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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가 들려주신 이야기.1.
게시물ID : panic_3299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장군의피
추천 : 52
조회수 : 6463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2/07/11 22:09:14

저녁에 닭백숙 해먹으려고 마늘까는중에 어머니가 무서운이야기 한편 해주셔서...

적어보려구 하는데요ㅎㅎ

어휴...제가 백숙,,,,에 들어갈 닭이 될 정도로 닭살이 쫘악 돋았습니다...

 

표현력이 부족해서 큰일인데...것보다  글재주가 음스므로 음슴체로 하겟음.

 

 

-때는 바야흐로 우리 마마께서 11살일적.. 전남 보성에서 살고 있었을 때임.

 

어느날 멋드러진 가을녘 풍경앞에서 외할머니와 어머니는 콩타작을 하고 계셧음.

 

(그런데 이날따라 유난히도 하늘이 붉었는데 왠지모르게 마을이 금세 어두워졌다고 하셧음)

 

여튼 외할머니는 작은삼촌을 업고 어머니는 막내삼촌을 업고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동네에 가끔 오셔서 떡을파는 아주머니가 찾아오셧음

 

외할머니하고 외할아버지 집안은 40년동안 동네 토박이여서 간혹 동네분들도 집에서 하루 이틀씩

 

머무시기도 하고 특히나 떡장수 아주머니는 외가집 앞을 꼭 지나서 나지막한 산을 하나 넘어야

(해가 숨는 산, 또는 공동산이라고도 불럿음.)

집에 가시는 분이시라 자주 들리셧다고 하심.

 

'떡 좀 자셔보소, 유촌댁~ 떡이 뜨산게 마싯소 자셔봐'

'읍내 다녀오셧소? 금세 날저물것소. 언제 넘어갈라고 이제사 오시오?'

 

'만날 다니던곳인게 쉽게 넘어강게로 개안소. (어머니;가명)순님아 와서 떡먹거라잉 동생 내려놓구 뜨살때 묵어야지'

 

어머니는 떡을 좋아하시는 관계로 떡아주머니의 아들(대략 12살? 막둥이라고 부름)

 

하고 작은동생과 떡 먹고 계시고 그렇게 떡아주머니와 외할머니는 (아주머니 아들은 덩치도 작은데 '순님이 니가 오빠 그래야돼' 라고 하셧다고함.)

 

늦저녁에 외할아버지가 오실때까지 이야기를 나누셧다고함. 이때가 저녁 7시정도.

 

이미 해는 산 너머로 기울기 시작했고 순식간에 사방이 어둑해지기 시작했음.

 

저녁식사까지 하신 떡아주머니는 기세등등하게 '항상 다니는 길인데' 하시면서 같이온 아들과 떡꾸러미를 머리에 이고 길을 나서심

 

식사를 마치신 외할아버지는 일 다녀오셔서 그런지 금방 곤히 잠드셧고

 

외할머니는 콩타작하고 남은걸 묶어서 아궁이에 집어넣고 쇠죽을 끓이시는동안 어머니는 동생들하고 마당에서 흙장난을 하심.

 

두어시간정도가 흘럿을까...

 

외할머니도 부엌에서 나오셧고 잠자기전 어머니와 동생들을 차례로 씻기고 있는데

 

대문앞에 떡장수아주머니가 쓰러지듯 달려와서 넘어지셧음...

 

갑자기 나타난 떡아주머니때문에 적잖이 당황하신 외할머니였지만 다가가서 괜찮으냐고 무슨일이냐고 살펴보심.

 

머리에 이고있던 떡소쿠리도 없고 몸은 산에서 구른듯이 진흙투성이 였음.

 

거기다가 항상 손을 잡고 다니던 아들까지 보이지 않는거임... 대체 무슨일인지 아주머니한테 물어봐도

 

아주머니는 바들바들 떨고만 계시고 아무말을 하질 못하는거임...

 

아주머니를 안방에 눕히자마자 온몸에 열이 펄펄끓었는데 무엇보다 아들이 안보이는게 걱정이셧음.

 

자다가 일어나신 외할아버지도 동네 사람들하고 마을에 몇대 없었던 트럭까지 동원해서 아들을 찾으러 산길을 찾았는데

 

아들은 찾을수가 없었음.

 

하나뿐인 아들...그리고 생계수단인 떡소쿠리마저 내던지고 줄행랑을 친 이유를 듣고자

 

아주머니가 정신을 차릴때까지 동네사람들이 간호를 하셧음.

 

동이틀무렵에서야 몸을 일으키신 아주머니 첫말씀이 '나...나 ... 나 봤어요... 봤어....'

'뭘 보신겨 뭐를.. 뭐를 봣길래 이지경이여!!'

 

외할아버지 호통에 아주머니는 그제서야 반쯤 넋이나간 눈으로 '내아들...내아들....... 막둥이 내아들....'

 

이라는 말만 반복해서 하셧음...

 

 

나중에 들은 이야기로는....

 

아주머니가산중턱에 올랏을때 시간은 10시정도 였다고 하심.

(동네 산 밑에 위치한 절이 하나 있는데 밤10시에는 항상 큰 종을 쳤다고 함)

 

막둥이 손을 잡고 한참을 걷다가 막둥이가 다리가 아프다고 하기에 항상 쉬던 자리에서 앉아 쉬는데

막둥이가 자꾸 배가 아프다고 보채는거임.

 

늦은밤중에 산에서 응아를 하겠다고 보채는 막둥이를 바위 뒤에 앉혀놓고 응아를 하게 했음

 

그런데 갑자기 아니땐 산중에 사람들 목소리하고 발자국 소리가 들리는거임.

그리 먼곳도 아닌 근처에서 한...200보 정도 되는 정말 가까운곳에서 시끌시끌한 소리가 들렸다고 하심.

 

난데없이 무슨 사람들이 산에 들어왔는가 싶어서 막둥이를 남겨둔채 스무발걸음 남짓 소리가 나는쪽으로 갓는데

 

거기서 보게 된거임... 수많은 무리지어 지나가는 사람들을. 마치 피난가는것처럼 행색도 꼬질꼬질한 여럿이서...

 

밤중에 30명도 넘어보이는 사람들이 지나가는게 무척이나 궁금했던지

(여기서 아주머니는 꼭 같이 따라가야 할것같은 생각에 다가갔는데 사람들이 낯설지 않았다고 함.)

 

아주머니는 똥싸는 아들도 내팽겨둔채

그렇게 10여분정도를 더 따라서 걸어갔다고 함. 무언가에 이끌리듯이..... 얼마지나지 않아서 아주머니는

정신을 차렷는데 이미 아들을 두고왔다는 생각보다 자기자신이 왜 여기있는지가 더 무서웠다고함.

 

항상 다니던 길인데도 한치앞도 길을 못찾겠는거임.. 그렇게 산을 구르다시피 내려와서는 길목에 있는

외가집으로 들어서게 된거고 다리가 풀려서 주저앉으셧다는거임..... 아주머니 말로는 다,여섯시간 이상은 헤매었다는거 같은데..

 

불과 외가집에서 떠난지 두시간만에 일어난 일이였음.

 

그날 동이트자마자 아주머니가 정신을 말짱히 차리고 아들을 찾으러 동네청년들 여럿하고 다시 산을 오르셧고

정오가 될무렵에서야 바위뒤에서 한참이나 떨어진 성황나무 밑에서 웅크린체로 발견이 됬다고함. 하나도 다친곳없이..

 

얼마지나지 않아서 동네에서 제일 연세가 많으신 할아버지 한분이 해주신 이야기가 있는데

 

1950년경에 육이오가 터지고 순식간에 인민군이 광주를 덮치고 보성까지 수일만에 밀고 내려왓는데

이때 보성에서 직급이 높은 사람들이 마을 사람들을 많이 죽였다고 하셧음.

왜인지는 모르겠으나 이때부터 가끔씩 사람들이 곡하는 소리가 산중턱에서 들리고 하도 산세가 험하다보니

대규모 공사를 했는데 그때 시신도 몇구 수습했으나 묘를 만들지도 않고 대충 처리하고 ...이런일이

덮어지다보니 원한이 깃든 억울하게 죽으신 분들이 마을에 해를끼치려는 사람들을 몰아내려고 가끔씩 나타나는거라 하셧음

 

여튼 떡아주머니는 산을 넘어다니며 떡장사를 하시긴 하셨으나 산중턱을 오를때쯤이면 팔다남은 백설기며,떡등을

바위틈에 놓거나 땅에 놓으셧다고 함.

 

아...

 

 

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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