 내려갔다.
<지금 모든 게 악마의 늪으로 치닫고 있다. 더 이상의 폭행과 협박은 막아야 한다. 엄마는 지금 무리수를 두고 있다. 처절한 지옥이 펼쳐질 거라는 걸 모르고 있다. 그는 냉혈한이다. 악마다. 게다가 무통증환자다. 그 어떤 고문도 그에게는 소용이 없다. 그래서 상대방의 폭력을 다 받아 준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그리고 그는 어느 순간 패배를 인정하고 모든 걸 수긍하며 받아 줄 것이다. 그렇다고 승리했다고 좋아하면 오산이다. 어느 날 기회가 오면 철저하게 잔인하게 보복을 한다. 그 기회란 자신 특기인 약자(弱者) 포장이 먹혀들었을 때다. 그렇다고 숨거나 도망칠 수도 없다. 그는 절대자처럼 일거수일투족을 환히 본다. 고로 그것을 벗어나는 길은 오로지 죽음뿐이다. 그래서 나는 죽임을 각오하고 있다. 엄마와 황동팔 그 인간도 비참한 최후를 맞을 것이다. 아니 그 이상일 수도 있다. 그렇다고 해서 그가 지목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는 철저하게 상대편으로 하여금 자멸의 시나리오를 택하게 하기 때문이다.>
 

읽기를 마친 박형사는 두려운 표정으로 최반장을 쳐다봤다. 최반장은 한숨을 내뱉으며 말했다.
볼펜으로 지운 부분을 복원한 대목이구만.”
섬뜩하지 않으세요?”
자네가 복원해 줄 때만 해도 소설처럼 여겼는데...... 시간이 흐르다보니 수긍이 가더구먼.”
이제 어떻게 될까요? 그가 생각하는 복수가 끝났을까요?”
박형사는 심각한 표정을 지으며 최반장을 쳐다봤다. 최반장은 잠시 머뭇거리더니 한숨과 함께 말을 이었다.
외관상은 그렇지만 아직 남았다고 봐.”
뭐가요?”
부역자들........”
그들은 모두 도와줬는데요?”
아니지. 자신의 비밀을 누구보다도 잘 아니까. 동행할 수는 없지. 그 결과는 토사구팽이라고.... 모르긴 해도 사건 종결과 동시에 그들의 자멸도 시작될 거야.”
그렇다면 또 살인이?”
아니지. 명예살인으로 인한 자멸......”
그럼, 결국에는 자신만 남는다?”
그것도 쉽지 않을 거야?”
그 말씀은?”
....그건 정형사가 해답을 가져 올 거야.”
그럼, 저희는 뭘 하죠?”
일단 과장님이 지시한 사건종결 발표 준비나 하자고. 내일 서장님께서 직접 기자회견을 하시겠다니까.”
.”
박형사는 궁금한 게 많았지만 더 이상 응해 주지 않을 것 같아 자신의 자리로 돌아왔다. 최반장도 자신의 자리로 돌아와 컴퓨터를 켰다.
잠시 후 최반장이 뭔가 불현 듯 생각난 듯 박형사를 보면 물었다.
아참! 두 인간 사망소식 입단속은 확실히 시켰지?!”
박형사는 그건 기본이 아니냐는 투로 말했다.
당연하죠. 119대원들에게 중환자 이송이라고 입을 맞췄습니다. 외진 곳이라 구경꾼도 없었고요.”
그래. 특유한 거라도 있었나?”
. 아무리 약에 취했다고 해도 대부분은 팬티라도 걸치는데 두 놈은 완벽한 알몸이었습니다. 찬 기운 때문인지 서로 얼싸 안고 있었고요.”
또 다른 것은.”
박형사는 잠시 뭔가 생각하더니 말을 이었다.
떼놓고 보니 두 놈 다 불두덩에 .이란 파란 문신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래?!”
최반장은 잠시 머뭇거리더니 다그쳤다.
자네는 그걸 어떻게 생각해?”
저는 그게 변태적 발상에서 기인된 게 아닐까 하는데요? 예를 들면 내 것의 첫 음을 따서요?”
나는 자네와 생각이 달라.”
뭐가요?”
일종의 그들만의 퍼포먼스가 아닌가 싶어.”
퍼포먼스요?”
그것 또한 정형사가 답을 가져올 거야.”
이때였다.
전화벨이 요란하게 울렸다. 박형사가 최반장을 쳐다봤다. 최반장이 고개를 끄떡였다. 그러자 박형사는 곧바로 스피커폰의 단추를 누르고 말했다.
수사본부 박형삽니다.”
- 수고하십니다. 신 교숩니다.
아이고 반갑습니다. 근데 어쩐 일로?!”
- 아네. 의뢰하신 폴더 폰의 결과를 말씀드리기 위해섭니다.
아네. 뭐가 나왔습니까?”
최반장이 다가서며 다이렉트로 물었다. 신교수는 진지하게 설명했다.
- 반장님이 예상하신대로 악성바이러스가 심어진 좀비 폰이 확실했습니다. 그리고 S.R이란 의문스러운 앱이 하나 발견됐는데……. 이게 상대방으로 하여금 두통을 일으키게 하는 네트워크 조정 앱이 아닌가. 의심됩니다. 하지만 이건 학계에 밝혀진 건 아닙니다. 이상입니다. 자세한 것은 정군 메일로 보낼 테니까 참고 하십시오. 전 그럼 강의가 있어서.......
감사합니다.
최반장은 아직 질문할 게 남았지만 강의시간이 임박한 거 같아 전화를 끊었다. 곁에서 묵묵히 듣고 있던 박형사가 물었다.
예상하신대로군요.”
난 그 앱에 더 기대를 걸었는데.”
하지만 그 말은 학계에는 보고된바 없어도 가능하다는 말 아닙니까?”
그렇지. 하지만 그렇게 되면 확신이 부족해 증거채택은 어려워.”
그렇다면 무용지물이네요.”
그렇다고 봐야지.”
이때였다.
출입문이 열리면서 정형사가 들어섰다. 그는 습관처럼 한마디 뱉었다.
다녀왔습니다.”
그의 손에는 문제의 두툼한 책자가 들려있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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