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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소설 연재(42) "월곡(月哭) 저수지 살인사건" - 파국1
게시물ID : panic_10049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heyman(가입:2018-03-06 방문:112)
추천 : 4
조회수 : 304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9/07/16 12:5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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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드디어 운명의 날이 밝았다.
그러나 하늘은 맑지 않았다. 여기저기 검은 구름이 방황하고 있었다. 여차하면 똘똘 뭉쳐 비를 뿌릴 것 같은 기세였다.
수사본부의 형사들은 밤새 자료를 준비해선지 책상에 엎드려 자고 있었다. 중앙에 위태롭게 걸려 있는 원형시계는 오전 8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 따르릉! 따르릉!
전화벨이 연달아 울었다. 최반장을 비롯한 박형사 정형사가 동시에 일어나 전화기를 노려봤다. 그건 좀 더 자게 내버려두지 너무한다는 원망의 표시이기도 했다. 정형사가 손을 뻗어 수화기를 들었다.
수사본부 정형삽니다.”
그리고 그는 곧바로 군기든 군인처럼 벌떡 일어났다. 최반장과 박형사도 긴장된 표정으로 쳐다봤다. 정형사는 ” “만 연발하더니 고개를 조아리고 수화기를 내려놨다.
서장님이야?”
박형사가 자리에서 일어나며 물었다.
. 기자회견 자료는 잘 준비됐느냐고요.”
어련히 알아서 하려고.......”
박형사가 투덜거렸다. 그러나 최반장은 불평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장 서장의 생리를 잘 알기 때문이었다. 장 서장은 발음이 많이 샜다. 그건 보통 긴장할 때였다. 특히 외국어 발음을 할 때는 더욱 심했다. 그래서 되도록 외국어 표현을 자제시켰다. 지금 말로는 자료 준비를 묻는 것이지만 본마음은 외국어 자제를 점검한 셈이다. 하지만 직원들은 모두 알고 있다. 그래서 어제 간부회의 때도 이미 대책을 강구해 놨다. 그러니까 간단한 가자회견 개요는 서장이 하고 나머지는 수사본부에서 일괄해서 하기로 했다. 고로 서장이 문제가 아니라 알맹이인 수사결과를 맡은 최반장과 박형사. 정형사다.
아무튼 밤새 자료는 정리됐으니 이제 기자회견 시간만 기다리면 됐다. 이번 기자회견 배포자료는 간소화했다. 그건 잘못해석하면 오해의 소지가 있어. 간편하게 한 것이다. 최반장은 점검 차 두 사람을 사건 관계도 앞으로 불렀다.
이쪽으로!”
왜요?”
만사는 불여튼튼 이라고 다시 한 번 점검해보자고.......”
박형사와 정형사는 고개를 끄덕이고 최반장에게 다가섰다. 최반장은 실전처럼 볼펜 지휘봉을 길게 빼더니 상황판을 두드리며 말했다.
사건 개요는 서장님께서 말씀하실 것이고, 수사상황은 내가 해야 하니 연습 겸 점검할 거니까 그리 알아. 나머지 수사결과는 자네들이 나눠서 하고.”
박형사와 정형사는 고개를 끄덕였다. 최반장은 헛기침을 두어 번 한 다음 말했다. 그러나 그는 연습으로 들어가지 않고 심각한 표정을 지으며 박형사와 정형사를 보며 물었다.
그건 그렇고 그의 반격은 어디서 시작될까?”
정형사가 말했다.
우리의 투항에서 시작되겠죠.”
그러자 박형사가 한숨을 내쉬며 말을 받았다.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사건 종결 때요. 하지만 아니면 마는 거죠.”
그러나 정형사의 말은 단호했다.
아닙니다. 그건 분명합니다. 저를 믿으시면 됩니다.”
그리고 그는 두 주먹을 불끈 쥐어보였다. 최반장 역시 주먹을 불끈 쥐어 내보이긴 했지만 찝찝한 표정은 감출 수 없었다. 그러나 그는 내색하지 않고 말을 이었다.
근데 말이야? 그건 그렇다 치고 실종된 딸이 걸리는데...... 이 부분은 어떻게 하지?”
박형사도 역시 같은 마음이라는 듯이 심각한 표정을 지으며 말을 받았다.
이제 겨우 6살인데...... 어쩌면 사진 한 장 남기지 않았을까요? 막말로 애가 어떻게 생겼는지 알아야 찾아보던지 말든지 할 거 아닙니까?”
허긴. 그래서 예초부터 포기했었지. 하지만 정형사는 어떻게 생각해?”
최반장이 뭔가 곰곰이 생각하는 정형사에게 물었다. 정형사는 심각해하는 두 사람과 달리 평온한 표정으로 말했다.
저는 그 또한 오동호의 전략이라고 봅니다.”
전략이라니?”
최반장과 박형사가 이구동성으로 물었다. 그러나 정형사는 여전히 같은 표정으로 말을 받았다.
오동호가 잘 보살피고 있다고 봅니다. 아마도 민국기가 운영하는 유아원에서 잘 지내고 있을 겁니다.”
그건 무슨 근거로......”
고순옥의 죽음으로 양육권을 자동 취득했을 테니까요. 그래서 어제 저도 불현 듯 생각나 오동호의 주민등록을 열람해 보니까 입적되어 있었습니다.”
대단하구만.......”
모르긴 해도 오늘 데리고 나올 겁니다.”
역시 무서운 놈이야.”
걱정 마십시오. 그건 또한 제가 자세히 설명 드리겠습니다.”
이때였다.
이형사 출입문을 열고 들어서며 말했다.
과장님이 모두 모시고 오시랍니다.”
그러자 최반장과 박형사. 정형사가 각자 준비한 자료를 들고 서둘러 출입문을 나섰다.
하늘은 여전히 우울했다. 검은 구름도 더 많이 모여 있었다. 그러나 벚나무의 가지는 어제보다 멍울이 풀려 오후쯤에는 한두 송이 필 것 같았다.
수사과장실에 들어서니 장 서장과 김 수사과장이 서로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최반장이 부하들을 대신해 인사를 했다.
좋은 아침입니다.”
그러자 두 사람이 쳐다봤다. 수사과장이 오른 손을 들어 보이고 소파를 가리켰다. 최반장 박형사. 정형사가 좌우로 앉았다. 장 서장이 최 반장을 보며 물었다.
다 됐지?”
그러자 최반장이 고개를 조아리며 말했다.
.”
드디어 지긋지긋한 수사가 끝나는구먼.”
그러자 정형사가 한마디 하려 했다. 최반장이 급하게 저지 시켰다. 그건 눈치 빠른 그가 어찌 나올지 몰라서다. 정형사도 눈치 채고 엉뚱한 말을 했다.
이제 30분 남았는데요?”
그래. 이제 김 과장도 한시름 놓겠구먼.”
다 서장님 덕분이죠.”
네 덕이긴 여기 이 사람들이 잘 뛰어준 덕분이지.”
그리고 그는 최반장과 박형사. 정형사를 가리켰다. 수사팀은 살며시 고개를 조아렸다. 이어서 서장과 수사과장의 오늘 안건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수사팀은 거리낌 없이 계획을 밝혔다. 장 서장은 매우 흡족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나 수사팀은 긴장한 표정을 놓지 않았다. 이러는 사이 기자회견 시간이 다가왔다. 기자회견은 대회의실에서 10시 정각에 열기로 했다. 처음에는 기자회견실에서 하려고 했는데 연쇄살인사건으로 그 비중이 크다보니 지방 언론은 물론이고 중앙언론에서도 몰려올 것 같아 대 회의실로 잡은 것이다.
그럼 이제 가볼까?”
서장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나머지 사람들도 모두 일어났다. 수사과장이 서장에게 다가서며 말했다.
일단 대기실로 가시죠.”
대회의실은 수사과장실에서 한 블록 떨어진 건물에 있었다. 그건 경찰서 내 보안을 의식해서 일부러 떨어 뜨려 놓은 것이다.
회의실 건물에 다가가니 많은 취재 차량이 눈에 띄었다. 사진기자와 취재기자 들이 한데 어우러져 주변을 살피고 있었다. 장 서장은 김 수사과장의 인도를 받아 뒷문으로 들어갔다. 그러나 최반장과 나머지 수사관들은 정면 돌파를 택하고 건물현관을 향했다.
이때였다.
승합차 한 대가 다가오더니 현관 앞에 멈춰 섰다. 기자들이 몰려가며 소리쳤다.
오동호다!”
그러자 기자들은 좋은 자리 찾으려고 앞 다투어 승합차 앞으로 모여들었다. 이윽고 승합차 문이 열렸다. 먼저 법률 대리인인 강 변호사와 민국기가 내렸다. 이어서 놀랍게도 오동호의 부모가 내렸다. 그리고 정나리가 내렸다. 이어서 정형사의 예언처럼 충격적으로 오동호가 꼬마 여자 어린이의 손을 잡고 내렸다. 그들은 한결같이 검은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마스크에는 노랑테이프로 X자가 붙어 있었다. 그건 노코멘트 하겠다는 의도이기도 했다. 그러나 기자들의 질문은 끝없이 이어졌다.
오늘의 사건 결과가 어떻게 나오시리라 보십니까?”
유력한 용의자들 사망으로 공소권 없음으로 사건종결 될 것 같은데 소감한마디 해주시죠?”
사건 연계로 많은 고초를 겪으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 거기에 대해서 한 말씀 해주시죠?”
지금 손을 잡고 있는 어린이가 따님이십니까?”
여기저기서 질문공세가 이어졌지만 그들은 한마디 대꾸없이 대회의실 문을 열고 들어섰다. 기자들도 따라 들어갔다. 수사팀은 그제야 출입문으로 향했다.
- 큼큼!
누군가 헛기침을 했다. 돌아보니 견기자였다. 그러나 누구 한 사람 상대하지 않고 묵묵히 출입문을 들어섰다. 그러자 그가 들으라는 듯이 한마디 했다.
사건종결이라 쪽팔리다 이 거지!”
그러나 수사팀은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견기자도 무안한 지 안절부절못하며 서둘러 입구로 들어섰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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