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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역내내 나를 괴롭게했던 무언가를 추억하며
게시물ID : panic_6361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소주와알탕
추천 : 21
조회수 : 3785회
댓글수 : 9개
등록시간 : 2014/02/02 15:41:37
갑자기 군대현역시절 저를 무던히도 괴롭히던 기억이나서 끄적여 봅니다
 
 근 8년간 여자친구가 없음으로 음슴체로 하겠습니다
 
1999년 11월 입대후  지옥같았던 11사단 신교대 수료후  다행이도 나는
 
흔히말하는 땡보직을 받고  방공중대라를 전혀 듣도보도 못한곳에서 군생활을 하게됨
 
여기서 나의 운이 끝난것이 아니었슴 중대에서도 누구나 가고싶어하는 레이더반에 편입되면서
 
간부라고는 소대장과 부소대장 그리고 내가 생활하게될 레이더반의 반장 밖에없는 격오지로(중대와 멀리떨어진 개별소대) 가게됨
 
여기는 진짜 소대장이 무소불위의 권력을 자랑하므로 나의 군생활은 그야말로 탄탄대로를 걷게될줄 알았음..
 
레이더반은 6명의 인원으로 레이더기지에서 근무를 하게되는데 인원이 적다보니 1명식 두시간교대로 야간근무를
 
서게되었슴.. 한동안은 혼자서 야간근무를 선다는게 미친듯이 무서웠지만  밤만되면 숨겨둔 소주를 먹으려는
 
발칸소대(레이더반과 바로옆에서 같이 생활)  말년병장들이 간간히 놀러와줘서 할만했음 물론 나도 얻어먹음 ㅋㅋ
 
그렇게 별일없이 이등병 군생활이 흘러가던중 일이터짐.. 새벽두시  근무를 서고있는데
 
2.JPG
 근무지가 대략 저런구조임... 2시 30분 정도나 되었을라나  쪽문 열리는 소리가 들리는거임
 
난 발칸근무자(한달선임)가 놀러왔겠거니 싶어서 나가려는 찰나..  이 미친놈이  차단기를 열더니 전원을 내리는 거..
 
불이 다꺼지자 겁이나긴 했지만  평소에 장난기많던 발칸소대원이라 생각하며 키득거렸음 ㅋ
 
난 급히 랜턴을 켜고   "한일병님 오셨습니까?" 라며 반응을 살피는데
 
이 미친놈이 문앞으로 저벅저벅 걸어오더니 아무말도 없이 문 손잡이를 열지도 않고 달각거리는거...순간 '이거 이상하다' 라는 생각이 들었음
 
정체모를 미친놈이 문을 달깍거리다 멈추곤 "흐흐" 하는 남자의 웃음소리가 들리더니 저벅거리며
 
트럭주위를 돌며 우는듯한 소리로 "우우웅 우우웅 "  거리는데.. 목소리가 짐승의 그것처럼 괴이했음
 
그순간 온몸에 소름이 쫙 돋으면서 머리속이 새하얗게됨..
 
그때부터 정체불명의 괴인은 마치 나를 가지고 놀기라도 하듯이 트럭주위를 돌며 울다가 문앞에오면 손잡이를 딸깍거려가며
 
30~40분간 나를 미치게 만들었음  조금식 정신이 들기 시작하자  그괴인을 향해 욕도 해보고  장난치지 말라고 소리도 쳐보는데
 
 발소리가 문앞에서 멈추더니 잠시간 아무소리도 안나는거임..  시계를 보니 3:30정도 되어있었음
 
1,2분 지났으려나 괴인이 문을 달각거리다가 이내 "흐흐흐흫" 웃으며 밖에 쪽문쪽으로 가는 소리가 들림..
 
문을 열고 나가는 소리가 들렸고 드디어 해방되었다는 생각에 다리에 힘이풀리면 주저앉아 질질짜고 있는데
 
4시가 다되자 " 뭐야 불은 왜 꺼져있고 쪽문은 왜 열어놨는데 미쳤냐 !!"  하는 고함소리가 어찌나 고맙던지
 
난 문을 열고 선임을 보자 오열함..  선임은 " 뭐야 왜그래  야 너 왜우냐??" 
 
선임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하자  "에이 발칸애들이 장난쳤겠지... 진정하고 아침에 밥먹을때 물어보자" 며 다독이는데
 
평소엔 빙구같던 선임얼굴이 부처님같았음.... 도저히 무서워서 혼자내려갈수없었던 나는 선임근무끝날때까지 기다렸다가 내려옴
 
아침밥을 먹고 멍하니 연초를 태우고 있는데  발칸소대의 장난기 많던 2시 근무자 선임이 다가오더니
 
" 얌마 내가 장난좀 쳤다 ㅋㅋㅋ 너 욕 잘하더라 미쳤냐?? ㅋㅋ"  하며 머리를 쓰다듬는거임..  나는 도저히 못미더워서
 
"한일병님 진짜입니까?  목소리가 영 다르던데... " 하며 물으니  진짜 간밤의 괴인과 비슷한목소리로 "우우웅 우우웅" 거리며
 
키득키득 웃어보이며 장난을 치는거임..  " 아.. 진짜 무서워 죽는줄 알았습니다 "  라고 말하면서 난 진짜 안심했음
 
난 한일병의 말을 믿었고 도깨비사건이라고 불린 그날의 사건은 일단락 되었음
 
그후 별일없이 2주가 지나갔는데  중대에서  야간근무는 6시간식 2명이서 근무하는걸로 근무가 바뀌었음
 
내심 혼자근무서는게 찝찝했는데 2명근무로 바뀌어서 미칠듯이 좋아했음  갑자기 바뀐 근무지침 의심해 볼만도했지만
 
그러려니하며  별탈없이 시간은 흘러갔고 난 병장을 달았고 윗선임들이 한두명식 떠나가며 파릇파릇한 신병도 받게되었을때 쯤
 
한일병이 제대할날짜가 몇일안남기고 말년휴가를 앞둔상황이었음.. 11시쯤 소대장 자는걸 확인하고  유난히 친했던 한일병과
 
짱박아둔 소주와 소세지를 안주삼아 주거니 받거니 하는데...  얼큰하게 취한 한일병이 고해성사하듯이 이야기했음
 
" 야 김병장 너도 제대할때 얼마 안남았으니 입이 근질거려서 못참겠다 ㅋ 너 이등병때 도깨비사건말이야 .. 그거 나아니다..
 
소대장이랑 짜고 구라친거야..  너  군생활 힘들까봐 ㅎㅎ  근무바뀐거도 소대장이 중대장한테 부탁한거고.."
 
순간 술이 확꺳음...  의심을 안했던건 아니지만  솔직히 '아닐꺼야' 하며 자위했던게 사실이었으니깐..
 
 난 정신차리고 중얼거렸음 " 그럼 도대체 그건 뭐였죠?"   그러자  " 낸들아냐...  그시간에 우리 아니면 귀신 아니면 도깨비밖에 더있겠어?
 
민가에서 올라오더라도 산을 한시간가까이 뛰어야되는데... "    하.. 듣고나자 뭔가 힘이 빠지는듯했음..
 
여하튼 지나간 일이고  더이상 무서워할 건덕지도 없었기때문에  그당시 이야기를 하며 둘이 키득거릴수 있었음..
 
한병장이 제대하고 두달후 나도 제대를 했고 ..  몇달후 남아있던 후임에게 전해들은 이야기로는
 
내가 제대한후  야간근무를 서다보면  정체모를 무언가가  근무지에 장난치듯 돌을 던진다는 이야기는 들렸지만
 
내가 당한것처럼 소름끼치는 사건은 없었다고함..
 
 아.. 마무리를 어떻게 하죠 ㅎㅎ 군시절 정말 힘들었던 추억이지만  아직도 그 괴인의 웅웅거리는듯한 소리를 생각해보면
 
소름끼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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