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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의식
게시물ID : panic_10156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용사☆(가입:2014-09-20 방문:2038)
추천 : 1
조회수 : 422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20/06/22 23:3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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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다큐멘터리를 촬영하며 우연히 -절대 중간에 방해하지 않는다는 조건 하에- 어떤 이들의 종교적인 의식을 촬영할 기회가 생겼다.

[ ㅡ ...야, 훔바-ㅡ 야, 훔바ㅡ]

[.ㅡ야, 훔바ㅡ야,훔바]


내가 본 그들은 서로 어깨동무를 하고 빙 둘러 앉아 노래를 불렀다.
상반신만을 좌우로 흔들흔들거리며 부르는 노래는 내가 알 수 없는 언어들로 가득했다.
정확히는 내가 어떻게 발음하고 적어야 할지 모르는 단어들이었고 그나마 추임새로 넣는 듯한 야,훔바 라는 말만 어느정도 들리는 상황이었다.
무슨 의미인지 묻고 싶었지만 의식을 행하는 이들을 제외하고는 모두 침묵을 지켜야 했기에 입을 꾹 다물었다.

그 노래는 한밤에 시작하여 다음날 해가 뜰 때까지 지속됐고, 온몸이 땀에 젖어 찌들고 목이 쉬어 목소리를 더 낼 수 없을 때가 되서야 멈추었다.

나는 그때가 되서야 내 옆에 있던 여자에게 물었다.

"저 의식은 무엇이고 저들이 하는 노래는 무슨 말입니까?"

여자는 대답했다.

"1년에 한번씩 이곳의 땅을 재우는 노래입니다.. 워낙 거대해서 기지개라도 한번 편다면 큰일이거든요."

"자연에 대한 신앙 같은 건가요?"

"글쎄요? 그리고 저 노래에 대해서도 설명해드리기 곤란하네요, 땅이 들을 노래여서 사람이 이해할 말은 애초에 아니거든요."

내 질문에 여자는 이해가 될 듯 말 듯한 말로 대답했다.

"하지만 야,훔바 라는 말은 당신이 이해할 수 있게 설명할 수 있죠."

"그건 무슨 의미인가요?"

"별 거 없어요, 그냥...."

그렇게 어깨를 한번 으쓱 거리고는 가버리는 모습과 내가 알게 된 말의 의미가 뭐라고 해야할까.

자장- 자장 이라는 뜻이었다는 걸 알고나니 참 허탈하다는 생각밖에 안 들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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