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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소설] 귀 없는 인간
게시물ID : panic_10257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망상다람쥐
추천 : 6
조회수 : 868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21/11/29 22:3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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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전세계의 인간들은 들어라! 우리는 지금부터 1분당 한명을 랜덤으로 죽일 것이다! 그러나 만약 우리가 죽이려는 사람을 돕는다면 그 사람 역시 죽일 것이다! 인간들이 현명한 판단을 하길 바란다!]

 

 

 

 

 어느 날, 괴물이 나타났고 인간들에게 살해협박을 했다. 처음에는 아무도 믿지 않았지만, 괴물의 목소리가 끝나고 정확히 1분 뒤 대한민국에서 한 사람이 땅에서 튀어나온 검은 손에게 살해당하자 전세계의 사람들은 공포에 떨었다. 과연 1분 뒤에는 누가 죽을까.

 

 

 그렇게 일주일 지나고 정확히 10080명이 괴물에게 살해당했다. 1시간에 60, 하루에 1440. , 정확히 1분에 한명씩만 죽었고, 아무도 검은 손에게 살해당하는 사람을 도와 죽진 않았다. 분명 추가 사망자가 나오지 않았다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사람들은 인간의 매정함을 뼈저리게 느꼈다.

 

 

 

 

 “그걸 어떻게 믿어. 누가 알아? 미사일 쏘면 괴물이 죽을지? 쏜 사람이 죽을까봐 안 쏘는 거잖아. 겁쟁이들.”

 

 

 

 

 대한민국에서 제일 유명한 기자인 최기자는 친구와 술을 마시며 중얼거렸다.

 

 

 

 

 “, 그럼 넌 나중에 모르는 사람을 위해 괴물을 죽이려고 할 거야? ... 나는 무서워서 못 해.”

 

 

 “...”

 

 

 

 

 친구는 최기자의 정곡을 찌르는 질문을 했고, 최기자는 아무 말도 못하고 가만히 술이나 들이마셨다. 대답은 안 했지만, 최기자는 마음속으로는 자기라면 구했을 거라고 중얼거리고 있었다.

 

 

 

 

*

 

 

 

 

 술에 심하게 취한 최기자는 친구의 부축을 받으며 겨우 술집을 빠져나왔다.

 

 

 

 

 “너 이렇게까지 마셔도 되냐?”

 

 

 “괜찮아! 요즘 검은 손 특종으로 내가 돈을 얼마나 잘 버는데 이 정도쯤이야.”

 

 

 

 

 그런데 갑자기 최기자를 부축해주던 친구의 어깨가 사라졌다.

 

 

 

 

 “... 너 어디갔냐...”

 

 

 

 

 당황하는 최기자가 뒤를 돌아보자 검은 손이 친구를 부서질 듯이 잡고 있었다. 친구는 검은 손에게 완전히 붙잡혀 살려달라는 말도 최기자에게 안 들리는 체로 죽어가고 있었다.

그 광경을 목격한 최기자는 친구를 구하기 위해 다가갔다. 기자 일을 하면서 여러 가지 최악인 상태의 시체도 본 그에게는 지금 이 광경이 충분히 견딜만 했다. 그에게 괴물이, 검은 손이 무섭지 않았다.

 

 

 

 

 “뭐하는 거야! 거기 당신도 도망쳐!”

 

 

 “제 친구가... 잡혀있어요...”

 

 

 

 

 최기자의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최기자를 끌고 도망가기 시작했다.

 

 

 

 

 “제 말 안 들려요? 귀가 있다면 좀 들어요! 제 친구가 저기에!”

 

 

 “어차피 너도 안 들을 거 아니야. 모르겠어? 저 사람 계속 비명을 지르고 있었어. 괴물에게 끌려가는 순간. 너에게 도와달라고 소리쳤잖아! 너는 안 들은 거냐? 귀가 없어서 못 들은 거냐?”

 

 

 

 

 최기자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친구가 끌려가던 순간, 자신의 옷자락을 잡고 도와달라는 친구의 말을 자신은 귀 없는 인간이라며 듣지 않았던, 친구의 소중한 친구인 최기자는 지금도 친구를 바라만 보고 있었다.

 

 

 

 

 “어이! 괴물! 그 사람한테서 당장 떨어져!”

 

 

 

 귀 없는 사람에게조차 들릴 정도로 큰 목소리가 사람들의 귀를 깨웠다. 다리는 부들부들 떨면서 한손에는 권총을 들고 있는 경찰 박재현이 귀 없는 사람들 앞에 나섰다.

 

 

 

 

-!

 

 

 

 

 총 한방이 검은 손의 손가락에 적중했다. 그러자 검은 손은 최기자의 친구를 떨어뜨리고 총을 쏜 그를 붙잡았다. 최기자의 친구는 자신을 모르는 사람 덕분에 살아남았다.

 

 

 경찰 박재현은 여전히 떨고 있었지만, 그래도 후회는 하지 않았다.

경찰이 돼서 총 한번 제대로 못 쏠 줄 알았으나 딱 한번이라도 총을 누군가를 구하는데 썼다는 것만으로 그는 만족했다.

 경찰 박재현은 총을 떨어뜨렸고 다음 사람에게 자신의 운명을 맡겼다.

 

 

 

 

-!

 

 

 

 

 경찰 박재현의 손에서 떨어진 총은 한발 더 검은 손에게 적중했다. 다리는 떨고있었지만 귀를 연 친기자의 친구가 괴물에게 총을 쏜 것이었다. 자신을 모르는 사람임에도 자신의 비명을 들어준 사람을 위해 그는 총을 쐈다.

이번에 총알은 검은 손의 손바닥을 관통했고, 검은 손은 형체를 잃으며 사라졌다.

 

 

 

 

 “...사라졌다!”

 

 

 

 

 그 이후로는 검은 손이 나타나지 않았다. 당연하게도 괴물 역시 나타나지 않았다. 검은 손이 사라진 날 대한민국에서 가장 유명한 기자는 검은 손을 죽인 용감한 두 사람에 대한 기사를 썼다. 그러나 그 기사에는 귀 없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는 사라지고 없었다.

 

 

 그리고 여태까지 왜 아무도 그렇게 안 했는지에 대한 질문에 대해 사람들은 듣지도 않았다.

아직 사람들의 귀를 닫혀있었다.

 그래서일까? 또다시 1분마다 사람이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그리고 대한민국에서 가장 유명한 기자는 태연하게 다시 사건을 취재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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