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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전 술집에서 겪은 경험담
게시물ID : panic_4065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사루비아
추천 : 63
조회수 : 6917회
댓글수 : 6개
등록시간 : 2013/01/07 07:36:03

공게 늘 눈팅만 하다가 경험담들 보고 저도 하나 떠올라서 써 보아요

 

현재 뱃속에 음식물이 음슴으로 음슴체 (음슴체 쓰고 싶어서 하는 억지같지만 --;)

 

 

이야기 스타뜨

 

한 5~6년 전쯤 휴가나온 군인오빠와 (지금은 군인이 아가처럼 보임 ㅠ_ㅠ) 집 근처 술집으로 갔음

 

여러 음식들을 지짐지짐해주는.. 지짐x라는 술집이었는데 그날은 모두들 정줄놓는 할리데이라 젊은이들로 꽉 차서 빈자리가 없었음

 

둘러보니 둘만 앉은 테이블은 잘 없고 우리의 건너 옆자리는 2:2 커플모임으로 보였고(사건 발단의 자리), 그 뒷자리는 6~7명의 예비역 모임이었음

 

암튼 우리는 나라의 경제와 국제정치, GDP 얘기들을 하며 ( 내 기억으론 ^^^^^^^) 안주와 소주느님을 흡입하고 있었음

 

그런데 갑자기 옆 테이블 그 커플모임에서 사회초년의 직장인처럼 멀끔한 와이셔츠에 바지를 입고 순딩이 금테안경까지 쓴 남자가 벌떡 일어나더니

 

"이런 사발라면 같은 년이!!" 라고 외치더니 바로 옆자리에 앉아있는 여자친구로 추정되는 여자의 머리를 미친듯이 때리는 거임

 

그러다가 그 남자가 갑자기 두리번거리다가 맥주 500잔을 들더니 그 여자의 머리로 내리 쳤음

 

잔은 손잡이가 깨지면서 날라갔고

 

나는 너무 놀라서 먹던 우동 면발이 입 밖으로 튀어나왔음

 

바닥에는 피가 뚝뚝 떨어지고 그 여자는 몸을 못가누고 앞에 앉아있던 두명이 휴지로 피를 닦아주고 있었음

 

정말 공포였던것은 그 남자가 아니라 그 다음부터 벌어지는 술집 사람들의 반응이었음

 

사람들이 일순간 조용해지면서 그 쪽을 쳐다보자 그 남자가 "뭘봐 이 미친놈들아!"라고 했음 (자기가 더 미친놈같구만 )

 

그러자 사람들은 모두 짠듯이 고개를 돌리고 자기들 하던 이야기를 계속 하는것임

 

그 남자는 화가난듯 나가서 술집 앞에서 담배를 피우고있었고 (문이 유리라 안에서 보임)

 

그 테이블 뒤에서 군대 경험담을 늘어놓던 시끌시끌하던 예비역무리로 보는 사람들도 고개를 돌리고 모르는 척 하고있었음

 

그 광경을 다 지켜보던 술집 사장님(여자였음)은 알바생 두명에게 대걸레를 가져오라고 시켜 신속하게 깨진 잔을 치우고

 

바닥에 흐른 피를 닦아냈음

 

군인은 싸움이 나는 자리에 있어도 안된다는 이야기를 어디서 줏어들어서 그 오빠에게 가만히 있으라고 하고

 

떨리는 손으로 머리카락으로 폰을 가리고 메뉴판을 보는척하며 경찰에 신고했음

 

"으즈씨 여기 즈즘x르는 슬집인ㄷ요 으뜬 늠즈가 여자 므리를 즌으르 막 ㅈㅐㅔ렙;ㅣ힌"

"다시한번 또박또박 정확히 이야기 해 주시겠어요?"

"ㅠㅠㅠ즤헤[ㅂ;ㅘㅣ부;ㅣㄱㅈ"

 

소심한 나는 신고만으로도 심장이 입밖으로 튀어나올것 같았지만 ㅜㅜ

 

상황설명과 그 남자의 인상착의, 위치를 이야기하고 전화를 끊었음

 

경찰이 출동한다고 한 그 사이에 그 남자가 다시한번 여자에게 폭력을 행사함. (정신을 차린 여자가 밖으로 나갔는데 밖에서 때리더니 다른데 데려감)

 

그 커플이 사라지고 얼마 안있어서 경찰이 도착했음

 

"신고 받고 도착했습니다. 혹시 여기서 폭행사건을 목격하신분 손 들어주세요"

 

나는 내가 신고했다고 말하려고 손을 드는데 보니까 주변사람들 아무도. 한명도. 손을 안드는 거임 ㄷㄷ

 

나도 놀라서 얼떨결에 손을 내렸는데 술집 사장님이 나오셔서 경찰들한테 "무슨 일이시죠?" 라고 물음

 

경찰이 " 여기서 폭행사건이 있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습니다" 라고 하자 그 술집 사장이 아무것도 모른다는 표정으로

 

"글쎄요 저는 주방에 있어서 못 봤는데요?" 라고 이야기함 멘붕...

 

경찰이 "일단 알겠습니다"라고 하며 나갔고,  잠시후에 그 일행을 연행해가는게 보였음

 

그 뒤는 어찌된지 모르지만 그 여자가 만약 나라면...:?이라고 생각하자 나에게 그 광경은 정말 충격적이었음

 

사실 흔치 않아도 그런 미친놈은 있을수 있다지만

 

어느 누구도 도와주지않고 나 몰라라 하는 사람들.....

 

가게 이미지 생각하느라 모른척 하는 술집 사장님..

 

여기가 한국 맞나 싶은 생각도 들었고 다른 나라 욕할 처지가 못 되는 것 같음

 

그래서 그 뒤로 그 술집엔 안 갔던 기억이.. (급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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