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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착한 빨간색 요괴(remaster)
게시물ID : panic_10211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윤기사(가입:2020-11-12 방문:49)
추천 : 6
조회수 : 790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21/01/15 19:4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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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지하실에서 오랜만에 작업을 완료한 후,


피곤함을 이기지 못하고 꾸벅꾸벅 졸고 있던 나에게

갑자기 만화책에서나 보던, 온몸이 빨간색인 요괴가 요란한 소리를 내며 나타났다.


'우르르 쾅쾅쾅쾅쾅쾅!'

'쾅쾅쾅쾅쾅쾅!'

`뿅!`


[안녕, 난 요괴 세계에서도 제일 마음씨가 착한 빨간 요괴라고 해.

나는 본래 요괴 치고는 정말 착한 마음을 가지고 태어났기 때문에

이렇게 인간 세상에 내려와 봉사활동을 하며,

너희 인간들이 원하는 소원이 있으면 무엇이든지 들어주고 있어.

단, 조건은 있는데 나에게 소원을 비는 사람도 나처럼 착한 마음의 사람이어야 돼.

어쩌구…. 저쩌구….]


나는 머리 양쪽에 뿔이 달린 새빨간 몸통의 괴물이

갑자기 나에게 다가와 이상한 말들과 함께 계속

횡설수설 하는 통에 있던 잠이 싹 달아나 버렸다.


어쨌든 저놈의 요괴 이야기를 종합하여 보면,

인생을 착하게 살아온 사람들의 소원은 무조건 들어준다는

이야기인 것 같다.


"저기…. 몇 가지 좀 궁금한 게 있는데…. 요. 요괴…. 씨?"


착한 요괴가 자기의 이야기를 내가 중간에 끊자,

눈을 흘기며 나를 쳐다보았다.


[뭐?]


"그…. 당신이 들어준다는 그 소원의 개수는 인간 한 명당 무한정인가요?"


[음…. 또?]


"당신이 말한 인생을 착하게 살아온 사람들은 대체 어떻게 구분 하나요?

아마 소원을 들어준다고 하면, 인간이면 누구나 다 자신이 제일 착하게 살아왔다고

당신에게 주장을 할 텐데요?"


[음…. 또?]


"마지막으로 요괴 님은, 이 지구 위에 많고 많은 사람 중에서

왜 하필 제 앞에 나타나신 거죠?]


요괴가 메모지에 내 질문을 열심히 적고 있다가, 내 질문이 끝나자

호주머니에서 접이식 안경을 꺼내 쓰고는, 메모를 하나씩 확인하며

나에게 답을 하기 시작했다.


[첫 번째, 내가 비록 착한 요괴이지만 평소에도 스트레스 안 받고, 숨 좀 쉬며 살아야지. 안 그래?

소원은 무조건 인간 한 명당 한 번씩 뿐이다.]


[두 번째, 나는 너희 인간들을 보자마자, 긴지 아닌지 바로 구별해 낼 수 있다.]


[그리고... 마지막 대답. ............바로 네가 이 지구상에서 마지막으로 남은 악질 중에 최악질,

쓰레기 인간이니까~]


"예?"


[나는 사람을 보자마자, 긴지 아닌지, 너같은 악한 사람들을 바로 구별해 낼 수 있다.]


나는 갑자기 호흡이 가빠지며 식은땀을 흘리기 시작했다.

밑의 지하실에서 내가 조금 전에 요리한 물건의 웃음소리가

내 귓가에 마구 소리를 쳐 댔다.


착한 요괴가 해맑은 미소를 지으며, 나에게 말했다.


[너만 마지막으로 죽으면, 세상은 이제 착한 사람들만 존재하게 돼.

내가 악질 인간들만 골라서 없앤다고, 근 10년 동안 전 세계를 돌아다녔다고.

이제 네가 지구상에 살아있는 마지막 악질 인간이 되버린 거야. 히히히. 착하지?

어서, 내 앞으로 와~]


내 몸이 잔뜩 얼어붙어서 가만히 서 있자,

빨간 요괴가 갑자기 엄청나게 크게 입을 벌리고선

날카로운 이빨을 쑥쑥 뽑아내며

나에게 점점 다가왔다.


그리고는... 내 몸뚱이가 순식 간에 날라갔


-------


그날 오후 TV 뉴스 속보.


“오늘 오후, 00구 00동에 소재한 단독 주택 2층 창문에서 한 남성의 상반신이 절단된 채로

지상에 추락한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이 절단된 시신의 신원을 확인한 결과,

미성년자 연쇄 강간 및 살인범으로 10년 동안 경찰의 지명수배를 받아오던

전과 6범의 김 모 씨로 밝혀졌습니다.


경찰이 김 모 씨의 나머지 시신을 찾기 위해 단독 주택을 수색하던 중,

주택의 지하실에서 사망한 지 얼마 안 된, 미성년자 B양의 시체가 추가로 발견되어,

우리 사회에 크나큰 충격을 안겨 주고 있습니다.


더욱이 이상한 점은, 이 주택 앞을 지나가던 신원미상의 행인이 최초로 경찰에 신고를 하였는데,

주변의 CCTV 확인 결과, 추락한 남성의 상반신 옆에 빨간색 요괴로 보이는…."


 

 

*

착한 빨간색 요괴가 TV 뉴스 속보에 나오는 자기의 모습을 자랑스럽게 시청하며,

큰 이빨을 들어내고 히죽히죽 웃었다.

 

드디어 근 10년만에 자신의 임무를 모두 완수한 것이다.

이제 이 지구상에는 정말 착한 사람들만 존재하게 되었다.

고로, 나쁜 사람들은 모조리 다 죽어버렸다.

 

나는  착한 빨간색의 요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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