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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齒).
게시물ID : panic_10252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프리키(가입:2020-11-12 방문:97)
추천 : 0
조회수 : 664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21/10/13 17:3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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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리.기~이!




딱, 보기에도 환갑을 훨씬 넘기신 듯한, 할머니 한 분이 나를 보며 말했다.


"정, 정, 정말... 나를 떠나서 살 수 있겠니?"





나는 순간, 내 귀를 의심하며 손가락으로 나를 가리켰다.


"저, 저요...??"



 


>>


이번에 아래, 위로 한꺼 번에 심으면 30%나 싸게 해준다고 해서...

너무 오래되서 깨지고, 닭고, 누래진 게, 보기 좀 그렇기도 하고...


......내 나이 때는 임플란트가 선택이 아니라, 필수 래!



할머니가 욕실 벽면에 달린 동그란 확대경 거울을 보며 씩~ 웃었다.



나는 아직 더 열심히 일할 수 있는 데...  어느 누구보다 더 잘 씹을 수 있는 데...




>>


그래도 경심이와 근 50년 세월을 같이 했는데...

 


경심이 유아치 빠질 때,

경심이 학교 졸업 때,

경심이 연애 할 때,

경심이 결혼 할 때,

경심이 출산 때,

경심이 손자 볼 때.

 


다~ 내가 곁에 있었는데...

다~ 내가 같이 도와주고 했는데...

 


어디서 근본도 없이 태어난 저 인공의 무리들에게

내 자리가 허망하게 밀려나다니...

 


...... 슬펐다.

 


아~ 나는 이제 어디로 가게 될까?

옛날처럼 지붕 위에 던저져, 까치들이 나를 데리고 갈까?

 


아니면...... 그냥 철재 쓰레기통에 버려질 까?



>>


할머니는 확대경 거울로 요지조리 살펴보며 다시한번 씩~ 웃었다.


바로 결심한 듯,


냉큼 돋보기를 끼고, 큼지막한 30% 할인 글자의 광고지 전화번호를 눌렀다.

 



"거기 00 치과죠? 임플란트 예약 좀 하려고 하는데요?"  


"예? 뭐라고요? 이거 하려는 이유... 요? 아유~ 그냥 뭐......  모처럼, 고기 좀 시원하게 뜯고 싶어서요! 호호호"  



>>


뭐얏?

 

단지, 그깟 고기 뜯는것 때문에? 정말로??

 


헐-



나는 오랜 세월. 나와 한 몸처럼 붙어 있는 잇몸 조직들을 이용하여, 경심이의 새 빨갛고, 도톰한 세치 혓 바닥을...


아래. 위로. 있는 힘껏... 찍어 눌러버렸다.

 



아얏-


 


금방!

 

모세혈관을 타고 새빨간 핏물들이 입 안에 뿜어져 나왔다.


흐흐. 몰라도 저 빨간 혓 바닥은 거의 반 쪼.가.리. 쯤 떨어져 나갔을 것이다.


이제 경심이는 아마 치과가 아니라, 근처 외과를 다시 찾아가야 할 것이다.


 



"봤지? 경심아! 이래도 정말... 나를 떠나서 살 수 있겠니?"


나도 오랜만에 씩~ 하고 크게 웃어 보았다.




버.티.기~ 이! 는 쭉-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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