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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겪은 괴이한 이야기
게시물ID : panic_3299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Karlinz
추천 : 11
조회수 : 4476회
댓글수 : 8개
등록시간 : 2012/07/11 21:14:16

있었던지가 오래전이므로 음슴체로 씀

 

내가 복무했던 부대는 강원도 화천/철원에 걸쳐있는 육군보병사단이었음.

 

태백산맥급은 아니지만 행군할때면 태백산맥 등산때보다 더한 욕을 하게되는

 

산 하나를 중심으로 부대가 여기저기 흩어져 있었음.

 

그중에서 우리중대는 연대직할 전투지원중대로 훼바에 적을두고 지오피로 한 소대씩 파견을 나가는 그런 부대였음.

 

훼바에서는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음. 평온한 나날이었음.

 

밤에 위병근무를 서고 있으면 위병소 앞에있는 버려진 목초소에서 목없는 사람형상이 비춘다거나,

 

중대 정문앞에 있는 커다란 나무에 연인에게 버려진 처자가 목을 매 숨진 적이 있어

 

혼자 휴가복귀할때는 가끔 그녀에게 홀려 들어온다거나 하는 소문이 있었지만

 

다 신병을 겁주기 위한 뻘소리들이었음. 매우 평온했음.

 

그런데 지오피에 파견만 나가면...휴...

 

지오피에 파견을 나간다고해서 철책을 돌아다니는 그런 근무를 서는게 아니라,

 

지원중대이기 때문에 그 철책서는 장병들의 후방에서 만일의 상황을 위해

 

대기포를 하는 일이 근무의 주였음.

 

때문에 우리는 GOP에서 1km 떨어진 곳에 있는 수색중대에 빌붙듯이 파견을 나갔음.

 

근데 그곳의 터가 안좋았는지 우리 부대원들이 다른곳에 가면서 기가 허해진건지

 

자꾸 그곳에만 가면 헛것을 보고옴.

 

내가 신병훈련소를 끝내고 갓 전입온 시점에 우리 소대는 지오피에 파견중이었음.

 

그때 분대장들이 해준 얘기는 뭐 이곳(수색중대)의 탄약고에서 근무를 서다가 헛것을 봤다... 정도였음.

 

내가 전입간 상황에서는 탄약고 근무가 없어져서 더이상 수색중대원들을 대신해 근무를 서지는 않았지만,

 

뭔가 껄끄럽기는 했음.

 

괴이한 일은 내가 일병때, 그러니까 첫번째 파견이 끝나고 6개월 뒤에 다시 파견을 나가게 되었을 때에 있었던 일임.

 

그날은 GP에서 이상물체가 관측되어 소대 인원 전원이 비상대기포를 서게 된 날이었음.

 

소대 내 1,2,3,4 분대가 수색중대 연병장 주위에 설치된 포상에서 추위를 견디며 훈훈한 대화를 하고 있던 중에

 

삐리리리리리 하고 인터콤이 울렸음

 

비상대기포 상태라 상황실에서 인터콤을 다 열어뒀다고 해야되나? 하기 때문에 각 포상간에 인터콤으로 통신이 가능한 상태였음

 

인터콤에선 익숙한 1분대장의 목소리가 들렸음.

 

하나 : "야 삼포 넷포 저거 포이냐?"(박격포를 썼기때문에 각 분대를 하나,둘,삼,넷포로 불렀음)

 

삼 : "뭐 말하는 겁니까?"

 

넷 : "뭐~ 어디~?"

 

인터콤을 듣고 우리는 주변을 휘휘 둘러봤지만 늘 보던 익숙한 풍경이 밤이되었다는것 외에는 느낄 수가 없었음.

 

그때 다시 인터콤이 울렸음.

 

하나 : "저기 삼거리(지오피올라가는길, 부대로 들어오는길, 다른부대로 가는길)에 허연거 보여 안보여!!"

 

그 소리를 듣고 우리는 동시에 삼거리 쪽을 쳐다봤음.

 

소름이 쭉 돋았음.

 

그날은 달이 꽤나 밝아서 주변 사물이 그나마 잘 보였음. 적응시라고 해야되나, 평소에 주변 사물이 어디있는지를 잘 아니까

 

야투경 보는것처럼 선명하게 보였는데 삼거리에 있어선 안될 게 있었음.

 

달이 밝은 날 보면 하얀 공구리 친 길은 회색빛? 이라해야되나 그렇게 보이지 않음?

 

내가 눈이 별로 안 좋은데도 불구하고 그건 그 공구리 길 위에서 선명한 하얀색이었음.

 

살랑 살랑 부는 파람에 슬쩍슬쩍 펄럭이기도 하는 하얀 그것을 본 순간 나는 그저 어버버버버버 할 수 밖에 없었음

 

다른 포상에서도 그제서야 술렁이는 기운이 감지됐음.

 

웃긴건 박격포에 달려있는 조준경? 이라고해야되나 이젠 기억이 잘 안나는데, 그걸로 보면 그곳은 그냥 아무것도 없는 길바닥임.

 

근데 사람들 맨눈에는 분명하게 보이는거임.

 

분대원들이 뭐지, 뭐지 하고 다른 포상에서도 술렁술렁 했지만

 

 

 

 

 

우리 소대원들 쿨하게 신경끄고 훈훈한 대화를 이어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쭉 지켜봤지만 그 하얀물체는 아무런 반응도 없었고 움직일 생각도 안함. 또 얼굴이라도 볼려고 조준경으로 봤지만

 

조준경에는 뵈지도 않기에 그냥 쿨하게 신경끄고 대기포 섬.

 

다들 대기포가 끝나고 들어와서 그 하얀물체가 뭘까 궁금해하긴 했지만

 

GP에서 발견된 이상물체가 그냥 고라니였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사실 사람이었는데 사살했네 어쨌네 하는 이야기로

 

하얀 물체에 대한건 기억에 잊혀짐.

 

근데 이 다음에 또 괴이한 사건이 하나 생김.

 

탄약고 근무는 없어졌지만 빌붙는 처지에 그냥 딩가딩가 보낼 수는 없기에

 

수색중대원들이 GP교대를 마치고 휴가를 나가면 우리 소대에서 야간 위병근무를 대신 서줌.

 

그날도 달이 꽤나 밝은 날이었음.

 

전방순찰이 없는날이라 야간에 TV연등을 하고 있던 중에

 

나랑 내 사수(2달차)가 위병근무를 서게됨.

 

둘이서 한창 분대개편에 대한 이야기 및 전 분대장을 신나게 까던 중에

 

또 소름이 끼쳤음.

 

한창 이어지던 이야기가 딱 멈추게되고, 침묵이 흐르던 중에 다시 한 번 소름이끼침.

 

참을 수 없게 된 나는 먼저 말을 걸었음.

 

"X상병님, 지금"

 

"니도 들었나?"

 

내 사수도 들었던거임. 분명히.

 

 

"끼~히히히!" 하는 괴이한 웃음소리를.

 

"이 근처에 마을 없지 않습니까."

 

"니도 두번짼데 알지않나. 밤에 여그 사람 다니겠나."

 

야상에 깔깔이에 핫팩까지 들고 나갔던 근무였는데, 뒷목에 한기가 치미고 온몸에 소름이 돋았음.

 

계속해서 들려오는 괴이한 웃음소리에

 

나와 내 사수는

 

 

 

 

 

 

위병소 문을 닫아버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러고나니까 더이상 웃음소리가 안들려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렇게 문을 닫은 상태로 다음 근무자들이 올 때 까지 둘이서 공포에 떨며 있었음.

 

문 두드리는 소리가 나고, 왜 문을 닫고 있었냐는 후근무자들의 물음에

 

그냥 너희들도 문 닫고 있으라고, 춥더라는 말 외엔 해줄 수가 없었음.

 

그렇게 위병 근무가 끝나고 나와 사수는 서로 아무 말 없이 침낭을 뒤집어쓰고 공포에 떨며 하루를 보냄.

 

다행히 구 후로는 야간근무 설 일 없이 훼바로 내려왔고,

 

다음 번 파견때는 아무런 일 없이(영창 갈 뻔 했던 몇번을 제외하면) 근무를 마치고 내려와서 전역함.

 

다른분들 군대에서 겪었던 괴이한 일 없음? 궁금함...

 

마무리를 어떻게 해야될지 모르겠네;;; 이게 내 괴이한 경험담 1임 반응좋으면 2도감 ^,^ 좋을리 없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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