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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죽지않는 벌레
게시물ID : panic_3993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계피가좋아
추천 : 18
조회수 : 7979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2/12/18 00:02:13










안녕하세요 계피가 좋아입니다
제가 올리는 글은 각 사이트에 기재되있었던 공포글을 위주로 글을 올립니다
그곳에서 출처를 확인하고
반드시 출처는 항상 밑에 적어둡니다
아 그리고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글은 글일뿐이랍니다
사람이 생각하고 겪은일들을 생각하고 손가락으로 자판을 두드려 만들어진 텍스트이기때문에
아무리 실화라고 해도 내용이 와전될 수 있습니다
그러니 글을 읽으시면서 너무 진지드시지 마시구
공포를 느끼시면서 재미지게 즐겨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__)











A씨는 벌레를 광적으로 싫어하는 30세의 직장인이다. 어찌나 벌레를 싫어했는지, 모기나 파리만 보아도 기겁을 했다. A씨가 6살때, 3살 차이나는 형이 얼굴 위에 큼지막한 송충이를 떨어뜨린 적이 있는데 그것이 트라우마가 되어 벌레를 싫어하게 된 것이다.

A씨의 가방에는 항상 작은 살충제가 들어있었고, 집에도 방마다 살충제가 있었다. 벌레를 발견하면 살충제를 들이붓듯이 뿌린 후 액체에 잔뜩 절어있는 시체를 전용 빗자루로 쓸어담아 변기에 넣고 물을 내리는 것이 그가 벌레를 처리하는 방법이다. 쓰레기통에는 절대 넣고 싶지않고, 밖에다가 버리는것은 께름칙하여 결국 변기에 버리게 된 것인데, 그는 벌레를 버린 후 변기에 앉아서 일을 볼때마다 오싹한 공포감에 사로잡혀 변을 제대로 못보곤했다.

사건이 일어난 것은 일요일 저녁이었다. 독신인 A씨는 막 저녁식사를 간단하게 해결 한뒤 거실 소파위에서 맥주와 과자를 먹으며 TV드라마를 보는 중이었다. 그는 드라마가 끝나자, 채널을 돌리기 위해 리모컨을 찾았다. 소파위로 시선을 향했을 때 그는 형언 할 수 없는 오싹한 느낌을 받았다. 그의 눈이 그도 모르는 새에 무언가를 포착한것이다. 그리고 그 느낌은 그가 벌레를 볼때마다 느끼는, 마치 수백마리의 송충이가 피부 위를 갉작대며 지나가는것 같은 느낌이었다.

그가 포착한것은 이내 소파위에 놓인 쿠션아래로 들어간 것 같았다. 이대로 눌러서 죽여버릴까? A씨는 그 생각을 부정했다. 그럼 쿠션은 물론이고 소파에도 저 지독한 벌레의 잔해가 남게 될것이다. 짜부러질대로 짜부러져서 체액을 모두 뿜어낸 그런 초록색 덩어리가 눌러붙은 쿠션과 소파를 사용 할 수 있을리가 없다. 그럼 역시 방법이라고는 벌레 위에 살충제를 들이부은 후 변기에 넣고 하수도로 흘려보내는 것이다.

결심을 한 A씨는 일단 소파에서 천천히 일어났다. 그의 머리속에는 갑작스럽게 움직이면 그 진동에 벌레가 도망갈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떠올라있었다. 벌레를 죽이는것도 충분히 힘든 일이지만, 도망쳐서 집안 어딘가에 숨어있는 벌레와 동거를 하는것은 수십배는 힘든일이다. A씨의 피부위에서는 여전히 수백마리의 송충이가 기어가고 있었고 그녀석들이 머리속까지 들어앉은듯, A씨는 침착한 태도를 유지하는것이 매우 힘들었다. 오금이 저리고 식은땀이 흐르고 있었다. 호흡이 이미 매우 거칠어져 있었으나, 그는 최대한 진동을 주지않기 위해 숨을 참다시피 하고 있었다.

그가 소파에서 완전히 일어날 때 까지 족히 2분은 걸렸을 것이다. 겨우 방바닥위에 두발을 얹은 그는 가만히 놓인 쿠션을 죽어라 노려보었다. TV가 켜진 채 계속 떠들어대고 있었지만 그 소리는 들리지도 않았다. 지금 이 세상에는 그와 소파위에 놓인 쿠션만 존재하는듯했다. 그리고 쿠션밑의 벌레까지.

A씨가 본것은 분명히 '초록색의 무언가'였다. 그는 여태까지 집안에서 초록색벌레를 본적이 결코없었다. 만약 그랬다면 이미 이 집에 살고있지는 않을것이다. 왜냐하면 그가 가장 싫어하는 색깔이 초록색이기 때문이다. 그것 역시 6살때의 트라우마에 원인이 있는데, 형이 얼굴에 송충이를 올려놓자 그는 기겁을 하며 송충이를 쳐낸 후 뛰어다니다가 송충이를 밟았고, 초록색 내장이 흰 운동화에 튄것이다. 그 운동화는 산 지 하루된 것이었지만 결국 쓰레기통 신세를 면할 수 없었다.

A씨는 저 정체불명의 벌레를 잡고 나서는 이사를 가버리던가, 해충박멸업체를 부르겠다고 생각하면서 쿠션을 가만히 노려보고만 있었다. 그 상태로 2분, 3분, 4분, 5분...10분이 흘렀다. 처리하겠다는 생각은 했는데, 막상 무엇을 해야할지 막막했다. 업체에 전화해서 부탁할까 생각해봤지만, 이사 온 초기에 집 안에 우연히 들어 온 귀뚜라미 때문에 전화했다가 잔뜩 망신만 산것이 생각나서 그만 두기로 했다. 이제 해야할 일은? A씨는 스스로에게 물음을 던지며 답을 정리해보았다. 먼저 쿠션을 들춰서 녀석이 드러나도록 해야한다. 그 다음 살충제를 뿌린다. 빗자루로 쓰레받기에 쓸어담는다. 변기에 버린다. 물을 내린다. 좋아 완벽해. 이제 해야겠지? 그런데 쿠션을 뒤집는 순간 녀석이 도망가거나 하지는 않을까? 어이없는 생각이지만 그때 A씨는 악마같은 초록색벌레가 자신한테 달려들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그냥 이대로 있을수는 없다. 내일 회사에 가야하기에 얼른 잠자리에 들어야한다. 녀석을 처리하지 못하면 잠을 잘 수 있을리가 없다.

A씨는 마음을 굳게 먹고 천천히 쿠션을 향해 상체를 숙였다. 부릅뜬 눈이 터질것만 같았다. 손가락끝이 쿠션에 닿자, 그는 마치 불에 데기라도 한듯이 몸을 움찔거리며 손가락을 떼었다. 안되겠어, 도저히 손으로는 못뒤집겠다. A씨는 다시 상체를 일으키고는 주변에 쓸만한것이 없을까 둘러보았다. 청소할때 쓰는 밀대가 보였다. 그는 시선을 쿠션에 고정한 채로 뒷걸음질쳐서 밀대에 다가갔다. 그렇게 한 이유는 그가 보고 있지 않을 때 벌레가 도망갈 수도 있다는 생각에서 였다.그는 밀대 옆에 앉아, 걸레를 다는 부분과 봉을 분리했다.그렇게 한손에 긴 봉을 들고 일어서면서 선반에 놓인 살충제를 집어 금방이라도 발사할 수 있게 버튼에 손가락을 올려놓았다. 좋아, 이제 준비 오케이야. 그는 살충제를 쿠션쪽으로 향하고 봉을 길게 빼서 쿠션 아래에 살짝 넣었다. 마음속으로 하나, 둘, 셋을 센 후 그는 쿠션을 갑작스럽게 뒤집었다. 그리고 쿠션밑에 붙어있는 것이 무엇인지 확인하기도 전에 살충제를 뿌려댔다.

살충제를 거의 반통은 쓰고 난 후에야 그는 버튼에서 손가락을 뗐다. 과도하게 뿌린 살충제때문에 기침이 나왔다. 소파와 쿠션은 흠뻑 젖어있었다. A씨는 쿠션위에 있는 악마의 벌레를 그제야 제대로 볼 수 있었다. 그것은 초록색이었고, 사람의 중지 정도의 길이를 가지고 있었다. 죽었는지 움직이지 않는 그것은 호랑나비의 애벌레였다. 어떻게 호랑나비의 에벌레가 고층 아파트에 들어온것인지는 알 수 없었다. A씨는 참아왔던 숨을 거칠게 내뱉으며 몇분간 애벌레가 움직이지 않는것을 확인했다. 벌레가 미동조차 하지않자 이제야 안심한 A씨는 전용빗자루를 가지고 소파앞으로 돌아왔다.

그는 빗자루로 애벌레를 쓸어담을 요량으로 쿠션위로 빗자루를 가져갔다. 빗자루의 촘촘한 살이 벌레의 몸에 닿은 그 때,A씨는 기겁을 하며 빗자루를 소파위로 내던져버렸다! 죽은줄만 알았던 초록색 벌레가, 빗자루가 닿자마자 미친듯이 꿈틀대면서 살아난 것이다. 벌레 입장에서는 살아나기 위한 발버둥이었겠으나, A씨의 눈에는 악마가 춤을 추는것처럼 보일 뿐이었다. 애벌레는 빗자루의 살 사이로 파고들었고 A씨는 엉덩방아를 찧은 채 멍하니 소파 위를 바라보고 있었다.

상황이 심각해 졌다. 다시금 A씨의 피부위로 수백마리의 송충이가 기어다닌다. 이제 어떻게 해야하나? ...역시 그 방법밖에 없다. 빗자루 채로 밖에 버리는 방법이 최선이다. 그런데 옮기는 도중에 녀석이 떨어지면 어떻게 하지? 그리고나서 구석진 곳으로 도망이라도 간다면...? 그러고보니 애초에 저런 벌레가 이미 집안에 가득 있는것은 아닐까? 고층아파트인데, 호랑나비 애벌레가 밖에서 안으로 들어왔을 경우는 거의 없고, 나비가 알을 낳은것이라고 보면 될텐데, 그렇다면 한마리만 있을리가 없지 않은가? 이 집안에는 몇마리의 벌레가 살고 있는것일까? 그것들이 내가 자고 있는동안 내 몸위로 기어올라 내 피부를 뜯어먹지는 않을까? 입이나 코로들어가거나 귓속에 들어가지는 않을까? 내 눈의 각막을 갉아먹어 영영 앞을 볼 수 없게 되는것은 아닐까? 이미, 내 몸속에 저 벌레들이 살고 있는것은 아닐까...? A씨는 계속해서 이어지는 물음에 엄청난 공포를 느꼈다. 저게 다 저 악마의 벌레때문이다. 일단 저것을 확실하게 처리해야 한다. A씨는 결론을 내렸다.

그는 일단 현관문을 열어두었다. 그리고 현관문에서 약간 비켜간곳에 있는 계단으로 향하는 통로도 열었다. A씨는 빗자루의 끝부분을 잡고 들어올렸다. 진동을 느꼈는지 벌레가 꿈틀대기 시작했다! A씨는 얼른 현관으로 달려나가서 차가운 바람속으로 빗자루를 냅다 투창을 내지르듯 던져버렸다. 다행히 벌레는 떨어지지 않고 빗자루에 게속 붙어있었고, 빗자루는 맹렬한 기세로 복도를 지나 계단이 있는곳으로 날아가 벽에 부딪혔다. A씨는 마치 벌레가 다시 돌아오기라도 할 것 처럼 재빨리 계단으로 향하는 문을 닫고, 현관문도 닫은 뒤 숨을 내쉬면서 집안을 돌아보았다.

드디어 평화가 찾아왔다. 한시간 가까운 사투끝에 집안에 평화가 찾아온것이다. A씨는 이제야 잘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며 침실로 무거운 발걸음을 옮겼다. 이미 자정이 지난 시각이었다. 침대위에 놓인 이불을 들추려던 그는 멈칫했다. 갑자기 이불을 들추면 그곳에 벌레가 가득할 것이라는 무서운 상상이 든것이다. 그래서 이불을 잡는 순간 손을 타고 올라와서 엄청난 속도로 기어서 귀속으로 들어가버리는게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것이다. 그렇게 생각하고 나니 도저히 맨손으로 이불을 들출수가 없었다. 결국 그는 다시 아까썼던 밀대봉의 힘을 빌리기로 했다. 밀대봉을 잡는 그 순간에도, 혹시 벌레가 붙어있지않은지 충분히 확인하고 난 후에야 그것을 잡을 수 있었다. 그것으로 겨우 이불을 들추고 나니 당연하게도 벌레같은것은 없었다. 그러나 그는 안심하지 않고, 시트를 들추고 베개까지 뒤집어서보고, 결국에는 커버와 솜을 분리해서 속까지 살피고 난 뒤에야 겨우 안심하며 침대위에 누울수가 있었다.

하지만 문제는 끝나지 않았다. 자고 있는동안 얼마든지 어디선가 벌레가 나타날 수 있는것이다. 그리고 그들이 A씨의 몸을 놀이터로 삼을 가능성이 있는것이다. A씨는 도저히 불을 끄고 잘 수가 없어서 불을 켜놓은 채로 주변을 이리저리 둘러보았다. 예민해진 A씨의 눈에는, 조금이라도 애매한것이 있으면 모두 벌레로 비추어졌다. 그래서 A씨는 그렇게 가상의 벌레를 발견할때마다 소스라치게 놀라며 몇분에 걸쳐 그것을 확인하고, 다시 다른것에 그러는 시간을 반복하며 밤을 지새우게 되었다.

아침이 되어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씻어야했지만 A씨는 닫혀있는 화장실 문을 열 용기가 도저히 나지 않았다. 자신이 여태까지 물에 흘려보낸 벌레들이 하수관을 타고 역류하여 화장실을 점령하고 있을것만 같았다. 수많은 꾸물대는 것들이 타일 바닥을 기어다니는 것이다. 혹은 그것들이 숨어있다가 A씨가 머리를 감는 순간 나타나 머리속으로 숨어들거나 몸에 기어오를지도 모른다. 그렇게 생각한 A씨는 화장실 문을 열 수 없었고, 옷도 갈아입을 수 없었고, 복도에 어제 버린 그 벌레가 있을것같다는 생각에 밖으로 나갈 수도 없었다.

그의 주변에는 온통 죽지않는 벌레투성이였다.




























출처



웃대 - 톡신9999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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