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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보는 친구와 기묘한 이야기 세번째[급식서리편]
게시물ID : panic_10050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랑자(가입:2011-12-28 방문:2116)
추천 : 15
조회수 : 1121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9/07/16 23:4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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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랑자입니다. 

 

두번째 이야기까지는 2년 전 올렸던 글을 약간의 수정, 보완을 통한 리메이크 였고, 이 세번째 이야기 부터는 한번도 올리지 않았던 완전히 새로운 스토리 입니다.

 

그리고 1편과 2편에서 약간의 실수가 있었는데, 기숙사의 점호 시간은 저녁 9시입니다.

 

그럼 즐감상 하시기 바랍니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급식서리편]

 

우리가 사는 기숙사의 맨 아랫층은 급식실이야.  시작하기 앞서, 학교 구조가 좀 특이하기 때문에 먼저 학교의 구조부터 설명을 해보려고해. 

 

전편에서 내가 우리학교에는 총 4개의 건물이 있다고 했지? 엄연히 따지면 몇개가 더 있긴한데, 크게는 4개야. 일단 정문에서 들어오면 왼쪽에 언덕길이 있고, 그 언덕길을 따라 올라가면 왼편에 기숙사가 있고, 기숙사 맞은편엔 별관이 있지.

 

이전 편에서 설명을 못한게 하나가 있는데, 이 별관에는 조그마한 부설 중학교가 같이 있어. 윗층은 우리가 본관의 부족한 교실 수 때문에 몇몇 반이 썼고, 그 아래 층들과 1층은 중학생들 교실과 교무실 등이 있었지.

 

실습동은 바로 우리 기숙사 건물, 그니까 급식 건물과 붙어 있어. 

 

간단하게 정리하자면, 언덕 아래쪽은 본관 건물과 운동장과 스탠드 등이 있고, 언덕 위쪽에는 조금은 작은 운동장과 기숙사와 맞은편에 별관이 있는 형태였지.

 

기숙사 내부는 급식실과 연결돼 있어서, 계단만 내려가면 그대로 급식실에 가서 밥을 먹을 수 있는 형태였어.

 

근데 다들 잘 알잖아, 한참 혈기왕성한 고딩들은 아무리 먹어도 먹어도 꺼지지 않는 소화기관을 보유하고 있다는걸. 

 

우리 역시 마찬가지였어. 급식실에서 기숙사생들을 위해 저녁까지 식사가 나오긴 하지만, 한창때의 고딩들의 포만감은 두시간을 채 가질 못해.

 

그래서 밤 여덟시가 넘어가게 되면, 뱃속에 아귀를 하나씩 달고 있는 수 많은 기숙사생들의 배고픔에 굶주린 하울링이 시작되곤 했지.

 

문제는 우리학교가 주변이 전부 논밭이라, 뭐 먹으로 나가기도 힘들고, 주변에 마땅한 슈퍼 하나 없었다는 거였어.

 

그래서 우리는 항상 버스를 타고 시내로 나가 물건을 공수해 오거나, 아니면 걸어서 좀 가다보면 있는 허름한 구멍가게에서 그나마 먹을만한 물건들을 집어오는게 전부였어.

 

그마저도 막 집어오다간 선배들에게 들켜 혼이 나거나(우리땐 이런 쓸데없는 똥군기가 많았어) 뺏기기 때문에 사실 그마저도 쉽지가 않았지.

 

그런 환경 탓에 우리 남자 기숙사에는 꽤 역사와 전통이 깊은 풍습(?)이 하나 있는데, 바로 급식서리였어.

 

다행히도 이 급식서리는 오랜 전통이라, 유일하게 선배들이 터치를 하지 않고 눈감아주는 부분이기도 했어.

 

서리의 방법은 이러해. 기숙사 저녁 식사가 끝나고 나면 기숙사에서 식당으로 내려가는 유리문이 잠기게 되는데, 이 유리문은 구식이라, 위 아래에서 고정시켜 잠그는 기능이 없어. 그래서 그냥 두 문의 손잡이 사이에 그 자전거 잠글때 쓰는 원형 자물쇠 있지? 그걸 걸어두는 식이었어.

 

근데 이 자전거에 쓰는 자물쇠가 길이가 좀 길어서, 유리문을 각각 반대쪽으로 쭉 당기면, 사람이 하나 겨우 들어갈만한 공간이 생기게 돼.

 

그러면 그 날의 급식서리팀은, 위생봉지를 들고 그 안으로 투입되지. 급식조리실 안으로 들어가면, 참치와 스팸, 그리고 그 날 아침 점심 저녁에 나왔던 반찬들 중 남은 잔반들이 들어있어. 

 

대부분은 이모님들이 퇴근 전 싸가긴 하는데, 운이 좋은 날은 안싸가시거나 양 자체가 많아, 가져가시고도 남아있는 경우가 종종 있거든. 

 

지금 생각해보면 아마 이모님들은 우리가 서리를 하는 것을 다 알면서도 쉬쉬했던 거 같아. 상식적으로 모를 수가 없는 건데, 서리해가는 양이 급식실 규모에 비하면 얼마 되지도 않을 뿐더러, 부모의 마음으로 배고픈 학생들이 야간에 서리를 하는 것을 눈감아 주신 거겠지.

 

아무튼 밥통에는 식은밥이 항상 있어서 큰 걱정은 없었기에, 그것들을 티 안나게 가져와서 기숙사에서 고추장과 참기름을 넣고 가져온 반찬들과 함께 비벼먹는 비빔밥이 바로 급식서리의 대표 메뉴였지. 

 

그 날도, 우린 언제나 그렇듯이 배고픔에 몸부림치고 있었어.

특히나 산적놈의 정신나간듯한 중얼거림은 우리들의 이성의 끊을 끊어놓기에 너무 적절했지.

 

산적 : 아아..뜨끈한 밥에 스팸한장 탁 얹고 그 위에 김치하나 싹 올리고 먹고싶다. 아니면 참치캔을 딱 하고 따서 반숙한 계란이랑 고추장을 넣고 슥슥 비벼서...


나 : 얌마, 안그래도 배고파 뒤지겠는데 자꾸 그딴소리할래??

 

내가 그런말을 하든 말든 녀석의 정신나간듯한 혼잣말은 계속 이어졌고, 산적놈의 디테일한 맛 표현에 다른 놈들도 어느샌가 동조하는 듯 하더니 이내 A가 입을 열었어. 

 

A : 야 우리 그러지 말고 오늘 서리 한번 할까? 우리는 그거 한번도 안해 봤잖아. 그리고 니들 오늘 점심에 뭐 나왔는지 알지?? 닭강정 나왔잖아 닭강정!! 혹시 아냐? 냉장고에 산처럼 쌓여 있을지??

 

A가 이 얘기를 마치자, 산적놈은 이미 폭주 직전의 상태였고, 나머지 놈들도 하나 둘 씩 눈에 생기가 돌기 시작했지.

 

석이 : 근데 산적이랑 랑자 느그들은 망봐야 되지 않겠나? 니들 그 사이로 못들어간다 아이가.

 

석이 말처럼 산적은 몸무게가 매우 많이 나가는 장비같은 체격이었고, 나는 예전부터 덩치가 꽤 좋은 거구여서, 아무래도 그 사이로 들어가는건 무리였어.

 

우리는 급하게 급식서리 플랜을 세우고, 바로 실천으로 옮겼어. 나와 장비는 망을 보게 되고, A와 B 그리고 말자와 석이 이렇게 네 명이 서리에 투입됐어.

 

녀석들이 급식조리실 안으로 성공적으로 들어가고, 한 10분쯤 지났을까? 안쪽에서 A 녀석의 환호에 찬 외침이 들려왔어.

 

A : 찾았다!!! 야 닭강정 졸라 많아!!!!!! 와 씨 대박이다 진짜!

 

그 소리가 얼마나 컸던지, 윗층에서 경계를 서던 우리에게까지 들릴 정도였지.

 

잠시 후, 녀석들이 계단을 올라오는 소리가 들렸어. 가장 먼저 나온건 석이였어. 이후 차례대로 말자와 B, 그리고 마지막으로 강정을 봉지에 한 가득 담은 A가 올라오고 있었지.

 

올라온 멤버들이 우리가 벌려놓은 문 사이로 하나 둘 빠져나가며, 모든게 순탄하게 흘러가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던 그 때였어.

 

"너희들 거기서 뭐하는거야!!!"

 

멀리서 당직사감의 외침이 들려온거야.

 

우리 기숙사는 상시 근무하는 사감쌤이 있긴 하지만, 가끔씩 학교 선생님들이 돌아가며 당일치기로 당직사감을 서곤 했어.

 

하필, 그날의 당직사감은 우리학교에서 별명이 호랑이라고 불리던 공포의 과학쌤이었지.

 

사감쌤은 그 외침과 함께 삿대질을 해대며 우리를 향해 달려오고 있었고, 나와 산적은 연신 ㅈ댔다를 외치며 애들에게 빨리 나오라고 닥달했어.

 

다행히 석이넘과 말자, B가 무사히 빠져나와 사감의 눈을 피해 외부로 숨었고, 이제 A가 나올 차례였지만, 타이밍이 너무 좋지 않았어.

 

A까지 나오는걸 도와주다 보면, 영락없이 사감쌤에게 우리가 한 일이 발각될 터였고, 발각 됐을때의 일은 정말 상상 하기도 싫었거든.

 

우리는 어쩔 수 없이 A에게 한마디 하고는 급하게 그 곳을 빠져 나왔어.

 

나 : 야 진짜 미안하다. 우리가 진짜 금방 와서 꺼내줄게 계단에서 좀만 버텨 알았지??

 

A : 어..? 어?? 야, 야야!! 나만두고 가면 어떡해. 야 x발!!


나 : 야 일단 조용히 있어! 사감쌤 오고있는데 밑에서 소리나면 우리 다 죽는거야!! 진짜 금방 꺼내줄테니까 잠깐만 조용히 있어 알았지??

 

그렇게 사감쌤이 어느새 우리 앞까지 다가왔고, 나와 산적은 순간적인 순발력을 이용해서 서로 싸우고 있는 척 혼신의 연기를 했어.

 

사감 : 뭐야 니들!! 왜 싸우고 있어?? 이것들이 하라는 공부는 안하고 미쳤나...니네 둘 다 내일 수업들어가기 전에 교무실로 와! 알았어??

 

다행히 사감쌤은 우리의 급식서리는 눈치채지 못한 듯 했고, 우리의 연기에 속아 넘어갔어. 이제 사감쌤이 사감실로 복귀하면 우리는 A를 마저 꺼내주고 올라가면 될 것이라고 생각하던 찰나

 

사감 : 뭐해?? 기숙사 안들어갈꺼야?? 조금 있으면 점호니까 니들 먼저 올라가!

 

사감쌤의 한마디에 나와 산적은 똥씹은 표정이 됐지.

 

우리는 어쩔 수 없이 사감쌤을 등진 채 기숙사로 복귀했고, 돌아온 방에서는 B와 말자, 그리고 석이넘이 열심히 서리해 온 것을 캐비넷에 숨기고 있었어.

 

말자 : 야야, 사감 쌤한테 들킨거 아니지??


나 : 어. 나랑 산적이 연기좀 해서 들키진 않았다.


석이 : 근데  A는 어데가고 느그들만 왔노??

 

석이의 말에 나와 산적의 표정이 어두워졌어.

 

나 : 야 x댔다. A까지 꺼내주다가는 들킬거 같아서 못꺼내줬는데, 사감쌤이 우리 먼저 올라가라고 해서 어쩔 수 없이 A 냅두고 올라와버렸다.


B : 아니, 미쳤나 니들???


산적 : 야 이게 우리잘못이냐?? 다같이 해놓고 왜 우리한테 x랄이야.

 

방 분위기가 점점 험악해지자, 석이 녀석이 중재에 나섰어.

 

석이 : 야 싸우지마라. 이게 누구 잘잘못 따질 상황이가. 일단은 점호 끝나고 어떻게든 몰래 빠져나가서 대리고 오면 될거 아이가. A한텐 좀 미안하지만은 뭐 어쩔수 없지 않나. 별 일 없을기다. 그라지말고 문자나 확인해바라. A한테 머 문자라도 왔을거 아이가.

 

그랬어. 우리 모두는 정신없는 와중에 휴대폰이 있다는 사실 조차 잊고 있었던거야. 모두가 휴대폰을 확인하는데, A와 가장 많이 붙어 다니는 B의 핸드폰에 꽤 많은 양의 문자가 와 있었어.

 

그리고 그 문자 내용들을 확인한 우리는...그대로 얼어붙었어.

 

--

pm 8:35 

'야 니넨 진짜 천하의 xxx들이다. 진짜 나가면 다 뒤졌다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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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m 8:38 

'야 시...바 무섭다 여기 진짜. 위생조명만 시퍼래가지고 공포영화에 나오는 곳 같다 빨리 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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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m 8:42 

'야야, 혹시 아까 우리 서리할때 급식실에 딴 팀도 있었냐? 나 말고 누구 한명도 못나간거 같은데? 함 말걸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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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m 8:45

'나 좀 사려줘라!!! 제바ㄹ 저거 사람 아닌거 가ㅌ다. ㅈ발 제발 누구러 도 와주라 제발 살려줘 데발!!!!ㅁㄴ피나ㅡㅍ쟂!!!' 

--

 

뭐 기억상 대충 이런 내용이었던것 같아. 마지막의 문자는 굉장히 다급했는지 오타도 상당히 많았어. 그리고...녀석의 문자는 살려달라는 문자를 마지막으로 이후 약 10분이 넘도록 오지 않았어.

 

하지만 우리는 갈 수 없었어. 곧 점호가 시작되는 시간이었고, 만약 우리 방 멤버들이 빈 걸 알면 대참사가 벌어질게 뻔했으니까. 우리는 어쩔 수 없이 점호가 끝나고 녀석을 구하러 가기로 결정했어.

 

그렇게 얼마 후 점호가 시작됐고, 인원수 체크를 하면서 우리방에서 한명이 빈다는 이유로 약간의 문제가 생겼지만, A가 오늘 집에 일이 있어서 학교가 끝나고 집으로 갔다는 거짓말을 쳐서 상황을 어찌저찌 넘겼어.

 

점호가 끝나자마자 우리는 A를 찾기 위해 계속해서 기회를 엿봤어.  다행히 이십분 뒤에 사감쌤이 학교순찰을 한 바퀴 돌고온다고 나가셨고, 타이밍을 잡은 우리는 A를 구하기 위해 빠르게 내려갔어.

 

그런데 뭔가 이상했어. 도착한 유리문 앞에는 A가 가지고 나오려던 닭강정을 담은 봉지가 풀어헤쳐져서 계단을 나뒹굴고 있었고, A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어.

 

우리는 뭔가 심상치 않은 일이 생겼다는걸 직감했어. 어쨌든 나와 산적은 들어갈 수 없었기에 경계를 섰고, 나머지 세 명이 그 안으로 들어갔지. 

 

그렇게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으아아아아아악!!!!!!!!!!!!!!!!!!!!!!!!!!!!!!!!!!!!!!!!!!"

 

동시에 세 명의 비명소리가 들려왔어. 그러더니 누군가가 빠르게 다급하게 계단을 오르는 소리가 나더니, 이내 B와 말자의 모습이 보였어.

 

나 : 야 니들 왜그래??


B, 말자 : 야 문 벌려!! 빨리!!!! 문 벌리라고!!!!!!!!!!

 

녀석들의 너무나도 다급한 외침에 나와 산적은 더 생각할 것도 없이 힘을주어 문을 당겼고, 녀석들은 뭔가 못볼거라도 봤는지 몸을 배배꼬아가며 순식간에 문을 빠져나왔어.

 

나 : 뭐야, 뭔일인데??

 

내 물음에 말자는 한숨 돌리고는 나에게 상황설명을 하기 시작했어.

 

말자 : 아니 우리가 내려갔는데, A가 냉장고 앞에서 문을 열고 뭘 막 먹고있는거야. 그래서 우리가 다가가서 뭐하냐고 녀석의 어깨를 확 집어 채는데, A가 양 손이랑 입에 시뻘겋게 피칠갑을 하고 있었다니까!! 눈알은 하얗게 까뒤집어가지고?? 그거 보고 기겁해서 도망왔다야.

 

녀석은 아직도 그 때의 상황이 공포스러운지 말하는 입의 볼살이 씰룩씰룩 거리고 있었어.

 

나 : 임마 그럼 석이는?? 왜 석이는 안나오고 니들 둘만 나오는데??

 

그제서야 그 둘은 뒤를 돌아보며 '어...?'라는 짧은 말을 내뱉고 있었다.

 

말자, B : 어...뭐야, 우리 올라올 때 석이는 안올라왔어??


나 : 어!! 니들만 올라왔다! 

 

그 때였어.

 

"아으으으으윽!! 컥.. 커억!!"

 

아래에서 뭔가 고통스러운 헛기침 소리 같은게 나더니, 이내 누군가 넘어지는듯한 쾅! 소리가 나고는 곧 석이가 다급하게 계단을 올라오기 시작했어. 

 

올라올수록 계단조명으로 인해 선명해지는 석이의 모습은...공포 그 자체였어. 옷의 사방팔방엔 시뻘건 피칠갑이 되어있고, 목은 A가 조른듯한 시뻘건 손바닥 자국이 나 있었어.

 

석이 : 야!! 문벌리라!! 점마 귀신들렸다!!

 

나와 산적이 다시 유리문을 비틀어 공간을 만들었고, 빠져나온 석이는 연신 거친 숨을 몰아쉬고 있었어.

 

나 : 야 너, 너... 피..!!

 

석이 : 아이씨, 이거 피 아이다. 잘 봐라. 이거 닭강정 양념이다. 으 씨 찝찝해.

 

녀석의 말에 자세히 보니, 확실히 그건 피가 아니라 시뻘건 닭강정 양념이었어.

 

석이 : A가 갑자기 달려들어서 목을 막 조르는 바람에, 내도 모르게 발로 까고 일단 도망쳤다.


나 : 그럼 이제 어떡하지??


석이 : 하 씨 내도 모르겠다. 내한테 지금까지 시비걸거나 장난치는 귀신은 많이 봤어도, 저렇게 직접적으로 누구한테 빙의해가 죽자고 달려드는건 내도 처음이란 말이다. 말도 걸어보기 전에 냅다 달려들드라.

 

우리가 그렇게 어쩔 줄 몰라 멘붕상태에 있을 때, 다시 아래 계단에서 사람이 올라오는 발소리가 들리기 시작했어.

 

우리는 하나같이 개쫄아서 유리문 옆 구석에 딱 붙어모여서 그 광경을 지켜보고 있었어.

 

이윽고...모습을 드러낸 A는 그야말로 공포스러움을 넘어 기괴했어.

 

녀석의 입 주변은 모두 시뻘건 양념이 묻어 있었고, 눈은 돌아가서 흰자위만 보였으며, 손에선 걸쭉한 양념이 조금씩 뚝...뚝 하고 떨어지고 있었어.

 

그리고 녀석은 곧 소름끼치는 표정으로 웃더니, 평소 녀석의 목소리와 다른 목소리가 반반씩 섞인듯한 이상한 목소리로 외쳐댔어.

 

"니들이!! 내 거 다 뺏어 먹으려고했지!!!히히히히히히히히!!! 다 내껀데!! 니들 아무것도 못 가져가!!!!!!!!!!"

 

거의 비명에 가까운 외침으로 그 말을 뱉던 A녀석은 이내 손으로 유리문을 부술듯이 두들기기 시작했어.

 

우리들의 비명과, A녀석의 외침과 문 두드리는 소리에, 곧 윗층에서 여러명의 다급한 발소리가 들리기 시작했어.

 





"뭐야!! 아래 무슨 일이ㅇ.....히이이이이익!!!!!!!!!!!!!!!!!!!!!!!!"

 

위에서 시끄러운 소란을 듣고 내려오던 사람들은, A의 모습을 보곤 기겁을 하며 나자빠지거나 뒷걸음질 쳤고, 이내 계단에서 수 많은 사람들이 뒤엉켜서는 아수라장이 됐어.

 

내려온 사람들도 A의 모습에 충격을 먹고는 그 녀석을 쳐다보기만 했고, A는 약 1분을 그렇게 미친듯이 문을 두들기더니, 이내 터덜터덜 거리며 다시 계단을 내려가버렸어.

 

모두가 벙쪄있는 와중에 순찰을 돌고 기숙사로 복귀하던 사감쌤이 기숙사 입구쪽에 학생들이 몰려있는 것을 보고는 급하게 달려왔고, 사감쌤 역시 시뻘건 손자국이 수십개씩 묻어있는 문을 보고는 우리처럼 당황했다가, 곧 자물쇠 문을 열기 시작했어.

 

문을 열고 급식실로 내려가 불을 키자, 내부는 완전히 아수라장이었고, A는 한쪽 구석에 엎어져 기절해 있었어.

 

이후의 상황은 앰뷸런스를 부르고, 한밤중에 A의 부모님이 학교로 급하게 오시고, 선생님 몇분도 학교로 오는 큰 일이 벌어졌어.

 

그렇게 사건은 어찌저찌 마무리됐고, 이후 며칠을 쉬다 복귀한 A는 한동안 우리와는 말도 섞지 않았어. 

 

뭐 우리는 당연한 일이라 생각했고, 약 일주일간 녀석을 달래준다고 매점에서 음식들도 가져다 바치고, 주말엔 부페도 사주며 녀석을 황제처럼 대접해줬고, 다행히 녀석은 약 일주일동안 우리가 쏟은 정성으로 인해 화가 풀렸던 것으로 기억나.

 

화가 풀어진 이후 들은 A녀석의 말에 의하면, 자신은 문자를 보낸 이후 그 검은 인영이 자신을 덥치는 듯한 느낌을 받은 이후부터 아무런 기억이 없었다더라. 

 

그리고 병원에서 퇴원하자마자 부모님과 함께 점집을 찾아갔는데, 점집에선 큰 일은 아니라고 가볍게 굿을 한번 하자고 했고, 믿거나 말거나 그 이후로는 별다른 일은 생기지 않았다고 해.

 

아 그런 큰 소동을 일으킨 우리는 이후 어떻게 됐냐고? A를 제외한 우리 모두는 약 한달동안 매일 점호가 끝나고 선배들 방에 불려가서 선배들의 사랑을 듬뿍(?) 받아야만 했지. 심지어 선생님들의 암묵적인 명령 하에 말이야...

 

그리고 그 사건 이후, 유리문에는 자전거 자물쇠가 아닌, 벌레 하나 못빠져나갈 정도로 촘촘한 쇠사슬이 걸리게 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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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편은 이야기가 좀 길었지? 다음 편에는 학교 근처에 있는 저수지에서 있던 일을 써 볼까해. 저수지 편은 좀 짧게 끝날수도 있어서 에피소드 하나 더 추가할 수도 있고. 

 

그럼 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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