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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신선한 피로 젊음을 드립니다.
게시물ID : panic_10211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윤기사(가입:2020-11-12 방문:49)
추천 : 0
조회수 : 842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21/01/18 20:5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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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00대학병원 VIP 진료실’


“갑자기 이런 말씀 드리게 되어 정말 송구합니다. 회장님”


젊었을 때부터 자주 다니던 00대학병원 주치의에게, 자신의 건강검진 설명을 들은 60대 강영도 회장의 얼굴이 점점 흑 빛이 되었다.



“그, 그래? 김 박사, 그럼 내가 앞으로 얼마나 더 살 수 있지?”



“단적으로 말씀 드리긴 어려우나, 지금 회장님의 혈액암 진행 예우로 보아서는 한 3개월 정도로 조심스레 예측을 해볼 수 있...”



강영도 회장이 도저히 못 참겠다는 듯 의자에서 벌떡 일어났다.



“김 박사, 그걸 지금 말이라고 하나? 그 동안 내가 김 박사 연구에 지원한 돈들이 얼만데, 고작 이 노인네 몸 하나 간 수 못해서 나를 이 지경, 이 꼴로 만들어?”



“회장님. 애초에 회장님 같은 고 흡연자가 혈액암에 걸릴 확률이 높은 데다, 회장님 경우는 특이하게도 초기 증세를 찾기가 어려우면서, 이미 3기로 진행된 상태이기 때문에, 저희도 도저히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회장님”



김 박사가 매우 심각한 강영도 회장에게 꾸벅, 사과 인사를 하였다.



“하지만... 뭐, 방법이 전혀 없는 것도 아닙니다. 회장님”



잠깐 동안 인생이 다 무너진 것처럼 괴로워하던 회장이 눈을 크게 뜨며, 김 박사의 어깨를 잡았다.



“김 박사, 좀 더 자세히 말해보게. 내 목숨만 살려줄 수 있다면, 돈은 얼마가 들어도 좋네. 제발 부탁하네.”



김 박사가 회장 쪽으로 얼굴을 가까이 들이밀며 조용히 말했다.



“회장님. 이게 아직까지 우리나라 에서 정식으로 허가가 안 난거라, 말씀드리기 조심스럽습니다만, 제가 일단 명함을 한 장 드리지요. 거기 가셔서 이 실장을 찾으시면 그가 자세한 설명을 해 드릴 겁니다.”



회장은 기쁜 마음으로, 김 박사가 건 내 준 하얀 명함을 찬찬히 살펴보았다.



“00생명창조 연구소. 이 실장?”


                                                                             ***

 


‘00생명창조 연구소’



연구소의 고객 관리 담당자인 이 실장이 만면에 웃음을 띠며, 강영도 회장을 맞이하고 있었다.



“아이고, 회장님 반갑습니다. 김 박사한테는 대충 이야기 들었습니다만?”



얼마 남지 않은 자기의 목숨이 너무나 걱정이 되어 일단 연구소를 찾아왔지만, 그래도 회장은 생전 들어 보지 못한 이 연구소가 조금 수상쩍게 생각 되었다.



“이 실장님 이라고 하셨지요? 어떻게 저를 도와주실 수 있는지, 먼저 설명을 좀 듣고 싶습니다만”



이 실장은 강영도 회장의 얼굴을 정면으로 쳐다보았다.



“간단하게 설명을 드리면, 60대의 회장님과 건강한 30대의 사내 피를 교환하는 것입니다.”



회장은 깜짝 놀랐다. 자기 피를 뽑는 게 두려워 젊었을 때도, 그 흔한 헌혈한번 안 해 본 사람이었다. 그런데 내 몸속의 피를 다른 사람과 교환한다고?



“아~ 그전에 이 혈액 교환은 한 가지 조건이 있습니다. 바로 교환하는 사람과 교환 받는 사람 모두 완벽하게 건강해야 한 다는 것이지요.”



회장은 이 실장의 조건 이야기를 듣고, 얼굴이 마구 구겨졌다. 자신이 애초에 혈액암에 걸려서 병원 치료 대신 이 연구소를 찾아온 것인데, 병에 걸린 것이 결격사유라면 여기를 찾아온 것이 아무 의미 없지 않는가?



“하지만...”



이 실장은 안 그래도 작은 실눈을 더 작게 뜨며, 회장에게 천천히 운을 뜨기 시작했다.



“회장님께서는 우리나라의 경제를 책임지셔야 할 중요한 위치에 계신 분입니다. 아직 국가를 위해 하실 일이 산더미 같으신데 그깟 병 때문에 벌써 인생을 마감하신다는 것은, 국가나 시민들을 위해서도 큰 손해지요”



“그럼 이 실장이 나에게 정확히 예기하고 싶은 것이 무엇입니까?”



“뭐, 회장님의 몸 상태가 안 좋으시긴 하지만, 그 목숨보다 돈을 더 소중하게 여기는 젊은 사람들도 생각보다 꽤 있습니다. 수요자와 공급자가 의견이 잘 매치만 된다면, 저희 쪽에서 회장님 건에 대한 진행이 가능할거라 생각합니다.”



회장은 그게 가능하게 되려면 과연 얼마가 필요한지, 이 실장에게 단도직입 적으로 물어보았다.



이 실장은 딴전을 피며, 다른 설명을 먼저 하였다.



“일단 회장님의 몸속에 있는 피를, 젊은 사람의 신선한 피로 몽땅 교환 받으시게 되면, 회장님의 혈액암은 거의 완치가 되실 겁니다.”



“정, 정말인가?”



“거기에, 회장님의 몸속 기관들에 이로운 역할을 하는 뇌신경 세포들이 많이 증가하게 되어, 회장님의 인지능력은 물론이요, 근육포화도, 골밀도 등 운동 능력들이 놀랄 만큼 향상 되실 겁니다. 다시 말해 예전과 같은 건강한 신체로 돌아오시게 된다는 것이지요.”



회장은 이 실장에게 효과에 대한 설명만 들었는데도, 벌써 자신의 암이 완치가 된 듯한, 즐거운 느낌을 받았다.



“물론 몸의 근육들이 빨리 생성 되니까, 회장님이 그 동안 고생하셨던 관절염 같은 것도 말끔히 해소가 될 것이고요. 이 정도면 맘에 드십니까? 회장님”



“음. 아주 좋군. 이 실장 말대로 진짜 그렇게 되기만 하면, 내가 세상에 다시 태어나는 거나 마찬가지야. 이제 본론을 이야기 해 보세. 내가 그럼 얼마를 이 실장에게 줘야 한다는 거지?”



이 실장은 아무 말 없이, 손가락을 다섯 개 펴보았다.



“가능하시겠습니까? 회장님? 이번 기회로 회장님께서는 싱싱한 젊음을 얻으시는 겁니다. 그런데도 제가 제시한 금액이 이 정도면, 정말 합리적인 수준이라고 회장님께 감히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회장은 각오를 하고 왔다는 듯이, 고개를 두 번 끄덕였다.



정말 이 실장이 제시한 금액이 일반인들이 판단하기에는 정말 어마 어마한 금액이지만, 이 실장 말대로 싱싱한 젊음을 다시 얻을 수 있다면야, 그 정도는 얼마든지 감내할 수 있었다. 돈이야, 내가 건강해진 후에 얼마든지 또 벌면 된다.



‘어차피 우리나라의 사회 경제 구조가, 시간이 지날수록 가진 자가 더 가지게 되는 구조로 되어있지. 나는 이 돈으로서 새로운 젊음을 다시 얻고, 다시 세상의 모든 것을 다가지는, 진정한 우두머리가 될 것이다. 하하하’



                                                                            ***



‘수술 당일 날.’



“회장님, 그럼 수술 시작하겠습니다. 준비 되셨나요?”



“그래, 아무쪼록 수술 잘 부탁하네.”



회장은 환자용 침대에 누워 생각했다.



‘이 실장에게 듣기론 지금 내 옆 침대에, 30대의 건강한 사내가 내 피를 교환 받기 위해 누워 있다고 하였다. 다시 이야기 하면 그 젊은이의 싱싱한 피를, 내가 지금 교환 받게 되는 것이다.‘



회장의 얼굴과 정 반대 방향에서 하얀 수술용 마스크를 덮어 쓴 이 실장이, 잠들기 전 마지막 말을 하였다.



“자, 바로 수면유도제 투여하고, 에크모 돌리겠습니다. 그냥 편안하게 주무시기만 하면 됩니다. 회장님. 흐흐흐”



*



“회장님, 이제 그만 깨어나 보시지요.”



강영도 회장은 이 실장의 말소리에, 달게 꾸던 꿈에서 깨어났다.



꿈속에서 자기가 건강한 30대 젊은이가 되어 하늘을 날아다니는 꿈이었다. 평소에는 개꿈이라고 그냥 넘겨버렸을 법한데, 오늘은 이상하게 자꾸 웃음꽃이 피어났다.



“좀 어떠십니까? 기분이 왠지 달라진 것 같지 않으세요?”



수면이 덜 깨어 그런지, 약간 두통이 밀려오긴 했지만, 그래도 왠지 새로운 힘들이 자꾸 솟는 것 같았다. 기분 상 회장의 아랫도리 또한 더 단단해 진 것 같기도 하고.



회장은 제법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앞에 서 있는 이 실장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 뒤에 가려진 새 하얀 커튼 까지도.



“이 실장? 혹시 그 커튼 뒤에는?”



“맞습니다. 회장님. 돈을 선택한 30대의 건강한 사내가 누워 있는 곳입니다.”



회장은 갑자기 그 사내가 궁금해졌다. 대체 무슨 사연이 있었길 래, 자신의 젊음을 버리고 돈을 선택한 것인지, 아니면 혹시, 이 실장이 나의 병을 그 사내에게는 비밀로 한 것인가?



회장은 천천히 일어나서, 흰 거튼이 있는 쪽으로 조심스럽게 다가갔다. 사연이야 어찌되었든, 회장은 그 사내에게 최소한의 감사인사라도 하고 싶어졌다.



‘그게 당신 덕분에 새 생명과 젊음을 얻게 된 내가, 인간으로서 지키는 최소한의 예의이니까’



회장이 이 실장의 도움을 받아, 뒤쪽의 흰 커튼을 전부 밀어 재꼈다.



“엥?”



회장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예상과 달리 침대위에는 아무도 없었다. 건장한 30대 사내도, 주렁주렁 매달려 있을 줄 알았던 각종 의료 장비들도.



회장은 놀란 표정으로 이 실장을 쳐다보았다.



“도대체 어떻게 된 거지? 이 실장? 아무도 없잖아?”



그때 침대 뒷면 벽면에서 프로젝터 빔 같은 것이 비취지면서, 어떤 사내가 침대에 누워, 팔에 꽂힌 인공 관들을 통해 피를 받고 있는 장면이 나왔다.



그 사내의 표정은 맑고 평온했으며, 입술 오른쪽에 큰 검은 점이 나있었다. 마침 지금 회장의 입술 오른쪽에 나 있는 검은 점과 같이.



“이, 이건 20~30대 일 때의 내 모습이잖아? 이 실장 뭐야? 지금 나하고 장난하나? 저 영상은 언제 어떻게 구한거지?, 아님 나랑 비슷한 대역 영화배우라도 구한건가?”



이 실장은 미소를 지으며, 화가 난 회장에게 대답했다.



“회장님, 저 사내는 회장님의 과거 영상도 아니고, 또한 대역 영화배우의 모습도 아닙니다. 현재 다른 차원의 세계에서 엄청난 돈을 받기로 약속받고, 피 교환을 하고 있는, 바로 20대의 강영도 회장 당신입니다. 하하. 어떠세요? 왠지 반갑지 않으세요?”



“이 실장? 당, 당신? 그걸 지금 말이라고...”



“다른 차원의 20대인 당신은, 그만 돈을 쫓아 자신의 목숨을 걸었습니다. 그게 40년 후 죽어가는 당신이 될 줄은 아마 저 사내도 몰랐겠지만 말이죠. 후후후”



“이 버러지 같은 게, 어디서 내 돈을 받아먹고 수작을 부려?”



회장이 화가 나서 이 실장에게 주먹을 한 대 올리려는 순간, 갑자기 자신의 몸뚱이가 발목부터 시작해서 천천히 사라지기 시작했다.



“아이고, 좀 전에 20대 강영도 씨가 수혈 부작용으로 인한 급성 심근경색으로 방금 사망하셨네요? 과거가 없으면, 현재도 당연히 있으면 안 되겠죠? 이제 지옥을 향해 천천히 날아갈 준비나 하십시오. 아~ 회장님이 입금해 주신 그 돈은 저희 연구소 사업 확장을 위해 아주 요긴하게 사용하겠습니다. 하하하”



회장은 점점 자신의 얼굴 턱까지 사라지고 있는 순간까지, 어떻게 과거의 자신에게 이 엄청난 사실들을 알려줘야 하나? 고민하였다.



‘그럼 내가 힘들게 일궈놓은 내 회사들은, 과연 어떻게 되는 거지?’



회장의 몸은 이제 어둠의 시간 속으로 완전히 사라졌고, 벽면의 프로젝터 영상에서는 침대에서 죽은 20대 사내의 시체를 들것으로 끌어내는 이 실장의 모습이 잠깐 보였다.


                                                                              ***



‘00생명창조 연구소’



“야, 김 군아. 간만에 연구소에 목돈 입금 되었다. 이번 기회에 전국에 있는 큰 병원이랑 양로원, 노인정 등 아픈 노인들 많은 곳에‘신선한 피로 젊음을 드립니다.’하고 크게, 연구소 홍보 전단지 좀 뿌려라.”



“알겠습니다. 이 실장님. 그리고 00대학병원 김 박사에게 이번 강 회장 꺼 커미션, 바로 입금 완료 했습니다.”



“그래. 그리고 타임머신 정비 좀 제발 잘해놓고. 그 강 회장 꺼 있잖아, 원래 30대 나이대로 우리가 이동하기로 했는데, 엉뚱하게 20대로 갔었잖아. 다행히 20대 강영도가 돈을 엄청나게 좋아하는 바람에 망정이었지. 하여튼 그때나 지금이나 젊은 사람들은 돈이라며 다 환장을 한 다니까. 후후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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