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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흔드는 아이
게시물ID : panic_10061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신바람자갈치
추천 : 0
조회수 : 1012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9/08/05 00:49:15
지친 몸과 마음으로 직장에서 일하는 데에, 작은 위로가 되어 주는 것은 7살 딸 아이 뿐이다.

일하러 가는 무거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신발장까지 따라나와 해맑게 웃으며 건네는 잘 다녀오라는 인사는 
힘든 하루를 시작할 수 있는 강한 힘이며, 인생의 원동력이다. 

점심을 먹고, 친한 동료와 차 한잔을 하는데, 동료가 조심스레 입을 연다.
이런 이야기 하기 뭐하지만, 어제 딸이 꿈에 나왔었는데,, 혹시 괜찮냐고 묻는다.
이 친구가 평소에도 다소 예민한 부분이 있는 편이라, 대수롭지 않게 뭔 꿈이냐고 물어봤다.
그러자 주저하며, 상세하게 이야기 하지는 않고 꿈에서 아이가 나왔는데, 묘한 꿈이었다고 얼버무린다.
그리 좋지도 않은 꿈 이야기를 듣고 기분 상하기도 싫어서, 더 묻지 않고 괜찮다고 너나 잘 쉬는게 좋겠다고 웃어 넘겼다.

그리고 몇일 뒤, 딸은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아파트 복도 창문에서 추락한 것이 원인이었다.

절망과 슬픔에 현실을 믿을 수도 없었다.
게다가 아파트 복도창은 7살 아이가 쉽사리 올라갈 수 있는 높이가 아니다.
타살 가능성에 초점을 두고 수사가 이루어졌지만, 추락시점 전후로 낯선이들이 아파트에 오고가는 CCTV 증거도 나오지 않았고.
주민들의 알리바이도 너무 확실했다.
그러나, 조심성 많고 겁 많은 딸이 굳이 창문을 오르려고 애를 썼다는 건 믿기지가 않았다.

장례를 마치고, 그 전보다 더 지옥같은 직장생활은 시작됐다.
문득, 동료의 꿈이야기가 생각 나서 조용히 불러 그 때 어떤 꿈을 꾼건지 제대로 말해달라고 부탁했다.
동료는 마치 자기가 큰 죄라도 저지른 것처럼 미안해하며, 본인이 그 따위 꿈은 꾸지 말았어야 했다고 자책까지 한다.

딸의 죽음에 타살의 실마리라도 잡을 수 있지 않을까하는 실날 같은 희망을 가지고, 오히려 달래며 이야기 해주기를 부탁 했다.

짧은 꿈 이야기 였다..

딸 아이가 건물의 복도 같은 곳에서 혼자 있었다고 한다. 본인은 복도 반대편 멀리 서있었고.
어둑어둑한 복도에 한줄기 빛이 들어오는 창이 있는데, 아무래도 복도가 어두웠기 때문에 누구라도 창가로 가고 싶어 할 만한 환경이었다 한다.
하지만 본인은 겁이 나서 창가 근처로 갈 생각도 못했고, 딸 아이를 부를 용기도 못내었다고 한다.

자신은 태어나서 저승사자란 것을 본적이 없지만, 창가 근처에 있던 그 남자는 분명 저승사자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는데,
창가 주위를 재빠르게 기어다니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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