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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옛날이야기 3 - 터 이야기
게시물ID : panic_3279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지나가던Ω
추천 : 112
조회수 : 7790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2/07/08 00:09:11
헐두개썻는데 베스트갔어요 감사합니닷!

Yooooo! 님이 물어보셨지만 고양이 이야기는 나중에쓸게요

( 사실 밤에 쓰기는 고양이 이야기가 너무 무서워요)

이번에는 터에 관한 이야기예요 

본문은 음슴체로 쓸게요!





전에 이야기 했다시피 필자의 할머니댁은 굉장히 시골임

시골에다가 동네 남쪽 어귀에는 바다를 끼고있는 절벽이 있음

동네에선 꽤나 높은 위치에 있지만

그렇게 높은 절벽도 아니고 바다가 깊은 부분도 아니라서

건강한 어르신들은 그쪽바다에서 수영하실정도로 낮음

내가 마을에 오고 1년정도 넘게 지날무렵

마을에 재개발 이야기가 돌기 시작함

바다근처라 관광지로 쓰기에 좋다면서

한겨울에 눈 펑펑내리는데도 부동산 차량들이 들락날락 거림

심지어 몇몇차량은 마을 입구에서 눈길에 미끄러져서 사고날정도

그래도 마을 이장님(그래도 몇가구 안되서 실질적으로 이장님은 따로 안계심)

의견에 따라서 다들 부동산 사람들이랑은 이야기를 안하기로 했음

그러다가 어느날 일이 터졌음

부동산 하던어느분이 우리 마을 출신이었는지

뜬금없이 찾아와서 마을분들에게 인사도 하고 선물도 돌리기 시작함

당시 꽤 유니크했던 과자 선물셋트를 나에게 선물하기도 하심

무당할머니께서도 별 말씀 없으시길래

나는 당시 그분이 순수하게 찾아뵈러 온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오고나서 자꾸 하나씩 일이 터짐

마을 입구에 있는 흑염소가 뜬금없이 죽어나질 않나

이장님댁에 있던 스피커가 고장나서 작동이 안되기도 하고

겨우내 소먹일려고 짚을 모아둔 동네창고가 텅 비어버리기도 했음

심지어 절벽에서 도깨비불을 봤다는 사람마저 생길정도

일주일 가량 그런일들이 지속되니까

출처없는 흉흉한 소문도 돌고 (누구네 묘가 파해쳐 졌다더라)

이장님이 무당할머니에게 굿한번 해달라고 부탁하시는 상황까지 이르럼

근데 무당할머니 말씀이

"나는 지금 할수있는게 없응게 못도와주것소" 라고 하시고 굿을 거절하심

그후로도 한동안 이상한 일들이 벌어지는데

부동산 아저씨가 온지 열흘째 되는날

어느날 밤에 귀에 거슬릴정도로 쿵쿵대는 소리가 들림

근데 개들이 조용하게 있길래 무슨일인가 싶어서 마당에서 입구를 슬쩍봤는데

부동산아저씨가 속옷바람으로 무당할머니댁 문을 두드리고 있었음

뭔일이지 하고있었는데 

한참 두드려도 무당할머니께서 안나오시니까 주위를 두리번 거리다가

그길로 자가용을 타고 도망치듯이 떠남

아침에 외할머니께 여쭤보니 아무소리 못들었다고 하심

내가 잘못본건가 하고 있었는데

그날 점심쯤에 무당할머니께서 

주먹밥 두덩이와 나물반찬 몇가지를 챙기시더니

나에게 막걸리병을 들고 따라오라고 하심

들고 따라가서 절벽에서 막걸리를 뿌리고

주먹밥도 고수레 하시더니 절벽에 대고 인사를 하고 마을로 다시 내려오심

내려오시는길에 욕심부리지 말아라 라고 신신당부 하시고 말씀하시는데

대강 기억나는 일의 전말은 이러했음

소문듣고 사람들이 몰려드는데 마을사람들이 팔지 않으니까

동네 출신인 그 부동산 아저씨가 미리 나쁜소문을 내고 내려온것임

귀신나오는 동네니, 터가 안좋니, 장사하면 다 망하니, 이런이야기를 하고

내려와서 하나하나 작업한거임

흑염소 먹을 짚에다가 약을 뿌린다거나

오밤중에 트럭으로 창고에서 짚단을 빼어간다거나

마을에도 흉흉한 소문이 돌게만들어서 이장님을 설득하려고 한건데

어느날부터 자꾸 가위에 눌렸다는 것임

자도자도 피곤하고 심지어는 자느라 정신없었는데 다음날 사고가 나니까

이 부동산아저씨가 덜컥 겁난거임

진짜 무슨일 있는거 아닌가 하고

그러다 열흘째 되는 그날 그 아저씨는 술을 얼큰하게 마시고 잠자리에 들었는데

자기를 향해 수백명의 귀신이 달려드는 꿈을 꾸게됨

식겁해서 일어나는순간

저 절벽위에서부터 이어지는 진짜 수백개의 희끄무레한것들이 달려들기 시작했다고함

옷이고 나발이고 차키만 챙겨서 속옷바람으로 죽을힘을 다해 뛰어

무당할머니댁앞에까지 갔는데 무서운것들은 다가오고, 문은 안열리니까

그길로 차를타고 도망간것임

원래 이 마을 터라는것이 서낭당과 토지신이 감싸는 위치에 터를 세우는데

우리 동네는 서낭당이 필요없을정도로 토지신의 힘이 강했다고 함

근데 언놈이 마을을 해치려고 맘을 품고있으니까

이 한놈을 쫓아내기 위해 토지신이 마을터에 귀신길을 만들어서

온갖 잡귀들을 다 그길로 지나가게 만든것임

게다가 그 길자리가 부동산 아저씨 잠자리를 절묘하게 지나가는 위치

무당할머니께서는 토지신이 하는일이니 손댈수가 없던것이고

그아저씨는 밤마다 가위에 눌리거나 악몽을 꾸게된것임

그리고 무당할머니는 그에 보답하기 위해 주먹밥과 나물요리를 가져가신것임

세상 모든일엔 순리가 있고 이치가 있다라고 말씀하시면서

욕심부리지 말라고 신신당부하심





그리고 사실 고양이 이야기가 개인적으로 제일 무서움

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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