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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수여행-초대받은 사람들 13
게시물ID : panic_10072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ㅣ대유감(가입:2014-09-03 방문:1091)
추천 : 3
조회수 : 524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9/09/02 11:2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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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이른 시기라서 바닷물이 차다.
파도나 즐기려고 했지만 잔잔한 바다가 그마저도 허락지 않았다.
시연이랑 주아는 금세 지쳐서 수영장이나 가자고 한다.
그래. 원래 시연이랑 주아는 금세 지겨워하고 지치곤 했지.
펜션 수영장에 도착하니 둘의 언쟁이 시작됐다.
진짜 말 좀 해봐. ? ? 왜 강이 이름으로 예약 한거야?”
아이, 왜 또 그래~ 중요한 일도 아니고. 그냥 잊어. 아무 것도 아닌 걸 왜 자꾸 꺼내.”
그러니까. 왜 아무 것도 아닌 건데 그랬냐고!”
좀 그만해! 그냥 잠이나 자야겠다.”
숙소로 오르는 주아의 팔을 잡아 당겼지만 주아가 팔을 흔들어 신경질 적으로 털어내자 시연이도 더는 잡지 않았다.
시연이 너 왜 그래? 내가 그렇게 싫어? 내 이름으로 예약한 게 뭐 대수라고 자꾸 그걸 걸고넘어지는 건데!”
내 쪽으로는 시선도 두지 않고 주아가 사라진 방향만 뚫어지게 노려보던 시연이가 몸을 돌려 수영장으로 뛰어 들었다.
난 또 이 친구들 사이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한숨만 크게 내쉬고 숙소를 향해 계단을 올랐다.
주아는 침대에 누워 눈을 감고 있었다.
잠이 든건지 그냥 눈만 감고 있는 건지는 알 수 없었다.
주아야, ? 시연이랑 그러지마. 시연이가 오늘 기분이 별로인가 봐. 그냥 이유 없이 까칠하네. 네가 더 착하니까 네가 참아. 히히히 이건 시연이한테 말하지 말고.”
농담까지 섞어 조심스레 말을 건넸어도 묵묵부답인 걸 보니 잠이든 모양이다.
조용히 문을 닫고 나와 아래를 보니 시연이는 여전히 텅 빈 수영장에서 수영을 즐기고 있었다.
어째 혼자 나와 계세요? 친구 분들은 어쩌시고?”
펜션 사장님이 나오시며 말을 거신다.
, 잠도 자고 수영도 하고 그러네요. 전 그냥 바다가 좋아서 그냥 이쯤에 앉아 바다나 보려고요.”
여기 바다 참 예쁘죠? 파도 소리도 좋고. 많은 분들이 이곳에서 힐링도 하고 응어리 졌던 마음도 풀고 가시고 그럽니다. 손님들께도 그런 곳이 되셨으면 좋겠네요.”
참 감사한 말씀이다. 처음 봤던 사장님의 이상한 첫인상이 죄송하게 느껴질 만큼 참 포근한 느낌을 주는 분이다.
해지고 나오시면 풍등도 띄워드릴게요. 손님들께만 특별히 해드리는 거니 비밀입니다. 으하하하하하
저 웃음이 처음엔 그리도 음흉해 보이더니 이젠 세상 친절한 웃음소리 같다.
저녁 식사 하실 때 한번 건너오세요. 소주 한잔하시게요.”
살풋 웃어 보이니 사장님은 더 크게 웃으신다.
 

아이구, 맛있는 거 드시네요.”
사장님이 손에 채소를 듬뿍 들고 일렬로 이어진 베란다로 불쑥 들어오셨다.
이곳의 베란다는 같은 층은 통으로 사용하고 사이사이엔 파티션처럼 벽을 세워놓아 테이블에서 한걸음만 나가면 다른 호수와도 연결이 되는 구조였다.
주아가 살짝 찡그리며 불쾌한 티를 냈지만 시연이가 반가운 채를 했다.
어머, 사장님 오셨어요? 뭘 이렇게 들고 오셨어요! 그냥 오셔도 괜찮은데...”
제가 드릴 게 저희 텃밭에서 자란 싱싱한 무농약 채소들뿐이네요. 이래 보여도 맛은 기가 막힙니다. 허허허허
잘 오셨어요. 이리 앉으세요.”
나까지 반갑게 맞으며 빈 의자를 내어 드리자 주아도 하는 수 없다는 듯 표정을 풀었다.
친구 분들 같은데, 함께 여행 자주 다니시나 봅니다.”
아니, 아니에요. 어릴 때 친군데 오랫동안 못 보다가 같이 오랜만에 여행 온 거예요.”
자주 못 보셨구나... 세분 정말 오랜만에 만나시니 더 반갑겠어요.”
?”
그 때 왁자지껄하게 큰소리가 들렸다.
아이고 가족 손님들 바다에서 들어오시나 보네요. 여기가 해너미펜션 이잖아요. 일몰이 끝내줍니다. 여기서 식사하시면서 보시면 응어리 졌던 마음도 풀리고 답답했던 마음도 해소가 되곤 합니다. 아하하하
그렇게 수수께끼 같은 말을 남기고 사장님이 사라지고 그 방향에서 점점 더 크게 떠드는 소리가 들렸다.
아마도 시간이 어중간하여 짐도 안 풀고 바다먼저 들어갔다가 이제야 숙소에 짐을 푸는 모양이다.
세 가족이라더니 정말 시끌시끌했다.
호텔 가자니까 굳이...”
애들 놀기엔 이런 곳이 더 좋은 거야. 뭘 알지도 못하면서. 이번엔 애들이랑 잘 좀 놀아줘봐.”
그래 임마. 제수씨 속 좀 그만 썩이고 철 좀 들어. 키키키키
으이그, 당신이나 잘 하셔.”
유난히 시끄러운 그들 일행은 아이들은 뒷전인지 아이들이 우리 쪽 베란다까지 넘어와 뛰어 다녔다.
! 저리 가서 놀아!”
시연이가 시끄럽다며 짜증을 내자 아이 엄마인 듯한 여자가 다가와 화를 냈다.
지금 뭐하는 거예요? 남의 귀한 자식한테!”
아줌마, 저도 귀한 자식이니까 좀 우아하게 밥좀 먹게 합시다. !”
뭐라는 거야! 여보! 여보!! 여기 좀 와봐!”
여자가 바깥쪽을 향해 소리를 지르자 배가 불룩한 아저씨가 기세 좋게 나서며 소리쳤다.
무슨 일이야!”
순간 공기마저 정지한 듯 억겁 같은 몇 초가 지났다.
어디서 봤더라? 낯이 많이 익은데?
, 죄송합니다. 식사하시는 데 방해가 됐네요. 뭐해~ 애들 안 챙기고.”
당신 뭐라는 거야! ?”
빨리 와! 창피하게!”
대체 왜 그러느냐구! 아는 년이야? ? 아주 젊은 년들만 보면 정신을 못 차리지!”
지랄말구 애데리구 빨리 와!”
부부지간 같은데 말을 어찌나 험하게 하는지 철천지원수가 싸움이라도 하는 모양새였다.
남편 손에 거칠게 이끌려 가족이 사라졌는데도 저녁 테이블의 공기가 싸늘하다.
한참을 말없이 음식만 쏘아보던 시연이와 주아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자리에서 일어나 테이블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 얘들아, 왜 그래? 아줌마 때문에 기분 안 좋아져서 그래? 그래도 저녁까지 굶을 건 없잖아! ?”
나의 만류에도 아랑곳 하지 않던 그녀들의 손을 멈추게 한건 펜션 사장님이었다.
아이구~ 벌써 파하시게요? 좀 전에 소란스런 소리가 들리던데 별일은 없으셨지요? 혹시 무슨 일이 있었다면 죄송합니다. 제가 대신 사과드리죠. 손님들 드시라고 제가 아끼던 과실주를 가져왔는데 한번 드셔보세요. , . 앉아보세요. 조금 있으면 기막힌 해넘이가 있을 테니 천천히 한잔 드시면서 감상하시면 최고일 겁니다.”
마지못해 자리에 앉으며 궁금은 했는지 시연이가 물었다.
이건 무슨 술이 예요?”
아 네~ 오디주입니다. 뒷산에서 제가 직접 따다가 작년에 담근 놈이죠. 제가 가져오기 전에 살짝 맛 봤는데 아주 끝내줍니다. 어허허허허허.”
한잔 씩 받아들고 맛을 보니 사장님의 말이 허세는 아니었다. 정말 맛이 기가 막혔다.
 

 

 

 

이렇게 오래 헤어져 있는 건 만나고 처음 인 것 같다.
친구들과의 첫 여행이라며 어찌나 들떠 있던지 서운해 하는 내 얼굴은 눈치도 못 채는 것 같았다.
여행 동안 비나 계~~속 내려라.”
괜히 심술이 나서 볼멘소리를 하니 나의 강이가 뒤에서 허리를 꼬옥 안아준다.
나도 오빠를 5일 동안이나 못 본다 생각하니까 벌써부터 캄캄해. 보고 싶어서 어쩌나 걱정되고. 그래도 친구들이 내게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오빠도 알지? 재밌는 여행 되도록 기도해줘. 돌아오면 오빠에 대한 맘이 더 깊어져서 매일 오빠 껌딱지 할지도 몰라.”
오빠가 나이 값도 못했네. 강이한테 유일한 어릴 적 친구들인데..... 고등학교 다닐 동안 얼마나 힘들어 했는지 알면서..... 미안해. 내가 나빴다. 어머님은 내가 연락도 매일하고 무슨 일 있나 챙겨 드릴 테니 걱정 말고 다녀와. 결혼하면 나랑도 자주 여행 다니자. 사랑해.”
몸을 돌려 품에 꼭 안으며 말했지만 알 수 없는 불안함에 놓고 싶지 않았다.
그렇게 어렵게 보낸 강이가, 들떠서 행복을 감추지 못하던 강이가 일정을 남겨두고 귀국을 했다고 전해 들었다.
그것도 강이에게 직접 들은 게 아닌, 강이와 연락이 안 닿아 답답한 마음에 어머니께 전활 드리니 그제야 강이가 돌아와 있다는 말을 들은 것이다.
바로 달려가려 했지만 절대로 안정을 취하라는 병원의 지시로 면회조차 안 된다며 와도 볼 수 없다고 못을 박으시는 어머님의 말씀에 마음이 졸아 드는 것 같았다.
어디가 아픈 건가요? 다친 건가요? 많이 안 좋나요? 어머님?”
……. 아직은..........모르겠어. 병원에선 위험한 상태는 아니라 하니 걱정은 말고, 기다려 보자고.”
사랑하는 사람이 병원에 있는데, 어떤 상태인지도 모르는 상황이 미칠 것 같았다.
까무룩 잠이 들었던지 놀라 깨어보니 끌어안은 베개가 축축하다.
오빠, 미안해. 오빠, 정말 미안해......”
꿈속의 강이는 눈물을 흘리며 점점 내게서 멀어져 갔다.
강이를 쫓으며 좁혀지지 않는 거리를 좁히려 숨도 쉬지 못하고 뛰어갔다.
눈물이, 콧물이, 침이 뒤범벅 된 얼굴은 꿈에서 깬 뒤에도 그대로였다.
화장실로 가 후다닥 얼굴을 씻어내고 새벽녘의 거리로 내달렸다.
강이를 이대로 보낼 것 같은 두려움에 아무생각도 할 수 없었다.
 

 

강이는 착한 딸이었다.
한 번도 속 썩인 적 없는 그런 아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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