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용사의 성검이 땅에 박혀 있는 이유
게시물ID : panic_10294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상승그래프
추천 : 5
조회수 : 2295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22/09/13 14:13:45
옵션
  • 창작글
이상하지 않은가.

전설의 용사가 휘둘렀다는 검이 왕실이나 성전에 장식되지 않고 길가의 땅이나 바위에 박혀 있는지.

한 명의 소년이 검을 뽑았다.

그 순간부터 소년에게는 숙명이 따라왔고 국왕, 백성 할 것 없이 소년에게 도움을 청했다.

용사이시여 민생을 보살펴 주시옵소서…

용사여 외 나라에서 대군을 이끌고 왕국에 처들어왔습니다.

그들에게 구제를…

그들에게 벌을…

용사이시여…

용사여…

소년은 어려운 민생을 국왕 대신 살폈고.

전장에 나가 적들을 베었으며.

종래에는 마왕 마저 제거했다.

그 동안 소년은 사랑하는 사람을 잃었고 또 스스로 사랑하는 사람을 베었으며 몸에 수많은 상처가 새겨졌음에도 쉬는 일 없이 검을 들고 싸워야 했다.

역사의 그 어떤 무기보다 더 많은 사람을 베었다.

그가 검으로 적을 베는 사이 국가는 안정되었을지언정 정장 소년 본인은 검에 베인 자들의 피로 몸이 점철되어갔다.

점점 나아지겠거니, 나로 하여금 사람들은 평안한 사람을 누리겠거나, 소년은 그렇게 생각하며 검을 손에서 놓지 않았다. 아니, 어쩌면 놓지 못했을지도.

모든 것을 잃은 소년에게 남은 것은 피 묻은 성검이었으니. 모든 사람들은 그 검을 숭고하다며 숭배했으나 그 검에 묻은 수많은 자들의 피의 냄새는 소년 혼자만이 가슴에 묻었다.

그렇게 모든 것을 베고 소년이 용사로 거듭났을 때, 소년은 깨달았다.

아, 이 검은 저주를 받은 검이구나. 성스러운이라는 허울을 방패 삼아 사람의 목숨을 앗아가는 검이구나. 결국 목숨을 앗아가고 쥔 사람의 말로를 피로 물든다. 이것이야말로 마왕의 저주가 담긴 검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말년에 소년은 검을 아무도 찾지 않는 바위 위에 검을 꽂고 자취를 감췄다.

이후, 어린 소년이 우연히 길을 헤매다 바위 위에 꽂힌 검을 발견했고 호기심에 손을 쥐었다.

그 소년의 이름은 아서 팬드래건.

수많은 저술가들이 그의 이름을 책에 옮기고 찬양하는 왕으로 남았으나 수많은 사람들을 베고, 죽이고 아들이 반역하여 아들 마저 죽인.

정령의 호수에 검을 던지고 쓸쓸히 목숨을 거둘 운명을 가진 용사였다.

어쩌면 그들이 주운 검은 성검이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신의 가호를 받았는지, 성스러운 힘이 담겨 있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이름 모를 대장장이가 만든 검을 어떤 여행객이 장난 삼아 바닥에 그으려다가 꽂힌 것일 수도.

그저 그 검을 든 자의 업적에 의해 그냥 검이 역사가나 음유시인의 구전으로 성검으로 남았는지는 결국 아무도 모를 일이다.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